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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유통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의 중요성, 지속가능성의 재조명, 부동산 자산 활용의 지속적인 변화, 신중한 현금자산관리 등이 올해 주목해야 할 세계 유통업계의 10대 트렌드로 지목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올해 주목해야 할 세계 유통업계의 10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온라인 유통은 전년 대비 44%의 폭발적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유통 판매 금액의 21.3%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높은 온라인 판매 증가율이다. 한국 역시 온라인 유통은 전년 대비 18.4%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렇듯 전 세계 기업들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운영’, ‘제품 및 서비스’, ‘가격’, ‘소비자 경험’ 등 모든 부문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알릭스파트너스는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들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 유통업계 10대 트렌드를 ‘소비자와 기업 운영’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분류했다.
먼저 소비자 중심으로의 변화 측면에서 알릭스파트너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며 “소비행태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소비자 기대치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통기업들은 소비자 보다 한발 앞서 운영상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릭스파트너스는 먼저 “옴니 채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강조했다.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올해 전 세계 유통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옴니 채널(omni-channel)’ 도입이 필수적라는 설명이다. 주차장이나 갓길에서 물건을 픽업하는 ‘커브사이드 픽업’, 온라인 구매 후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보피스(BOPIS, Buy-Online-Pick-up-In-Store)’, 매장 배송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이미 타격을 입은 유통 채널 간의 간극을 좁히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옴니 채널 방식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두 번째로 수익성을 강조했다. 온라인 판매가 영업이익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유통업계에서 여러 차례 입증됐다. 이전처럼 제품 판매만을 최우선시 하는 전략은 향후 바뀌어야 함을 시사한다.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판매 채널 간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인벤토리(Inventory)를 통합 관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마진을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옴니 채널의 활용 또한 소비자 편의 제고 및 기업 배송비 절감 등을 통해 모두에게 윈윈(Win-Win) 전략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세 번째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올해는 유통기업들이 자체 채널에서의 판매를 넘어 보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이미 충성도가 있거나 구독 혜택을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유통 업체는 반복적인 수익 흐름을 이끌어내고 소비자 구매 빈도를 높이는 ‘아마존 프라임’ 및 ‘쿠팡 로켓와우’ 등과 같은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을 성장시킬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 ‘틱톡’, ‘네이버쇼핑 라이브’와 같은 SNS 혹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등의 채널에서의 판매 활동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 번째는 ‘가성비의 중요성’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제는 역성장하고 소비심리는 위축됐다. 많은 유통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상품구색을 조정하고 대규모 구매를 축소하며 재고 진부화 축소 및 매출 이익 유지 및 개선을 노력을 수행해 왔다. 가성비와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자체 브랜드 PB 상품 개발에도 힘썼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국내 자체 브랜드 상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일반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도 지난해 자체 브랜드인 ‘컬리스’를 첫 선보인 이후 상품 라인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소비자 중심으로의 변화 측면에서의 마지막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의 재조명’이 꼽힌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팬데믹 이전부터 사회적 화두였던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다시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불황을 타고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중고시장으로 몰리면서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모바일 중고거래앱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당근마켓이 지난해 모바일 앱 신규 설치 기기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향후 유통기업들은 재판매 옵션을 더욱 고려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 운영 측면에서의 변화…“부동산 자산 활용·신중한 현금자산관리 필요성 대두”
알릭스파트너스는 기업 운영 측면에서의 변화에서 “유통기업들이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행태와 업계 동향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 전체에 민첩성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년간 기업의 성과와 수익성을 저해 한 운영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운영 측면에서 알릭스파트너스는 첫 번째로 ‘유통산업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지목했다. 코로나19로 오래된 판매 공식들이 깨지면서 유통기업들은 더 이상 과거 실적에 의존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명목상의 변화를 넘어 데이터 분석, 머신 러닝 및 디지털 전환 등을 널리 채택해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전반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부동산 자산 활용의 지속적인 변화’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고 온라인 판매량이 지속 증가하면서 많은 유통기업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 등 부동산 자산 처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추세는 올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배송 부문에서의 보틀넥(bottleneck·병목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장 일부 뒷공간을 미니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할 수 있다. 또 이전에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부동산을 매각했던 기업들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재매입, 재투자 위치를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D2C(Direct-to-consumer) 모델 강화’다.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제거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소구·판매하는 방식을 뜻하는 D2C 모델은 지난 몇 년간 유통업계에서 수많이 언급돼 왔다. 최근 들어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D2C 모델을 강화하는 기업들은 향후 백화점을 기존처럼 단순히 판매량 증대를 위한 유통채널로 여기기보다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는 ‘물류 솔루션의 필요성’이다. 온라인 판매 반품률이 오프라인과 비교해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 매출의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유통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인 반품·회수물류(reverse logistics) 솔루션을 모색할 전망이다. 최근 다양한 기업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반품물류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마지막은 ‘신중한 현금자산관리’다. 유통기업들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감행하면서 현금 잔고가 바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투자와 늘어나는 부채는 점차 심화되는 경쟁 및 낮은 수익성과 결합되어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앞으로도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많은 유통기업들은 파산 신청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반면 손익관리가 탁월한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업들은 다양한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언 알릭스파트너스 서울사무소 부사장은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이 모든 기업들에게 그간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의 한 해였다면 2021년은 기업들이 지난 충격에서 벗어나 앞으로 다가올 문제를 빠르게 예측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민첩성과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하는 해다”며 “올해 주목해야 할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여 사업 운영 위기나 손실 없이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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