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이 소유 부동산을 두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제일약품 후계구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부동산을 넘겨준 만큼 회사 지분 증여, 매각·매입 과정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3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제일약품 최대주주는 49.64%의 지분을 가진 제일파마홀딩스다. 1분기 보고서 공시 이후 따로 공시가 없는 점에 비춰 지분율 변동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승수 회장이 가진 제일약품 지분은 3%에 불과하나 사실상 최대주주로 공시돼 있다. 한 회장이 제일파마홀딩스 최대주주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한 회장은 제일파마홀딩스 지분 57.77%를 소유하고 있다. 이어 장남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사장) 겸 제일약품 부사장이 지분 9.68%를 소유해 2대 주주로 있다. 이런 이유로 제약업계는 제일약품 유력 후계자로 한 사장을 지목한다. 차남 한상우 제일약품 이사는 지분 2.86%를 가져 3대 주주로 있다.
제일약품 경영승계를 위해서는 한 회장의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을 두 아들이 성공적으로 물려받아야 한다. 아직 대다수 지분을 한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만큼 승계 작업이 궤도에 오르진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달 한 회장이 소유 부동산을 각각 두 아들에게 증여한 점에 비춰 승계작업에도 탄력이 붙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회장은 장남에게 약 42억원 시세의 서울 서초구 소재 반포자이 아파트 한 호실을, 차남에게는 약 30억원 시세의 서울 강남구 소재 포스코트 아파트 한 호실을 증여했다. 각각의 부동산은 한 회장 지분 획득을 위한 자금마련 과정에서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그간 제일약품 후계구도에서 최대 과제로 지목된 건 승계자금 마련이었다. 제일약품과 제일파마홀딩스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다. 시장 흐름에 따라 지분 가치가 급변할 수 있는데 지분을 주고받는 과정도 투명하게 드러난다. 변수가 많은 반면 지분 이동 과정이 깨끗해야 한다. 증여세 부담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후계구도를 위해 상당량의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통 기업 오너일가가 현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기업 배당금 등이 지목된다. 기업 지분 다수를 확보한 점을 바탕으로 다량의 배당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제일약품 오너일가도 배당금 수령으로 현금 확보가 가능하지만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점이 걸림돌로 남는다. 기업 배당금은 당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 등에 비례한다. 회사가 수익을 내야 그만큼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제일파마홀딩스는 실적부진을 거듭했다. 자연스레 배당규모도 작다. 지난해 제일파마홀딩스는 주당 7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한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6억4500여만원이다. 한 회장의 두 아들은 각각 1억800여만원, 3100여만원 등을 수령했다. 적은 돈은 아니나 필요한 승계자금을 충당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부동산 증여가 승계자금 문제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판단되는 배경이다. 이외에도 한 사장과 한 이사가 상당수 지분을 소유 중인 계열사 제일헬스사이언스 역할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곳은 제일파마홀딩스가 지분 79.95%를 소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한 사장이 12.03%, 한 이사가 8.02% 지분을 소유해 각각 2대, 3대 주주로 있다. 이곳에서 지급하는 배당금 등도 승계자금 마련에 활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합병 등으로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일헬스사이언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522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 등 실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제일약품 후계구도에 이변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사장과 한 이사 지분은 아버지 소유 지분에 크게 못 미친다. 한 회장 결정에 따라 제일파마홀딩스 최대 주주, 2대 주주 등의 이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강주현 기자/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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