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문용균 팀장|오주한·이창현·오창영 기자]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 40%선이 붕괴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이달 1~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일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긍정평가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반면 부정평가는 51%에 달했다.
부정평가 이유에서 1위를 차지한 원인은 단연 부동산정책(22%)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정책기조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선 내년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능하고 현실성 결여… 남은 건 천문학적 혈세낭비와 국민공분”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대표적인 진보논객으로 통한다. 그는 과거 김대중·노무현정부 지지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 비판적 입장을 취해 현 정부 열성지지자들로부터 ‘적폐’로 불린다. 그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가감 없이 짚었다.
강 교수는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으로 ‘현실성 결여’를 꼽았다. 그는 “대통령의 모든 발언이 의전이다. 최근 문 대통령 부동산 관련 발언들을 보면 현실과 동떨어졌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을 것이다’ 등 자신의 발언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으면 이유를 설명하면서 국민을 납득시켜야 할 텐데 오직 의지 표명만 있을 뿐이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구시대적 이념관도 문제 삼았다. 그는 “주도면밀하게 진행하는 게 통치인데 (정부는) 일단 내지르고 본다. 내지르는 게 진보인가. 진보의 정의가 그런 거라면 세상에 진보만큼 쉬운 게 어디 있나”라며 “정부 지지층의 가장 큰 문제는 독재 대 반독재 프레임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놀랍게도 반대 측이 그 프레임에 호응하면서 (진보는) 거저먹고 간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지금의 정책이 유지되는 한 부동산 관련 세금 부과 늘리기, 내 집 마련 기회 박탈 등 부동산 정책을 이용한 약탈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동산 약탈의 주체는 이 시스템인데 관리자는 정부다. 지금 (국민이) 집결할 수 있게끔 돼 있다면 큰 사고가 터졌을 것이다”며 “약탈 심각성이 덜 드러나고 있다. 완전히 약탈이고 날강도짓인데 실수 정도로 넘어간다. 부동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집권 초부터 있었다면 이렇게 됐을까 싶다”고 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친노(親盧)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현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조 교수는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으로 전문성 결여를 꼽았다. 그는 “정책이라는 건 국민이 정부가 원하는 대로 자발적으로 따라오게끔 보상구조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데 운동권 출신 교수·정치인들은 이것을 부르주아 학문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런 정책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떨어지기에 전문성 부족이라고 본다”며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데 공무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시민단체, 전문가, 일반시민들과 적극 소통해 창의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최근 물러난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비단 특정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 쪽, 민주당 쪽 대부분이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정책학에 대한 전문성 부족은 현 정부 지지층도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호텔개조 주택’은 더 많은 혈세를 낭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소규모 공동주택 관리비용은 상상 이상이다”며 “주변 시세 절반도 안 되는 월세를 받으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회사가 관리한다면 결국 세금이 계속 투입돼야 유지가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호텔개조 주택이 결국 극소수에게만 혜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특정 지역 극소수에게만 그 혜택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 현 정부가 입만 열면 말하는 공정에도 어긋난다”며 “(호텔개조 주택 매물이 없는) 타 지역에서 두 배 액수를 내며 사는 청년들과의 불공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경제부총리·국토부 장관 ‘중산층 공공임대 거주’ 강행에 “부동산 사회주의 현실화” 우려 증폭
변창흠 LH 사장이 새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권에서는 ‘김현미보다 더 한 사람이 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부동산 민심을 흔들고 있다. 변 신임 장관은 그간 △3기 신도시 이익공유제 △역세권 콤팩트시티 △도심 순환재개발 △도시재생지 공공개발 △중산층도 거주하는 공공임대 △공정임대료조정위원회 설립 등을 주장해 내년에 이 정책들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특히 ‘중산층도 거주하는 공공임대’ 등을 두고 조 교수가 우려한 국가 주도의 ‘부동산 사회주의’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실제로 변 신임 장관은 8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이명박·박근혜·문재인정부 주택정책을 비교하면 이번 정부가 가장 낫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일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활용하는 공모형 리츠, 부동산펀드를 활성화 해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변 장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조 교수는 ‘부동산 사회주의’를 우려하고 있다. 그는 “공산주의가 아닌 한 이런 나라는 없다”며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은 시장에서의 민간 횡포를 막기 위함이다. 민간이 할 일을 정부가 하는 건 세금낭비다”고 지적했다.
4선 중진인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인수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현역 국민의힘 의원들 중 전임 정부에 몸담았던 몇 안 되는 인물이다.
홍 의원도 조 교수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는 ‘부동산 사회주의’가 한층 더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건 한마디로 사회주의에서 하는 방법이다”며 “토지관계 등 개인에 대한 영역, 권리, 주장에서는 많은 동의와 절차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그런 절차 없이 밀어붙인다.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상임자문위원을 지낸 3선의 장제원 의원도 현 정부의 토지공개념 집착을 언급하면서 내년 부동산 사회주의를 우려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는 건 사회주의로의 변혁을 꿈꾸는 좌파들의 야욕이다”며 “과거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토지공개념 강화 등을 개헌안에 포함시킨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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