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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됨에 따라 선진국과 같이 금융사의 자발적인 약탈적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 축소, 금리 상승 등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은행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에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전망됐고, 증권업은 자산관리 부문 수익의 타격으로 직접투자 수단인 주식으로 자금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25일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신용 증가로 인해 발생했던 부동산 및 주식시장 자금 유입이 축소하는 등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금소법이 시행되면 은행지주업종은 단기적으로 금전신탁, 사모펀드 등 자산관리업 부진, 대출 성장률 둔화 등으로 인해 영업수익이 일정 수준 감소할 수 있어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비용이 크게 늘어나 짧은 시간 내에 비용의 가격 전가가 쉽지 않다고 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 3대 지주사의 자산관리수익은 전체 수정총이익의 5.4%에 달한다”며 “특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자산관리업은 직접투자라는 대체 수단이 존재해 비용 증가를 가격(수수료)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소법 도입 이후 피해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 비용, 금융서비스 처리 기간 증가에 따른 인건비 등 판관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경우 모기지 대출이 실행되기 까지 1~3주 이상 소요된다”며 “만일 금융당국이 기존 규제를 유지함으로써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은 기대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완화로 은행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 상승요인, 외형 감소 요인에 따른 수익성 감소분을 금리나 수수료에 반영해 수익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은행간 경쟁 강도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터넷은행, 핀테크사의 시장 진입이 줄어들면서 기존 은행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능별 규제가 정착될 경우 규제차익을 누렸던 제2금융권의 경쟁력 약화로 은행 중심의 과점화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며 “이대로라면 미국 등 선진국처럼 대출 성장률은 둔화되는 반면 순이자마진이 상승하면서 안정적 수익성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위탁중개 비중 높은 증권사 유리… 자산관리수익 비중 높은 증권사 불리
금소법 도입으로 인해 증권사 수익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영업 측면에서 증권사는 금융소비자가 상품 가입에 적합한지에 대한 서류, 녹취 등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관해야 해서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소법 시행으로 금융 민원 및 분쟁이 발생할 경우 금융사가 금융소비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충분히 파악했고 충분히 설명했다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의 의무가 생기게 됐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금융상품 가입은 비대면 채널보다 대면 채널로, 가입 절차는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비용 발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했다.
상품 측면으로는 금융상품의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고 금융사의 6대 판매규제 위반 시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사모펀드라도 소비자가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하면 판매사가 고유재산으로 해당 펀드를 매입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징벌적 과징금을 부담 가능성도 있어 증권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금소법이 정착되는 동안 증권사의 펀드, 파생결합증권의 공급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금소법 시행으로 자산관리 관련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 증권사별 수익 차별화가 예상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자산관리 수익은 작년 기준 대형사 평균 약 2452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의 약 15.4%를 차지했다.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19년만 해도 연간 평균 약 2636억, 순영업수익 비중은 약 20% 수준이었다.
유 연구원은 “작년 기준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관리 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전반적으로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와 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금소법이 정착되는 동안 증권사의 금융상품 판매는 위축될 가능성이 커 자산관리 수익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타격이 더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만 펀드 및 파생결합증권 등의 금융상품 공급감소로 이어지게 되면 오히려 대체재가 될 수 있는 직접투자 수단인 주식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식, 채권 등도 금소법 상 6대 판매원칙에 적용되는 상품이지만 여타 투자성 상품과 대출성 상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의 성장세가 올해도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수익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위탁매매가 강한 증권사의 수익 차별화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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