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인륜지대사’로 불리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꼽힌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평생을 살아온 남녀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시작점이 바로 결혼이다.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결합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두 가족이 자녀의 혼인을 통해 사돈이라는 가족관계로 발돋움한다. 양가는 사위, 며느리 뿐 아니라 사돈이라는 든든한 우군까지 얻게 되는 셈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두 가문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서로를 위해 힘이 되곤 한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사돈관계가 더욱 빛을 발하곤 한다.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서로 힘을 보태며 가시밭길을 함께 해쳐나간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관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하긴 하지만 사돈관계로 맺어진 두 기업이 서로 도움을 주며 영속한다는 의미는 국가 경제 측면에선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의 주제를 ‘재벌가의 사돈들’로 정하고 결혼을 통해 서로 시너지를 얻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발굴해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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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이창현·허경진·박선형 기자] 결혼은 당사자들은 물론, 양쪽 집안에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가문의 대(代)를 잇는 시작점이자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늘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을 얻는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기업 오너 자녀들 간의 결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의 기업 활동에 도움을 주며 동반성장해 결국 국가경제에 이로운 효과를 일으키곤 한다. 특히 한쪽 기업이 어려울 때 발 벗고 나서 다른 기업이 고용과 투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정·재계 막라한 효성家 혼맥… 사돈기업 책임경영 완수에 두 팔 걷고 나서
재계 24위인 효성그룹은 정·재계를 망라한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송인상 전 재무부 장관의 3녀인 송광자 전 경운박물관장과 결혼했다. 조 명예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테그놀로지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로놀로지 사장이 이 전 대통령 셋째 딸 이수연 씨와 결혼하면서 대통령의 사돈가로 불리기도 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조현상 효성 사장 등 조 명예회장의 아들들 역시 정·재계 유명인사들의 자녀들과 결혼을 했다. 조 회장은 2001년 이희상 전 사조동아원그룹 회장의 막내딸 이미경 씨와 혼인했다. 이 전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이기도 하다.
효성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은 2003년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인 이여진 씨와 결혼을 했으며 조 사장은 2009년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의 자녀인 비올리스트 김유영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러한 효성그룹 오너 일가는 과거 사돈기업의 위기 때마다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은 처가 기업인 동아원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직접 계열사 인수에 참여해 사돈일가가 책임경영을 완수하는 데 힘을 보탰다. 효성그룹은 포르쉐, 마세라티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동아원 계열사 FMK를 인수했다. FMK는 조 회장의 처남인 이건훈 전 FMK대표이사가 운영한 회사다.
과거 동아원은 2007년 FMK 설립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했지만 FMK가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매각 또한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다. 실제로 효성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09년 FMK의 실적은 매출액 약 215억원, 영업손실 약 15억원 등이었다.
2011년에는 약 32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그해 약 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FMK는 수입차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매각된 해인 2015년에도 FMK는 약 7억원의 영업이익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전년대비 1억원가량이 줄어든 금액이었다.
FMK가 효성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조 회장의 처남인 이 전 대표는 계속 대표이사 지위를 유지했다. 이후 효성그룹의 인사인 김광철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됐으나 한동안 이 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유지됐다.
조 사장 역시 처가 기업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사장의 장인인 김 사장은 광주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2년 광주일보 사장 자리에 올랐다. 동시에 국내 최대 특장차 업체인 광림 사장을 맡기도 했다. 전남·광주 등 호남 지방 최대 지역일간지인 광주일보는 2003년 대주그룹에 인수됐으나 2010년 모기업의 부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으며 2014년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광주일보가 어려움에 처하자 효성그룹은 행남자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49%의 지분을 확보하고 대주주로 등극했다. 김용주 행남자기 회장은 김 사장과 사촌형제 사이다.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효성그룹이 지방 신문사 구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장인이 책임경영을 위한 조 사장의 배려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후에도 효성그룹은 광주일보의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효성은 광주일보가 정상화될 때까지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규모는 78억원에 이른다.
전라도 사돈 기업 아시아나·대상… 지역경제 활력 불어넣으며 긍정적 효과
재계 20위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 역시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는 기업 중 하나다. 고(故) 박인천 창업주는 슬하에 5남 3녀를 뒀는데 자녀들 대부분 정·재계 유명인사 가문의 자제들과 결혼을 했다.
박 창업주의 장녀인 박경애 씨는 배태성 제헌 국회의원의 장남인 배영환 삼화고속 회장과 결혼했으며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김익기 전 국회의원의 딸인 김형일 씨와 혼인을 했다.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은 이정환 전 재무부 장관의 차녀 이경렬 씨와 결혼했다.
재계 유명기업 오너 자녀와 결혼한 자녀들도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위창남 전 경남투자금융 사장의 차녀인 위진영 씨와 결혼했으며 박 창업주의 막내딸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박 부회장과 임 회장의 결혼은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전남 광주에서 시작된 금호그룹과 전북을 기반을 기반으로 한 대상그룹이 사돈으로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전라도 지역에서는 두 기업의 결혼으로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게 일었다.
전라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은 사돈 관계를 맺은 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라도 기반의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와 대상그룹이 서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상그룹은 주요 계열사 본사 및 공장을 전라도에 둬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사세가 기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라도 소재의 계열사 및 공장 신입사원을 지속적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두 기업은 지역 문화 및 교육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에는 지역 문화진흥을 위해 광주광역시에 유스퀘어 문화관을 건립해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미술 전시회 등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문화의 장을 제공했다.
대상그룹의 공익재단인 대상문화재단은 지난 15년간 전북 정읍의 중·고등학생 장학사업을 통해 총 1048명에게 8억849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조성우·박선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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