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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긴급재난지원금 부작용

환각의 공돈잔치 부메랑…국부유출·과소비조장·국론분열

사용처, 지원대상 등 고민 없는 혈세살포에 부작용 속출…“목적·취지 무색”

이지영기자(jy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5-21 0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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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 포퓰리즘 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본래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로 인해 피해가 큰 ‘소득 하위 50%’를 지원하려던 정책이었으나 급기야 ‘100% 전 국민 지급’ 까지 갔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소비 진작’ 명분을 내세우긴 했지만 적자 국채를 내면서까지 일반 시민들의 성형 시술을 시켜주고 골프채도 사주고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정부·여당이 코로나 사태로 입은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내수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취지하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재난지원’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 사용이 난무하는가 하면 사용처와 업종을 두고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사용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주고 보자 식으로 혈세를 살포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에 구분 없이 무분별하게 지급한 것도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분별한 혈세살포의 처참한 결말…국부유출·과소비조장·국론분열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서 한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당초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득 하위 50%’ 국민이 지원대상이었으나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민주당의 주도로 ‘전 국민’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포퓰리즘 논란이 거세게 일자 정부는 ‘소비 진작’이라는 명분을 추가로 덧붙여 민주당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결국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에 이르렀는데 당초 예상됐던 부작용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명확하지 않은 사용처 기준 때문에 국민들의 혼란은 물론 취지까지 무색해지고 있다.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의 모호한 기준 때문에 곳곳에서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같은 제품이라도 백화점에선 사용이 불가능한 반면 개인 매장에선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가민코리아에서 근무하는 김선영 씨(여·가명)는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팝업스토어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며 “어차피 본사가 한 곳인데 매장 위치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의 모호한 기준이 낳은 역차별 현상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엑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 중에도 중소기업들이 다수 섞여 있는 데다 대기업 브랜드도 원재료 등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으로부터 납품받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발주량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상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과 국부유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같은 대기업이라도 국내 기업 매장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한 반면 이케아·스타벅스 등 해외 유명 대기업 매장에서는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지급한 국민 혈세가 외국 기업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고 한탄했다.
 
▲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내수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과는 거리가 먼 사용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많은 국민들이 재난지원금으로 보톡스·성형수술 예약 여전히 긴급재난지원금을 성형외과·피부과에서도 재난지원금 마케팅 광고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압구장에 대로변 건물에 위치한 성형외과 간판들(해당 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스카이데일리
 
‘긴급재난지원’이라는 지원금 명칭의 취지마저 무색케 하는 상황들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용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국민들 간에 불화를 조성해 결과론적으로 국론분열까지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한 C패션 골프브랜드 점원 이미란(여·가명) 씨는 “백화점에 입점한 우리 매장에선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다만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은 개인 골프용품 상점에선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 용품을 구매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을 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피부과, 성형외과 등 미용 위주의 병원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한 마케팅도 활개를 치고 있다. A성형외과의 문자 광고를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 초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받자. 최대 49% 할인’ 등의 문구와 함께 바디슬림주사, 부유방주사, 바디슬림톡스 등 다양한 성형 시술 종목이 나열돼 있었다.
 
서울시 강남구에서 만난 명지현 씨(30대·여)는 “요즘 주위 친구들 10명 중 5명은 성형시술을 많이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보톡스나, 필러 등은 가격대가 비싸지 않기 때문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요긴하게 쓸 수 있다”며 “최근 많은 성형외과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문자로 재난지원금을 적극 권장하라며 광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김기범 씨(30대·남)는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위기를 공감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내놨다곤 하지만 정작 효과는 전무한 것 같다”며 “긴급재난지원금을 담배를 사는 데 쓰는 친구들만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은 본래 취지를 잃은 지 오래다”며 “오히려 사치품, 미용 등 과소비만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는 긴급재난 지원금이 대기업에만 사용을 금지하는 논리는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제외해 놓고,사치성 고가제품 매장은 사용이 가능하도록 혀용하면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취지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사진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우산을 쓴 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서울 구로구 개봉2동 주민센터 앞 시민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 “목적·취지·효과 전부 잃은 긴급재난지원금,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국민만 피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의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대기업에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이분법적인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부터 살려야 한다”며 “정부가 미국과 다르게 한국 기업은 해고가 용이하지 않은 점 때문에 기업의 충격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어려워질수록 올해 1~2분기를 넘어 3~4분기 고용시장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며 “또 다수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납품을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탁상행정을 중단하고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사로 잡힌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직접적인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당초 목적을 잃었을 때부터 이미 부작용은 예견됐었다”며 “진짜 절실한 사람들에게 지급돼야 할 돈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지급되다 보니 각종 ‘꼼수 소비’가 등장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나라 국민들이 낸 세금들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대기업들에게 흘러들어 다시 국민과 국가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대기업만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것 자체가 패착이다”며 “정부·여당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외국계 기업만 배를 불려 결국 국민 전체가 피해보는 구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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