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주’ 삼성전자 주식을 소유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인물의 등장을 촉구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삼성그룹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잠시라도 총수 자리를 공석으로 둬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 이 부회장의 공백을 막지 못한 인물들이 아닌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시급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삼성그룹 초유의 리더십 공백 사태 현실화…“어떤 방식이든 총수체제 만한 대안은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삼성그룹은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와 직면했다. 비상경영체제 돌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향후 삼성그룹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주장은 각 사장단들의 이 부회장의 역할 분담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경영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율경영체제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 역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과거 2017년 2월부터 1년간 구속됐을 때도 이 부회장은 직접 중요한 현안을 보고 받고 일부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2017년과 크게 다르다. 코로나 영향으로 이 부회장의 일반 접견 등이 제한돼 현상 유지는 가능할지라도 새로운 동력 확보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삼성그룹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현재까지 비상경영체제 등과 관련한 삼성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계획된 게 없다” 뿐이다. 이 부회장 공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더라도 그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등에 따라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역할과 입지는 일반적인 전문경영인이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삼성그룹 역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총수의 부재는 미래 전략 수립, 인재 확보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간 이 부회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의 총수 부재는 국가 차원의 손실로도 다가올 것이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동학개미들 “삼성 총수 부재로 주가 불안감 확대…새 얼굴 등장해야”
총수부재 사태로 근심에 빠진 것은 삼성그룹 뿐 만이 아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이 ‘국민주’로 불렸던 만큼 수많은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총수 부재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소위 ‘동학개미’라 불리는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삼성그룹은 총수 부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삼성그룹주가 국내 증시에서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그룹이 조속히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우리나라 증시에서 삼성그룹 주식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삼성그룹주 전체의 비중은 약 36%다.
지난해 중 IT업종 투자를 통해 20%대 수익을 얻었다는 직장인 김승영(31) 씨는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가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며 “삼성전자 하나가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를 움직일 수 있고 그에 따라 다른 종목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삼성그룹을 둘러싼 불안심리가 조속히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삼성전자 외 다수의 삼성그룹주에 투자하고 있다는 정진영(여·30·가명) 씨도 “연초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며 조만간 ‘10만전자’가 실현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이젠 그 기대감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9만원대를 형성했을 당시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해를 입고 있다. 이런 와중에 총수 공백이라는 리스크까지 발생해 손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대책을 마련하고 주가를 부양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이부진 사장 등판론’이 제기된다. 전문경영인은 총수 역할을 대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다 현재 컨트롤타워 인물들은 어느 정도 총수공백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새얼굴이자 삼성가 일원인 이부진 사장이 잠시라도 총수 역할을 대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빠른 승진을 거듭해 201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호텔신라 외에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 등에도 몸담으며 다른 사업 분야의 전문성도 쌓았다. 포춘지 ‘가장 영향력 있는 비미국지역 여성 기업인’, 포브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포브스 ‘아시아 파워 여성 기업인 50人’ 등에 선정된 이력도 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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