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구기관은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세계구독경제 시장이 연평균 18% 성장해 2025년 1조5000억달러(약 186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구독 시장이 2025년 3000조원, 국내 구독시장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대표적인 구독경제 서비스다. OTT업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 OTT 플랫폼인 웨이브와 티빙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8%, 750% 증가했다. 글로벌 OTT플랫폼 넷플릭스도 전년 대비 52%나 매출이 뛰었다. 넷플릭스의 작년 한국매출은 약 6317억원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자책 구독 플랫폼 1위 밀리의 서재
OTT외에도 새롭게 주목받는 구독서비스 시장이 바로 전자책과 웹소설 분야다. 전자책 구독서비스는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면 방대한 전자책,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밀리의서재(이하 밀리)’가 전자책 분야에서 처음으로 구독경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인 밀리는 서영택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창업했다. 그는 전차책이라는 아이템으로 스케일업(scale-up·규모 확장) 비즈니스를 시도해 밀리를 구독형 전자책 1위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밀리는 월 9900원을 내면 11만권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 사용층은 20·30대로 올해 3월 기준 누적 회원 수는 500만명에 달한다. 1년 전만해도 300만명 정도였던 구독자수는 1년 새 무려 200만명이나 급증했다. 구독 서비스로 제공되는 디지털 콘텐츠를 보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밀리와 같은 독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성장기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밀리는 아직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밀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89억원으로 전년(180억원) 대비 6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전년(289억원)보다 50% 증가한 434억원, 당기순손실은 전년(111억원) 대비 213.3% 늘어난 348억원으로 집계됐다.
밀리는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11월에는 KT의 자회사 지니뮤직이 밀리 지분 38.63%를 464억원에 인수했다. KT지니뮤직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평가된 밀리의 기업가치는 1200억원이었다. KT는 미디어 부문에서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지식재산권(IP)-기획·제작-채널-플랫폼-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KT가 최근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하면서 밀리가 콘텐츠 IP 핵심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책을 통한 국내 독서문화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은 밀리는 이를 위해 앱 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독자와 대화하듯 알려주는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목소리로 읽어주는 오디오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의 재미를 느낄수 있다.
회사측은 또한 출판사와 공동 기획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종이책 정기배송 사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추가 결제를 통해 종이책을 배송받을 수 있다.
밀리는 앞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 독서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을 다양하게 제시할뿐 아니라 그 자체로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출판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붐을 선도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밀리는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와 같은 책 기반 2차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솜이 밀리의서재 매니저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도서 지적재산권(IP) 기반 콘텐츠를 다방면으로 확장하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며 “‘불편한 편의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같이 밀리의 서재는 물론 다른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웹소설 전자책 플랫폼 문피아
텍스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책 플랫폼의 또 다른 형태로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발표하고 소비하는 소설작품인 ‘웹소설’도 높은 인기를 얻으며 사람과 돈이 모여들고 있는 분야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만화가 웹툰으로, 드라마가 웹드라마로 변화했듯이 소설도 웹 환경에 맞게 웹소설로 변신한 것이다.
조만간 웹소설 시장은 종이책 소설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웹소설 시장은 2013년 100억원에서 2020년 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2020년 7132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하고 있는 일반 단행본 시장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2020년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평소 이용하는 디지털 콘텐츠 중 웹소설이 73.6%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35.2%는 매일 웹소설을 이용한다고 답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장인은 부업 또는 작가라는 꿈을 위해 웹소설 쓰기에 나섰다. 대기업들은 황금알을 낳는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플랫폼 경쟁에 가세했다. 네이버나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유료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전문 작가들이 볼만한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내면서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를 제외한 국내 웹소설 플랫폼 가운데 손꼽히는 곳이 바로 ‘문피아’이다. 문피아는 무협소설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웹소설을 갖춘 종합 웹소설 플랫폼이다. 2002년 김환철 대표가 설립한 온라인 커뮤니티 ‘고무림’으로 출발해 2012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월평균 페이지 뷰가 1억회 이상, 방문자 수는 40만명, 등록작가 수는 4만7000여명에 달한다. 대표 인기작인 ‘전지적 독자 시점’은 1억뷰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 몰이를 하며 네이버 웹툰에 론칭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문피아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9월10일 이사회를 열고 문피아의 최대주주와 창업주가 보유한 주식 325만주(지분율 36.08%)를 인수했다. 해당 지분 인수 금액은 1082억원으로 이는 네이버 측이 문피아 기업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문피아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480억원으로 전년(417억원)보다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73억원)보다는 30.6% 감소한 51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63억원)보다 33% 줄어든 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문피아 측이 ‘골드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문피아 측은 “회사 내부사정상 밝힐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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