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5 총선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울 종로구에서 맞붙는다. 종로구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고 불릴 만큼 상징성이 있는 지역구인 데다 양 후보가 각 당의 총선을 진두지휘까지 하고 있어 해당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양 후보 모두 전직 국무총리인데다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종로 총선을 두고 ‘미리 보는 대선’이라는 시각이 나와 주목된다. 그런 만큼 선거의 승패를 가를 두 후보의 공약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후보는 종로구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각종 공략을 내놓은 상황이다.
두 후보 공약의 핵심은 모두 부동산과 깊이 관련돼 있다. 다만 차이점은 이 후보는 도시재생, 시설확충 등에 주안점을 둔 반면 황 후보는 교통망 개선, 대대적인 맞춤형 재개발 등을 내세웠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 공약의 현실성과 지역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공약에 달린 종로대전 향방…李 임대주택·도시재생 vs 黃 교통확충·재개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종로구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의 기본적인 정책 기조에 맞춘 청년`취약계층의 주거안정과 도시재생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지난달 △경제 △교육 △역사와 문화 △삶의 질 △교통 △청년 6가지 테마로 공약을 묶어냈다. 6가지 테마 속에는 부동산 관련 공약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은 시설확충과 도시재생으로 귀결된다. 우선 청년과 신혼 맞춤형 행복주택을 역세권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종로구 내 다수 존재하는 재개발 지구가 해제 지역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기반시설(SOC)로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주택 노후도가 심각한 충신성곽마을에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경복궁 서측과 북촌·가회구역에는 역사문화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황학정 일대에는 주차장을 조성키로 했다. 세검정에 종로구 첫 청소년센터를 짓고 부암동에는 주민센터와 노인복지관을 복합 건립할 계획이다. 신분당선 연장(강남-경복궁-세검정-고양)과 강북횡단 경전철(목동-부암동-삼청동-청량리) 추진 등 교통 인프라 구축도 거론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는 △시민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복지 6가지의 테마 공약으로 묶어내고 각 분야에 여러 개발 사업들을 포함 시켰다. 황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은 재생에 초점을 맞춘 이 후보와 달리 전면적인 재개발에 주안점을 뒀다. 황 후보의 공약은 교통인프라 확충과 대대적인 재개발로 귀결된다.
황 후보는 창신·숭인지역의 기존 도시재생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국비 지원을 통해 주민 맞춤형 재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건축결합제도(대지별로 제각각인 용적률 기준을 건축주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해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황 후보는 경복궁역에 위치한 자하문로에 1.2㎞ 규모의 대형 지하주차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화동 사거리~청계천 도로를 확장하고, 종로 전역에 주민활용 공영주차장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시장 상인이 많은 종로‧창신‧숭인동 일대는 골목환경을 개선하고 전용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분당선 연장과 강북횡단 경전철추진 등 철도교통망 확충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 실행 걸림돌도 확연히 다른 두 후보…李 주민반발 vs 黃 정부·서울시 반발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종로구민을 위한 양 후보의 고민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일부 공약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이 낮은 총선용 정책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판이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주민 동의와 현실적인 여건 마련이, 황 후보의 공약은 정부·서울시의 협조가 각각 걸림돌로 지목된다.
우선 이 후보가 내놓은 역세권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행복주택의 경우 종로구 값비싼 종로 땅 내 사업을 추진할 만한 부지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사업성 부족으로 인한 민간사업자의 참여 부족과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역세권 행복주택은 모든 가구를 보통 임대로만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일부 가구 분양을 통해 개발자금을 단기간에 회수하는 게 어렵다.
재개발 취소지역에 세대공감 생활SOC 확충 사업 등 도시재생 사업도 추진에 애를 먹을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주민 반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종로구 내에는 서울시의 직권으로 재개발지구에서 해제된 옥인1구역, 충신1구역, 사직2구역 등의 지역이 존재한다.
옥인1구역의 경우 서울시가 직권 해제 이후 생활 인프라 형성을 담은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나 성과가 좋지 않다. 이러한 선례로 인해 재개발 해제지구 내 주민들이 도시재생 관련 사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황 후보의 공약 중에서는 주민 맞춤형 재개발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적은 공약으로 꼽힌다. 정부·여당을 비롯해 서울시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되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번번히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서울시에 의해 직권해지 된 재개발 지역 내 주민들이 개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를 거둔다면 관련 법안을 개정해서라도 강행할 여지는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양 후보의 공약이 온도 차를 갖고 있는 만큼 종로구민들은 실행이 불가능한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지역 사회 발전과 경쟁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인물을 뽑겠다는 반응이다. 사직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양측 후보 모두 종로 주민으로써 혹할 만한 공약을 내걸었다”며 “대다수의 주민들은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모습과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해 투표 임해 더 이상 총선용 공약에 속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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