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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전세대란에 우는 서민 임차인들

“정부 때문에 6년 간 전세 안올린 착한집주인과 이별합니다”

정부 정책에 세부담 커진 집주인들 결국 보증금 인상 요구

전세매물 한 순간에 반전세·월세로, 임차인 부담만 더 늘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월세세상…추가대책 말고 원상복구를”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1-04 01: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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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차3법의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세매물이 급작스럽게 사라지면서 시세도 크게 오르고 실수요자들이 주거부담도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스카이데일리
 
임대차3법 후폭풍으로 전세시장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 실수요자들의 피해 수위도 날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임대차3법 시행에 따른 전세가 상승 부담이 고스란히 전·월세 세입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임대차3법 후폭풍으로 경제적 피해와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서민 임차인들은 정부를 향해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 철퇴에 매물 거둬들이는 임대인들…전세매물 품귀에 월세살이 내몰리는 서민들
 
임대차3법 중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임대인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정부가 공시지가와 세율을 급격히 올려 세부담을 늘려놓고 임대차3법까지 도입해 칼을 겨누자 아예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월세로 전향하는 임대인들이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공급대책에 따른 대기수요 증가로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됐다.
 
강남 주요 아파트를 필두로 전세난은 전국적으로 퍼졌다. 그중 가장 심각한 지역은 단연 서울이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5.2를 기록하며 2013년 9월 역대 최고치(196.9)의 턱밑까지 이르렀다. 지수 범위가 0~200인 것을 고려하면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정책 부작용에 따른 전세난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임차인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최초 아파트에 국한됐던 전세난이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 1인 가구 수요가 많은 시장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피해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 한 빌라에서 6년째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주연희(30대·여) 씨는 올해 11월 말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그동안 주 씨는 6년 동안 집주인과 세 번이나 재계약을 했지만 마음씨 좋은 집주인은 지금껏 한 번도 전세 보증금을 올리지 않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주 씨는 이번 재계약 역시 지금까지의 계약과 다를 것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약 2개월 전 집주인으로부터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세부담이 늘어 어쩔 수 없이 5%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 씨는 “집주인이 아래층에 살고 있어 장기간 거주하면서 서로 이웃사촌처럼 친하게 지내왔다”며 “그동안 집에서 독립해 혼자 사는 것을 가엽게 여겨 전세 보증금을 단 한번도 올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세부담이 늘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며 보증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보증금이 2억5000만원이라 인상금은 약 1250만원이다”며 “전세금도 은행에서 최대로 끌어서 마련한 것이라 사실 더 이상 돈을 마련할 곳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세금을 낮춰 다른 곳으로 이사를 알아보려고 매물을 찾아봤지만 아예 전무하다 시피 했다”며 “월세로 전향할까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지만 주거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그것도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동작구 사당동에 거주 중인 직장인 유민정(20대·여) 씨는 올해 11월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월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전셋집을 새로 알아보는 도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유 씨는 “사당동에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 가지고 구할 수 있는 전세매물이 별로 없어서 오랜 기간 발품을 팔아 다녔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운 좋게 마음에 가격도 맞고 마음에도 드는 방을 찾아 가계약을 했는데 나중에서야 집주인이 2000만원을 더 줘야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며 “대출까지 모두 끌어서 전세금을 마련한지라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결국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했고 또 다시 월세 계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세매물 급감→월세시장 유입증가→월세시세 상승…“살아도 사는 게 아닌 월세세상”
 
전세 실수요자들의 상당수는 임대차3법 발 전세실종으로 재산적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자기 주거비용이 늘며 결혼, 내 집 마련의 꿈을 미루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공인중개사 가격표. ⓒ스카이데일리
  
전세수요가 월세시장으로 몰리면서 기존 월세 세입자들도 피해를 받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월세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시설과 입지 경쟁률이 괜찮은 매물 시세가 오르면서 주변 시세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 결국 애꿎은 월세 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
 
광진구 자양동에서 임대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여남욱(60대·가명) 씨는 “지난달에 전세계약이 만료된 25평형대 가정집 있었는데 계약이 만료되기 한 달 전부터 공인중개사로부터 연락이 왔었다”며 “금리 등을 고려해서 집을 고친 다음 반전세나 월세 등을 고려해도 매물이 나갈 것이라고 추천해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자 반전세로 전향했고 곧장 계약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월세 시장 불안 현상으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심화되자 정부·여당은 추가 대책을 시사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특히 전·월세 실수요자들은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존대로 시장을 돌려놓아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울 시민 권명혁(30대) 씨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정책을 내놓더니 이제 서민 임차인을 잡고 있는 정부의 무능에 분노한다”며 “지금까지 월세를 살아오면서 어려운 살림에 조금씩 저축하며 전세전환을 꾀했는데 무능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또 다시 2년을 월세로 살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월세로 수백만원씩 빠져나가는데 언제 돈을 모아 결혼할지 앞길이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손진웅 (30대) 씨는 “청년들은 그야말로 불안에 떨고 있다. 과거에는 돈이 없는 서민들도 대출을 통한 내 집 마련이 방법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출도 막히고 전세도 없다”며 “전세에 사는 청년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써도 당장 2년 뒤를 걱정해야 될 처지다. 이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전세난이 서민들에게 더욱 크게 상처를 입힐 것이라 지적하며 하루 빨리 대책을 간구 해야 한다고 말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약자 등 자산적으로 여유가 없는 이들은 이번 전세난 피해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며 “반전세나 월세로 다운그레이드를 하거나 급작스럽게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 사례는 개인의 인생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루빨리 정책 기조를 바꿔 서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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