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코로나) 사태 대응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한코로나 사태로 경제 활동이 막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현금을 나눠주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각 지자체들도 유사한 내용의 계획을 발표하며 현금 뿌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재정마련 방안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일단 저지르고 보자 식으로 마구 현금을 뿌려댈 경우 결국 국민피해만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빚을 내 긴급재난지원금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며 지자체들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수준이다.
다수의 국민들은 “빚을 내서 현금을 준다는 의미는 결국 국민들이 값아야 할 돈으로 생색내는 것과 다름없다”며 “사실상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 아니냐”고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한코로나를 핑계 삼아 없는 돈을 억지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뿌려댈 경우 21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지자체 앞다퉈 빚내서 현금살포…“우한코로나 핑계 앞세운 선심정책”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가 우한코로나 사태와 마주하며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우한코로나로 인한 경제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각종 부작용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도 꺼내 들었다. 우한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생활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소득하위 70% 가구에 대한 4인 가족 기준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 지급 △중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4대 보혐료 및 전기세 납부 유예·감면 △고용유지지원금 및 생계지원대책 확대 등이다.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고 총선이 끝난 직후인 이달 중으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아직까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는 다음주까지 지급기준을 마련해 내달 중순 경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약 1400만 가구가 4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은 발표 이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약 9조1000억원에 달하는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전액 금년도 기정예산 조정을 통해 충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의 상당부분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야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긴금재난지원금 지급 계획 발표 이전에 이미 추경을 진행하며 10조3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상황에서 추가 재원을 적자국채 발행 없이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적자국채는 결국 국가채무이기 때문에 국민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값아야 할 빚이라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정부 뿐 아니라 각 지자체들도 앞다퉈 현금 지급안을 내놓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현급지급을 추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지자체의 재정위기는 결국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역시 국민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에 30~50만원의 긴급생활비를 주기로 했으며 경기도는 전 도민에게 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1일 기준 경기도 내에서 전 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지자체는 무려 2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내 지자체의 7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 지자체들 중 상당수는 재정자립도 5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20조원의 예산규모를 지닌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는 57.40%에 불과했다. 모든 주민에게 40만원의 지원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파주시의 경우 약 1조원의 예산규모를 지니고 있으며 재정자립도는 46.39%에 불과했다. 특히 파주시의 경우 자체수입이 약 48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 28.73%의 여주시의 경우도 자체 예산으로 전 시민에게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나섰으며 재정자립도 26.81%의 포천시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도 포천시의 경우 시민 모두에게 1인당 4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지역의 자자체 중 8곳 역시 모든 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지역 지자체의 경우 부산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50%를 넘어선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9.60%의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는 기장군은 10만원 지급을 실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7개구 역시 5만원 정도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지자체 무분별한 빚잔치·현금살포는 국민기만 매표행위”
정부와 지자체의 무분별한 현금 지급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일반 국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들의 부담을 늘려 긴급자금을 지원한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상 국민기만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현금 살포는 21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재원마련부터 구체적인 지원규모, 방식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회에서도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계획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야당에서는 대부분의 지자체장들이 여당 소속이기 때문에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무리하게 현금살포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명백히 총선을 겨냥한 매표다. 돈 풀기로 표 구걸을 하겠다는 것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재난상황이기 때문에 우한코로나로 피해를 본 사람을 찾아 지원을 해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보편적으로 돈을 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분야, 소득수준 등을 세분화 해 피해여부 정도를 파악한 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 재난기본소득 등은 국가 프로젝트다.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며 “쓸 돈은 한정돼 있는데 지자체가 등장하면 중복수혜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의 상황은 총선을 의식한 행보로 충분히 의심받을만한 상황이다”며 “근거 없이 무차별적으로 돈을 뿌리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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