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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여름휴가! 떠나자 애국여행]-⑥대구광역시
일제수탈·한국전쟁 국난 극복 앞장선 ‘이유 있는’ 도시 대구
대구근대역사관·국채보상운동공원 등 알찬 역사 투어에 틈틈이 먹는 별미까지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16 13:15:27
 
▲ 대구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주된 배경이 돼 온 도시다. 일제강점기서부터 6·25 한국전쟁, 민주화 운동 등 다양한 역사가 대구를 토대로 쓰이고 펼쳐졌다. 사진은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스카이데일리
 
뜨겁지만 정열적인 매력에 더욱 신나는 여행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계곡, 바다, 워터파크 등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원한 여행지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지만 최근 들어 기존과 다른 색다른 곳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우리의 일상이 담긴 도시들이다. 특히 눈과 귀, 그리고 입까지 즐거운 도시 여행은 코로나 사태로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도시여행은 비교적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시장이나 대형 마트, 번화가와의 접근성도 높아 음식이나 숙소 걱정도 크게 덜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지금의 수준으로 성장해 온 만큼 우리의 역사가 도심 곳곳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경우가 많아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대구광역시(이하 대구) 역시 도시여행을 즐기기에 손색 없는 도시 중 한 곳이다. 대구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주된 배경이 돼 온 도시다. 일제강점기서부터 6·25전쟁 등 다양한 역사가 대구를 토대로 쓰이고 펼쳐졌다. 대구는 산업화가 본격화된 1970년대에 이르러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내륙 거점도시로 발돋움했고 각종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개통되며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로 도약했다.
 
일제 잔재 조선식산은행 건물 자리한 대구근대역사관…대한민국 100년 역사 한 눈에
 
스카이데일리는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국의 정신을 실천해 온 역사도시 대구를 직접 찾았다. 서울 수서역을 출발한 대구행 SRT는 동대구역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40분 가량밖에 걸리지 않았다. 동대구역은 서울역 못지않게 매우 큰 기차역이다. 서울이나 대전에서 내려온 열차는 동대구역을 거치지 않고선 영남 지역의 다른 도시로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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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대구근대역사관은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건물을 새롭게 꾸며 오픈한 전시관이다. 해당 건물은 일제강점기 당시 르네상스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 사진은 대구근대역사관. ⓒ스카이데일리
 
고속열차만 해도 동대구역을 기점으로 부산, 포항, 마산 등 주요 도시로 향하는 철길이 제각기 나뉜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영남 지역의 모든 길들은 대구를 중심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경기, 충청, 강원, 전라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으로 갈 수 있다.
 
과거 일제는 지리적 요건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대구를 수탈의 거점으로 삼았다. 일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대륙을 침략할 요량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간선 철도를 건설했다. 서울에서 대전, 대구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건설해 일본의 대륙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자 했다. 1905년 일본은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경부선을 건설하고 전국의 물자를 부산으로 거쳐 일본으로 옮겼다.
 
경부선 철도가 건설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제는 우리나라의 경제권을 침탈하기 위한 행동을 본격적으로 개진했다. 1918년 10월 일제는 전국 60개 도시에 조선식산은행을 설립하고 국내 주요 산업기관 대부분에 자금을 대출해 직접 지배권을 강화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든든한 뒷받침에 힘입어 조선식산은행은 국내 산업계를 크게 좌지우지했다.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은 대구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다. 경상감영공원 한 자락에 세워진 해당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와 민족을 수탈하는 거점 역할을 했다. 일제는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판매와 강제저축을 실시했는데 대부분 조선식산은행에서 이뤄졌다.
 
일제시대 아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기에 진즉 허물어 질 법도 하지만 해당 건물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식산은행(현 KDB산업은행의 전신)의 건물로 사용되다 2011년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으로 탈바꿈됐다. 일제의 잔재임에는 틀림없지만 해당 건물을 통해 우리가 잊어선 안 될 치욕의 역사를 기억에 새기자는 의미였다.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대구근대역사관은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건물을 새롭게 꾸며 오픈한 전시관이다. 해당 건물은 일제강점기 당시의 르네상스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
 
▲ 2·28기념 중앙공원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이 나타난다. 이 공원에는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대구시립중앙도서관, 달구벌대종 등이 자리하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사진은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일대. ⓒ스카이데일리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구근대역사관은 대한제국 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6·25 한국전쟁 전후까지 대구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글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 음향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현대인을 과거의 대구 속으로 데려간다.
 
이곳 역사관엔 대구에서 벌어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기록도 남겨져 있다. 바로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이다. 이들 사건은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되는 도화선이 된 만큼 역사적 의의가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4·19혁명 초석 된 2·28민주운동…나라빚 갚아 국권 회복 바랐던 국채보상운동
 
중앙로역을 기준으로 대구근대역사관 반대쪽엔 2·28기념 중앙공원과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로역에서 10분 남짓 걸으면 도심 속의 휴식 공간 2·28 공원과 국채보상운동 공원에 다다른다.
 
2·28기념 중앙공원은 1960년 2월 28일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된 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세워졌다. 3·15 대선을 앞두고 당시 야당 부통령 후보 장면 박사의 유세장에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한 이승만정부는 학생들에게 일요일에도 등교 지침을 내리는 식으로 야당을 견제했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결의문을 작성하고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1200여명이나 운집한 당시 시위는 같은 해 경남 마산 3·15의거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대구에서 촉발된 2·28 민주운동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2·28기념 중앙공원은 분식, 패스트푸드, 카페 등 다양한 음식점들에 둘러싸여 있다. 날씨가 좋을 땐 주변 점포에서 음식들을 포장해 공원 벤치에 앉아 먹기에 좋다. 공원에 맞닿아 있는 음식점 중에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분식집이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 분식집의 메인 메뉴는 가래떡 떡볶이와 납작만두다.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떡볶이 떡이 아닌 굵은 가래떡으로 떡볶이를 만든다. 가래떡을 집어 들고 베어 물며 먹는 재미가 있다. 떡볶이 국물에 납작 만두를 적셔 먹는 맛도 일품이다.
 
2·28기념 중앙공원엔 특별한 조형물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그 피해에 대해 다함께 공감하고 피해 할머니들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설치됐다. 서울 종로가 아닌 대구에서 만난 소녀상이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슴 속에 새기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 낙동강 승전기념관은 6.25 한국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최후 저지선인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을 물리친 국군을 기리고 국민들의 호국 안보 의식을 더욱 높이고자 1979년 6월 25일 문을 열었다. 사진은 낙동강 승전기념관. ⓒ스카이데일리
 
2·28기념 중앙공원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이 시야에 들어 온다. 이 공원엔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대구시립중앙도서관, 달구벌대종 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 공원을 둘러보다 보면 두 사람의 흉상을 발견하게 된다. 1907년 2월 국채보상운동을 제창한 김광제 광문사 사장과 서상돈 부사장이다.
 
우리나라의 국권을 빼앗기 전인 1904년 일제는 1차 한일협약을 통해 차관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대한제국의 재정을 일본 재정에 완전히 예속시킴과 동시에 차관을 통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물밑 작업의 일환이었다.
 
일제는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등의 명목을 내세워 우리 정부로 하여금 일본으로부터 막대한 액수의 차관을 들여오도록 강요했다. 1907년까지 들여온 차관만 해도 대한제국의 1년 예산과 맞먹는 1300만원에 달했다. 대한제국으로서는 갚을 수 없을 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난 차관은 우리 정부와 민족의 경제적 독립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김광제와 서상돈은 국채보상운동을 통해 국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후 각계각층에서 모금운동에 참여했다. 고종을 비롯해 민족자본가, 지식인, 상인 등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부녀자들도 각종 패물을 앞장서 내놓았고 기생, 백정 등 하층민들도 십시일반 모금에 참여했다. 범국민적 운동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은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펼쳐졌다. 국채보상운동은 일제의 훼방·탄압에 2년도 채 진행되지 못하고 무산됐다. 그러나 국권 회복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큰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반도 공산과 최후 저지선 대구…평화·자유 지켜낸 안보의 산실
 
대구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인 6·25전쟁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다. 6·25전쟁 당시 대구는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는 핵심 도시였다. 연합군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의 계속된 남진으로 1950년 8월 국군은 낙동강 이남 지역까지 후퇴하고 말았다.
 
부산을 점렴해 한반도에 공산주의를 뿌리내리고자 했던 북한은 대구를 중심으로 마산, 경주 등 곳곳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후퇴는 없다고 다짐한 국군은 연합군과 함께 낙동강 방어선을 최후의 보루로 삼고 천연 장애물인 낙동강을 활용해 북한군을 무찔렀다. 이는 6·25 전쟁의 수세를 뒤집는 계기가 됐다. 낙동강 방어선이 함락돼 부산마저 점령됐다면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역시 성공할 수 없었다.
 
▲ 대구시 남구에 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북한 음식점 대동강이 자리하고 있다. 대동강은 6·25 전쟁의 아픔을 몸소 느낀 창업주가 1·4 후퇴 당시 남으로 내려와 대구에 자리잡은 뒤 1965년에 개업했다. 사진은 평양냉면과 만두 등을 판매하는 대동강. ⓒ스카이데일리
 
낙동강 승전기념관은 당시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전시관이다. 6.25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최후 저지선인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을 물리친 국군을 기리고 국민들의 호국 안보 의식을 더욱 높이고자 1979년 6월 25일 문을 열었다. 대구 앞산 자락에 위치한 이 기념관은 6·25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전후세대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일깨워주고 평화와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낙동강 승전기념관에서 멀지 않은 대구시 남구에 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북한 음식점이 대동강이 자리하고 있다. 대동강은 6·25전쟁의 아픔을 몸소 느낀 창업주가 1·4후퇴 당시 남한으로 내려와 대구에 자리잡은 뒤 1965년에 개업했다.
 
평양냉면을 비롯해 평양온면, 어복쟁반, 녹두빈대떡, 만둣국 등 북한의 맛을 제대로 살린 음식들이 대표 메뉴다. 해당 점포는 평양 출신인 창업주는 음식 솜씨가 좋아 개업하고 얼마 안가 북한 음식을 제대로 한다는 입소문을 탔고 이후 전국의 실향민이 모이는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대동강은 지난해 7월 백년가게에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2018년 6월부터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해온 사업으로 지역에서 오랜 기간 초심을 지켜나가는 소상공인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대동강은 북한식 냉면 전문점으로 뽑혔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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