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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 특별사면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아 윤석열 정부의 첫 사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8·15 대사면론’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과거부터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범위로 한다든지 그런 것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면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14일 브리핑에서 이재용 부회장. 김경수 전 지사 등에 대한 사면 문제에 대해 “이 시점에서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대규모로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사면을 위해 법무부는 최근 전국 검찰청에 사면·복권·감형 대상자 선정 관련 공문을 보내는 등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일반 형사범 가운데 초범으로 형기의 3분의 2 이상을 복역한 사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과실범, 70세 이상 고령 수형자, 임신·출산 여성 수형자 등을 사면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다만 강력 범죄, 조직 폭력 범죄, 교통사고 뺑소니 등에 대해서는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면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이 1차 안을 내면, 이를 법무부에서 세부 검토한 후에 대통령실이 재검토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이 최종 재가하면 사면 대상이 결정된다.
사면대상자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8·15 특별사면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이십몇 년을 수감생활하게 하는 건 맞지 않다”라는 속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기간에도 “댁에 돌아가실 때가 됐다”라는 표현으로 사면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돌아오는 광복절에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 인사를 대대적으로 사면하고 경제 대도약을 위해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제계 인사를 대사면해 국민통합과 경제 대도약의 계기로 삼도록 윤 대통령께 요청한다”고 적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보통 집권 1년 차 8·15 때 대통합 사면을 많이 했다”며 광복절 특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비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전자에서 소송비를 대납받은 혐의로 2018년 3월 구속돼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당뇨 등 지병으로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다 6월29일 형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 져 일시석방된 상태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측면에서 이뤄지는 기업인 특별사면 대상에는 이재용 부회장뿐 아니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이 거론된다. 재계는 최근 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대변되는 3중고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전망 대대적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며 정부 주도로 기업인의 사법 족쇄를 풀어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한상공회의소·전경련·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 제6단체장들은 지난달 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직접 사면을 요청했다.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달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 50.2%는 기업인 사면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기업인 사면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국민은 37.2%에 그쳤다. 국민 여론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사면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상태로 오는 29일 형기가 끝나는 이 부회장은 경영 활동을 위헤서는 사면뿐 아니라 복권(復權)도 필요하다. 취업제한 논란으로 해외 출장 등 경영 활동에도 제약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최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어느 정도 처벌 내지 어려움을 충분히 겪었다고 판단되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경제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렇게 어긋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사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3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업이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 회장은 “사면 문제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기업인에게 선처를 많이 해달라는 것이 항상 갖고 있던 입장”이라며 “지금 경제가 어렵다 보니 좀 더 풀어줘서 활동 범위를 더 넓게, 자유롭게 해달라는 의견”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한 야권 인사에 대해서도 사면을 단행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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