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면서 요즘처럼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에요. 올해 초 처음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될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재유행이 시작된 후부터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코로나 원천 차단을 염두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대책으로 우리 같은 장사꾼들은 먹고살 길이 막막해졌어요.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대책이 시급해요”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로 손님 발길이 뚝 끊긴 남대문시장의 현실을 말하는 상인의 얼굴엔 깊은 시름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코로나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차 기승을 부리면서 남대문시장은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황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상권메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해 ‘참담 그 자체’라 표현했던 한 상인의 절규가 지금도 생생하다.
국내·외 관광객 몰리던 관광·상권메카 남대문시장, 코로나 쓰나미에 황량함만 남았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은 서울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이다. 약 1700여종의 제품과 다양한 먹을거리를 갖추고 있어 예전부터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평일·주말을 막론하고 하루 평균 약 40만명 가량이 남대문시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잘나가는 상권’이었던 남대문시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케네디상가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이후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재확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황량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이곳을 지탱했던 단골고객의 발길마저 뚝 끊어진 탓이었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남대문시장을 직접 찾았을 때 고객 보다 상인 숫자가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인들의 얼굴엔 시름이 가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호객행위를 벌이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물론 성과는 없었다. 간혹 보이는 유동인구도 대부분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남대문시장에서 20년 넘게 의류장사를 해온 김명중(가명·60) 씨는 “올 들어 코로나 사태에 장마까지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며 “20년 넘게 장사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도 명색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데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며 “당장 코로나 보다 생계걱정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남대문시장에서 10년 넘게 잡화점을 운영 중인 김두완(55) 씨는 “지난 6~7월 확진 증가 추세가 한풀 꺾여 나아지나 싶었는데 최근 재확산 되면서 오히려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 보다 유동인구가 줄었다”며 “코로나 원천 차단을 위한 대대적인 조치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대로 가다간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죄다 굶어 죽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코로나 대응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싶다”고 강조했다.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배양임(여·65)씨는 “유례없는 코로나 위기에 상인들의 경제적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찾던 단골손님도 코로나 재확산 이후 좀처럼 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사태에 불 꺼진 24시 패션메카…“여기 진짜 동대문시장 맞나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동대문시장은 50년 넘게 단체복, 여성복, 아동복, 의류, 부자재 등을 판매하는 패션메카로 자리매김 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해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쇼핑 명소’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상권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이곳의 상황은 남대문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시장 상인 중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동인구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 이후엔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대문시장 상인들이 입고 있는 경제적 피해는 심각 그 이상이었다. 높은 임대료 탓에 피해 정도는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타 지역 상인들에 비해 더욱 심각했다.
의류복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이대로 가다가는 상인 대부분이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며 “현재 정부에서 코로나 종식을 목적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전부 굶어죽고 나면 전염병 예방이 무슨 의미가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미 세계 각 국에서는 철저한 방역에 기초한 정상적인 활동을 유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도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정부의 대처 방식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한 차례 강력한 통제를 기반으로 한 코로나 원천차단 대책을 실시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간 만큼 국민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바탕으로 한 방역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는 재난지원금보다 소상공인 지원책을 쓰는 것이 중요하며 소상공인같은 경우 고용원, 아르바이트생 등 고용을 비정규직이라도 파트타임이라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통시장 및 영세·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쿠폰 발행을 몰아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