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로 대한민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확진자가 1000명 넘게 속출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해당 사건이 법무부 등에 의한 인재(人災)라는 결론에 가까워지면서 수감자들의 인권을 외면하는 행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검찰 때리기에 집중한 나머지 본연의 역할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 이후 적막감 흐르는 동부구치소
동부구치소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한 인권외면 논란은 재소자들의 손글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사망자 화장 발언 등에 의해 처음 촉발됐다. 지난달 29일 한 수용자는 펜으로 “살려주세요. 질병관리본부 지시 확진자 8명 수용”이라고 종이에 써서 창밖으로 내보여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폭로했다. 동부구치소는 해당 재소자를 시설물 훼손 등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혀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 5일에는 하 의원이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로 숨진 윤모 씨 사망 사실이 늦게 통보돼 유족들이 화장을 지켜보지도 못했다”며 “수목장으로 치러진 건 극히 충격적이다”고 밝혀 인권유린 의혹은 한층 격화됐다. 사체를 화장한 후 나무뿌리에 묻는 수목장은 사후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법무부가 사망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동부구치소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와 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거세지는 현재까지도 구치소 내 수감자의 생명과 안전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기준 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1222명이다. 확진자는 대부분 수감자였다. 현재까지 동부구치소 확진자 중 사망자는 2명이다.
현재 동부구치소 측은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언급되는 데 대해 상당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구치소 정문에서 우연히 만난 관계자는 내부 상황을 묻자 “모른다”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심지어 구치소 주변 주민들 역시 사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근처의 한 가게를 찾아 동부구치소 사태 입장을 묻자 주인 A씨는 “저 곳에 가서 물어보라”며 한 식당을 가리켰다. 출소자들이 식사를 위해 종종 들르는 곳이라서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었다. 해당 식당을 찾자 종업원은 손사래를 쳤다. 식당에는 구치소 관계자들도 자주 방문하기에 말하기 곤란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달에 마스크 8개로 버틴 수감자들…코로나 집단감염 예고된 인재였나
동부구치소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서 비롯된 수감자 인권외면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법무부가 구치소 수감자 방역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정황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최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정시설 마스크 보급현황’ 자료에 따르면 동부구치소는 지난달 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마스크 2만장을 사들인 뒤 1만5000장을 사용했다. 수용자 1689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8.8장꼴이다. 수감자들은 마스크 8장으로 한 달을 버틴 셈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110만원의 예산으로 마스크 1만장을 구매해 보급했다. 같은 달 2423명의 수용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인당 4.1장꼴이다.
그동안 예산 부족을 핑계로 마스크 보급이 어렵다고 주장하던 법무부는 행태가 도마에 오르자 구랍 31일 KF94 마스크를 일주일에 1인당 3장씩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일 기준으로 이미 누적 확진자가 535명에 달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상황이라 늑장대응 비판이 일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첫 확진자 발생 때까지만 해도 매월 1인당 평균 2.8장이었던 마스크 보급량이 감염이 확산된 12월이 돼서야 8.8장으로 늘어났다”며 “동부구치소 사태는 재소자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마스크 보급량이 주요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의 예산부족 항변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법무부가 동부구치소 직원 간식비용으로는 1000만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동부구치소가 지난달 지출한 ‘직원 격려 간식비’는 약 1337만원에 달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에는 하루에만 간식비로 443만원을 썼다. 반면 같은 달 법무부가 동부구치소 마스크 구매에 사용한 돈은 900만원에 그쳤다.
법무부의 수감자 부실 방역과 이에 따른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동부구치소 인근에서 만난 주민 D씨는 “법무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 명목으로 변호인과 수용자 간 접견을 교도관이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일반 접견실에서 진행한다는 뉴스를 봤다”며 “이제 더는 정부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도 법무부의 인권외면 행태를 문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대한 피해자 손배소 제기를 지원하는 한편 동부구치소 사태를 유엔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당시 교정 인권 가치를 구현하겠다며 인권을 명분으로 검찰개혁에 나섰다”며“정작 본인이 관리책임자인 교정시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윤석열 내쫓기에만 몰입해 인권 보호를 소홀히했다”고 말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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