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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성시대, 주행거리 경쟁 시작됐다
오창영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27 00:02:28
▲ 오창영 기자 (산업부)
바야흐로 전기차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전기차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강한 낯선 자동차였다. 혹여 전기차가 상용화되더라도 내연기관차가 점령한 자동차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 점유율을 늘려가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에 확산된 친환경 정책과 각종 규제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역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에 선두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뛰어난 성능과 럭셔리한 디자인 등을 적용한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전기차의 매력은 다양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성능을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주행거리를 눈여겨보고 있어서다. 완성차 업체들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를 자사 전기차의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분위기다.
 
이달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하이 모터쇼가 개최됐다. 현대차·기아, 제네시스, 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오랜만에 열린 세계적인 모터쇼에서 앞다퉈 전기차 신차를 쏟아냈다.
 
벤츠는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를 공개했다. 앞서 얼마 전 온라인으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더 뉴 EQS는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모듈형 아키텍처를 최초로 적용한 전용 전기차다.
 
더 뉴 EQS는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테슬라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최장 770km의 주행거리(WLTP 기준)를 자랑한다. 테슬라 세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S가 미국 환경보호청 집계 기준 663km를 달릴 수 있는 것과 비교해도 100km 넘게 차이가 난다. 게다가 급속 충전을 통해 15분만 충전해도 최대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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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더 뉴 EQS는 벤츠 최상위 세단 중 하나인 S-클래스 급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갖췄다. 향후 벤츠는 245kW 출력의 EQS 450+와 385kW 출력의 EQS 580 4MATIC 등 두 가지 모델을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지기자동차는 1회 충전 시 1000km를 달릴 수 있는 5도어 세단 L7를 최초 공개했다. GM도 한 번 충전으로 1000km 주행하는 전기차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실화되면 1회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전기차가 등장하게 된다.
 
이 밖에도 BMW, 토요타, 폭스바겐, 아우디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전기차를 공개했다. 모두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테슬라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도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회 충전 시 최대 429km를 주행할 수 있고 350kW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로 충전할 수 있다. 또 5분 충전으로 최대 약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 모델3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이오닉5는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탑재했다. 다양한 외부 환경에서 가전제품과 전자기기 등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고객 편의를 크게 향상시켰다.
 
기아도 아이오닉5와 동일한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탑재한 EV6를 선보였다. EV6는 단 4분 30초 충전으로 100km 이상(WLTP 기준) 주행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무려 510km 이상(WLTP 기준)이다. 또 800V 충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 시스템과 V2L 기능 등이 적용됐다.
 
최근 중국에 진출키로 한 제네시스도 고급 준대형 세단 G80 첫 전동화 모델을 공개했다. 국내에도 아직 선보이지 않은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인 셈이다. G80e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427km로 확인됐다.
 
다만 현대차·기아, 제네시스의 전기차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올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5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였다. 그러나 추후 진행된 평가에서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는 429km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다소 짧은 주행거리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실생활에선 주행거리가 400km대인지 500km대인지 여부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다소 짧더라도 도심 주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춰서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대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를 뛰어 넘는 수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가진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은 현대차·기아, 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전기차 원년으로 삼고 2040년께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전동화 모델만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어 2025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신차를 12종 이상 선보이고 연간 5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갈수록 치열해질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밝힌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선 현대차·기아, 제네시스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주행 가능 거리가 현재보다 더 뛰어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야만 향후 전기차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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