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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C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두고 뒷말이 무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계자인 한승우 상무가 개인자금은 거의 투입하지 않고 경영권을 물려 받으면서 ‘꼼수승계’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 안팎에선 향후 국세청, 공정위 등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상무 개인회사가 BYC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의 출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그룹 계열사 등에서 경영승계를 위한 ‘실탄’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상무 사기업격인 신한에디피스는 지난 수년간 한 사장과 그룹 계열사 등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선 후계기업 신한에디피스…한석범 장남 한승우 체제 개막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기준 BYC의 최대주주는 18.43%의 지분을 소유한 신한에디피스다. 신한에디피스의 최대주주는 한석범 BYC 사장의 장남 한승우 BYC 상무다. 그의 지분은 58.34%에 달한다. 나머지 지분은 한 사장과 특수관계자 등이 나눠 소유 중이다. 사실상 BYC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한 상무가 BYC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는 과정은 치밀하게 진행됐다. 시작은 2014년이었다. 그해 초까지만 해도 신한에디피스의 BYC 지분은 1.22%에 불과했다. 한 상무 개인 소유 지분도 2.76%였다.
당시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했던 건 한 사장이었다. 한 사장은 개인 자격으로 BYC 지분 11.38%를 소유하는 한편 최대주주로 있는 신한방, 남호섬유를 통해서도 지분을 소유했다. 당시 신한방과 남호섬유의 BYC 지분은 각각 15.49%, 13.36%였다.
한 사장 중심의 BYC 지배구조는 2014년 중 신한에디피스가 BYC 주식 428주를 매입하면서 격변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차츰 BYC 지분을 늘려오던 신한에디피스는 한 상무가 BYC 등기이사에 등극하기 직전 해인 2017년 5.32%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2017년에만 지분율이 2.31%p 상승했고 소유주식수는 1만8822주에서 3만3214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타 계열사의 BYC 지분은 점차 감소했다. △창성식품 8.65%→5.15% △한흥물산 6.92%→2.44% △제일상품 3.75%→2.22% △한경섬유 1.78%→0% 등이었다. 덕분에 신한에디피스는 BYC 4대 주주에 등극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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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신한에디피스의 BYC 지분율은 2019년을 기점으로 또 한 번 크게 상승했다. 2019년 초 5.53%(3만4526주)였던 지분율이 2020년 말 기준 18.43%(11만5140주)까지 3배 이상 급등했다. 한 사장이 최대주주인 신한방과 남호섬유, 그 외 나머지 게열사 지분이 신한에디피스로 일제히 넘어간 결과였다.
세부적으론 2019년 3월 신한방은 장외매도 방식을 통해 BYC 주식 2000주를 신한에디피스에 매각했다. 다음 달에는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총 1만9500주를 넘겨줬다. 5월엔 창성상품이 산한에디피스에 1만주를 장외매도했다. 창성상품은 한 사장의 막내동생인 한기성 씨가 지배하던 회사다.
같은 해 9월 신한방은 BYC주식 2500주를 또 한 번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신한에디피스에 넘겨줬다. 11월에는 아이피피가 2500주를 시간외매매로 매각했다. 아이피피는 한 사장 일가가 신한방, 승명실업 등을 통해 지배하던 회사였다. 2019년말 신한에디피스는 BYC 주식 7만1026주(지분율 11.37%)를 확보하며 남호섬유의 뒤를 잇는 2대 주주가 됐다. 당초 2대 주주였던 신한방은 4대주주로 밀려났고 지분율은 12.20%에서 8.29%로 감소했다.
지난해엔 남호섬유의 지분이 대거 신한에디피스로 넘어갔다. 3월에만 남호섬유는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BYC주식 3만4684주를 신한에디피스에 매도했다. 다음달 같은 방법으로 3200주를 팔았고 5월에는 승명실업과 함께 총 1730주를 넘겨줬다. 승명실업은 한 사장의 아내와 자녀들이 지배했던 회사다. 그리고 11월 한 사장도 BYC 주식 4500주를 신한에디피스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넘겨줬다.
사기업격 기업 통해 경영권 물려받은 30세 한승우, BYC그룹 ‘꼼수승계’ 논란 확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신한에디피스는 BYC 최대주주로 우뚝 섰고 1992년생 한 상무는 이른 나이에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섰다. BYC의 경영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가적으로 지분을 넘겨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구조로도 한 상무 중심의 완벽한 지배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재계 안팎에선 BYC그룹 지배구조 변경을 두고 꼼수승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상무가 자산총액 7000억원 수준의 회사 경영권을 손에 쥐는 과정에서 스스로 지분을 넘겨받는 대신 개인회사를 적극 활용했다는 이유 등에서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에디피스는 지난 7년간 1대 주주로 올라서기까지 총 10만7531주의 BYC 주식을 매입했다. 해당 기간 중 BYC 주식 1주당 가격이 20만~30만원대로 형성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단순 계산으로도 250억원 수준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한 상무 개인이 부담해야 했을 자금이었다.
법인을 통해 주식을 넘겨받았기 때문에 한 상무는 양도세, 증여세 부담 등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 상무 스스로 매입한 BYC 지분도 있지만 규모가 크진 않다. 한 상무 지분은 2014년 2.76%에서 지난해 말 3.49%로 올랐다. 주식수로는 4570주가 늘었다. 투입한 금액은 10억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에디피스가 BYC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한 사장과 BYC계열사 등으로부터 자금조달했다는 점은 꼼수승계 논란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2019년 신한에디피스가 BYC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93억원이 넘는다. 당해 매출액인 73억원과 자본총액인 77억원 등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에는 3월에만 55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공교롭게도 신한에디피스는 BYC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던 2017년을 기점으로 부채, 그 중에서도 단기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6년 신한에디피스의 총부채와 단기차입금 규모는 각각 96억원, 81억원 등이었는데 이듬해 131억원, 115억원 등으로 급등했다. 신한에디피스 감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채권자는 한 사장, 신한방, 기타 특수관계자 등이다.
지난해 기준 신한에디피스의 총부채 규모는 245억원 규모다. 단기차입금 124억원, 장기차입금 96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단기차입금은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을 말하며 장기차입금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갚아야하는 차입금이다. 마찬가지로 채권자는 한 사장, 신한방, 기타 특수관계자 등이다.
신한에디피스가 한 사장과 신한방으로부터 빌린 돈을 토대로 한 사장 개인회사 및 신한방의 BYC 지분을 사들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한 사장과 신한방 등이 비교적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줬다는 점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 사장이 신한에디피스에 제공한 대여금 총액은 47억원으로 이자율은 1.7%였다. 전년도 이자율은 1.17%였다.
같은 기간 신한에디피스가 시중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에 대한 이자율이 2.23%, 3.20%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 사장의 금리혜택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기타 특수관계자로 명시된 채권자의 이자율은 0%였다. 신한방은 96억원의 대여금에 대해 2.27%의 이자율을 적용했다. 신한방이 빌려준 돈은 장기차입금이다.
이와 관련해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는 개인회사의 덩치를 키우고 지주사나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입토록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일감 몰아주기 방식을 통해 개인기업 덩치를 키우는 경우 탈세소지가 다분하지만 자금 대여 방식은 계좌이체 과정 등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여러 정황을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고 부연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도 “법인을 활용하면서 돈을 빌리고 갚는 방식 등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증여세 대신 양도세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며 “법에 저촉되는 행위는 아니기에 여러 내용을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편법승계 소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BYC의 지분구조 변동, 신한에디피스의 대규모 자금 대여 등과 관련해 BYC 관계자는 “회사의 주력사업인 섬유사업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경영효율화 일환으로 계열사들의 지분구조를 개편한 것이다”면서 “신한에디피스의 자금대여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 차원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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