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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36>]-반려동물 박람회 논란

할인행사장 전락한 반려동물박람회 매 주 열린다

반려 동물 제조·유통사 ‘염가 판매’ 주력…반려용품 소상공인 매출 직격타

이경엽 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2-02 0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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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한 해 동안 전국에서는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는 총 36회에 달한다. 하지만 박람회 대부분 반려용품 할인 행사 정도로 전략한 것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열린 한 반려동물 박람회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반려동물 박람회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불거져 나오고 있다. 반려용품 할인 행사나 다름없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등 행사 내용 자체가 부실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 및 산업 발전 등을 위해 개최되는 박람회가 오히려 반려동물업계를 공멸로 몰아가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반응이다.
 
반려동물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반려동물 박람회가 약 36회 이상 열렸다. 1년이 총 52주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주말마다 반려동물 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몇몇 박람회는 반려동물 산업 홍보 및 전시 등 기존 취지와는 맞지 않는 성격을 띄어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가 경쟁적으로 가격을 깎아 상품 판매에만 골몰하는 등 오히려 반려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려동물 박람회 올해만 벌써 36회 개최…박람회장 곳곳에서 공짜·할인판매
 
가장 최근에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 7·8홀에서 열린 대한민국펫산업박람회(이하·케이펫페어)다. 케이펫페어는 국내에서 열리는 반려동물 박람회 중 규모가 큰 행사로 평가된다. 올해 역시 약 800개에 달하는 부스가 가득 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스카이데일리는 케이펫페어를 직접 찾았다. 박람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케이펫페어에는 전국에서 1만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다. 실제로 박람회장 안은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박람회장 내부 각 부스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대형 사료 회사 부스를 중심으로 각 부스마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게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 관람객들은 대부분 각 사료회사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사료를 받아가기 위한 줄이었다.
 
▲ 반려용품 업계 관계자들은 각 기업들이 무료로 사료를 배포하고 염가로 제품을 판매하는 탓에 박람회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박람회장에서 무료 사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스카이데일리
 
김포에 거주하는 이현지(28·여) 씨는 “반려동물 박람회에 한번 참석하면 각 부스에서 거의 한 달치에 가까운 사료를 공짜로 얻을 수 있다”며 “박람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공짜로 나눠주는 사료를 받기 위해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2시간 가량 차를 타고 왔다는 이파랑(23·남) 씨는 “줄 만서면 공짜로 사료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눈여겨보던 상품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며 “같은 제품인데도 동네 반려용품점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종종 박람회장을 찾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박람회장에 대한 고객들의 이러한 반응이 달갑지 않다는 여론이 적지 적지 않았다.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사료, 간식, 용품 등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싼 값에 판매하다 보니 박람회의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박람회가 일종의 할인 판매장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이번에 열린 케이펫페어에만 그치지 않았다. 반려동물 관련 박람회 대부분이 대동소이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려동물 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반려동물 박람회를 여는 업체가 총 24군데가 된다”며 “사료 무료배포 및 저가판매는 전국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벌어지는 공통적인 현상이다”고 귀띔했다.
 
일선매장 납품가 보다 박람회 가격이 저렴…갈수록 어려워지는 반려용품 소상공인들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진행하는 각종 할인행사 등은 반려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박람회가 이른바 ‘도떼기시장’으로 전락하면서 평상시 물건을 정가에 팔아야하는 일선 매장들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줄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6일까지 대형 반려동물 박람회인 케이펫페어가 열린 킨텍스 인근에 위치한 일산 지역의 반려용품 매장들은 영업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규모 반려동물 박람회가 수시로 열리는 탓에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박람회장 인근에 위치한 반려용품 매장 관계자들은 반려동물 박람회로 인해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반려용품 매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한 반려용품 매장에서 근무했던 S(23·여)씨는 “지난달 반려동물 케이펫페어가 열리는 기간 동안 우리 가게의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고객들이 전부 킨텍스로 가서 물건을 구입하지 이쪽으로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화동에 위치한 C 매장의 A(23·여) 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A 씨는 “케이펫페어를 구경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제품이 지나치게 저가에 팔리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심지어 일부 제품은 매장에 들여오는 도매가 보다 저렴하게 팔리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A 씨에 따르면 케이펫페어 박람회 내의 한 고양이 간식 업체는 소비자가 3000원인 제품을 1000원에 팔았다. 일선 반려용품 매장이 업체로부터 구입할 때 지불하는 도매가는 1750원이다. 매장에서 마진을 전혀 붙이지 않고 팔아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A 씨는 “이런 식으로 판매가 진행되면 박람회가 열리는 당일에 손님을 뺏기는 것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손님들이 찾지 않게 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며 “박람회에서 한두달치 사료와 소모품 등을 구입해가면 당연히 일선 반려용품 매장을 찾을 이유도 없지 않나”고 강조했다.
 
전국에 50개가 넘는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 러브펫멀티펫샵의 최인영 대표는 “케이펫, 코펫 등 전국 규모의 대형 반려동물 박람회 행사 전후로는 전국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부산, 대전, 광주 등 지방에서 반려동물 박람회 행사가 열리고 나서는 그 지역에 위치한 가맹점의 매출이 공통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반려동물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박람회의 취지가 업체 홍보가 아닌 물건의 저가 판매에 치우쳐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이 같은 현상은 결국 반려동물 업계를 공멸로 몰고 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서둘러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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