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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이제 족쇄를 풀고 미래 위한 담론 만들자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국가 현안 산적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위협으로 대두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1-11 12:46:13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로 생겨나는 새로운 10년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5년여 전부터 시작된 4차 산업혁명도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겨날 조짐이다. 혹독한 시련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미래를 조준하는 글로벌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코로나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지나치게 함몰돼 자칫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벗어나면 큰일이다.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도 다급하지만 연이어 직면하게 될 문제들을 놓치면 레이스에서 당연히 뒤처진다. 앞으로 10년, 그 이상을 내다보는 ‘첫 단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대로 된 출발선상에 서면 유리한 입지에서 경쟁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맥을 추지 못하고 초반에 낙오할 수 있다. 공교롭게 올해는 우리 앞에 큼직한 정치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는 판이다. 정치 포퓰리즘이 난무하면서 자기 몫을 챙기려는 탐욕적인 무리가 득실거린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실종될 수 있는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미래냐, 아니면 현재냐 하는 전환점에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우리 내부에서 충분히 성숙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세상 돌아가는 판세를 읽지 못한 채 여전히 편 가르기와 내 몫 챙기기에 혈안이다. 정치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무리와 이를 뒤집으려는 무리의 아귀다툼으로 이들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허망하다. 정부는 정치에 휘둘려 기능을 상실하고 있고, 정권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손을 놓고 있다. 섣부른 개혁에 저항하는 사법부에 대한 선출 권력의 위협은 도를 넘어서고 있기도 하다. 지난 4년간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비생산적인 정치에 함몰되면서 귀중한 가치들을 망각하거나 잃어버리는 우(憂)를 범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아예 무시한다. 미래야 어떻게 되든 현재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린다. 여기에 더해 진영으로 나뉘어 상대 진영의 몫을 뺏어 자기 진영의 몫으로 챙겨가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우려와 논의에 대한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대세를 형성하지 못하면서 쉽게 가라앉는다. 시간이 지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도 생겨난다.
 
작년 주민등록인구가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자연 감소했다. 약 2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줄면서 ‘인구 데드크로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저출산 속도가 더 빠르게 증가한다. 사망자보다 신생아 수가 더 적다. 대다수의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우리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으리라 예상되는 아이 수) 기준으로 일본(1.42명)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은 모두 1.5명 이상이다.
 
반면 우리는 0.98명 정도로 거의 꼴찌 수준이다. 향후 전체 인구와 더불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을 예고한다. 인구절벽은 재정절벽으로 연결돼 세수 감소와 나랏빚 확대에 더해 내수 감소로 연결된다. 그래서 연금, 복지제도 등을 손보자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보다 이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1억 총활약 담당상(장관급)’을 신설해 인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급격한 인구 감소 억제와 이에 대비 이민 확대, 고령 인구 생산 투입 등 다각적으로 대응한다. 코로나보다 몇 배나 더 무서운 것이 인구절벽이다.
 
정치 일정에 참여해야 한다면 미래를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으로 힘을 모아야
 
아직 팬데믹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벌써 포스트 코로나 시장에 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변화의 시기에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기업들의 행보가 범상치 않다. 작년 한 해 동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증시에 몰리면서 연일 주가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증시로 자금이 몰린다. 글로벌 가치사슬 측면에서 보면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업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팩토리 랠리(제조업 국가 중심 상승장)’라고도 부른다. 물론 업종별로는 명암이 다르다. 반도체,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등 미래 유망 산업이 절대 강세다.
 
앞으로 5년 혹은 10년은 코로나 이후 뉴노멀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제조업 혹은 수출이 강한 국가 혹은 기업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기회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사사건건 기업을 옥죄는 행위는 다 돼가는 밥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 도움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가만히 있는 편이 낫다. 가장 큰 경제 민주화는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것이다.
 
또 하나 글로벌하게 주목되는 것은 ‘탈(脫)석탄’ 추세다. 1인당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탄소 중립 선언이 줄을 이으면서 코로나 뉴노멀의 상징물같이 주목받고 있는 듯하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덤벼들면서 먼 이야기로만 들리던 ‘기후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곧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는 물론이고 만년 지각생인 일본도 팔을 걷어붙였다. 2030년대 중반까지 휘발유나 디젤 차량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로드맵을 속속 천명하고 나설 정도다. 전기차, 풍력, 태양광, 원전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그린 성장 전략이 대세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선택은 다양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심지어 전기차까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소형 원전이 해답이라는 설득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지구촌이 원전 중단 혹은 축소를 폐지하고 재가동 혹은 확대 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런 추세에 합류하고 있기는 하지만 원전을 배제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사뭇 다르다. 원전 최강국이라는 평가와 무색하게 낡은 이념과 편견을 가진 자들의 힘이 나라의 장래를 가로막고 있다.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위에 적시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무턱대고 요행수만 바라고 있기에는 산적한 현안들의 무게감이 엄중하다. 보수든 진보든 색깔과 무관하게 우리 내부의 자기 자식에 대한 애정은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지극하다. 그들에게 더 나은 지위와 부를 넘겨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삐뚤어진 사고와 천민 이기주의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손실이 도를 넘어서고 있기도 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가의 장래에 대해선 귀를 막고 공론화를 애써 외면한다.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가면서 상처는 곪아 터진다. 우리에게 닥치고 있는 심각한 위협들을 내버려 두면 현재의 밥그릇 싸움까지 할 수 없는 지경에 빠르게 도달하는 것은 정해진 순서다. 무엇이 옳은 방향이고, 우선순위인가를 분별해낼 줄 아는 것이 현명한 집단이다. 정치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 어차피 정치판을 심판해야 한다면 미래를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분열을 차단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근간이자 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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