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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수요 진작을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전기차 주요 모델 가격을 10~20% 인하했다.
14일(현지시간) BBC는 테슬라가 어두운 글로벌 경제 전망 및 자동차 제조업체 간의 경쟁 심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발표하자 최근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신차를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과 보상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범위는 글로벌 판매 시장별로 상이한데 영국 시장에서는 10~13% 인하, 미국에서는 20%까지 인하한다.
앞으로 영국에서 테슬라 신차를 구매할 경우, 기존 보다 5000파운드(약 76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영국에서 가장 저렴한 테슬라 차종이자 보급형 모델인 ‘모델3’의 가격은 5500파운드(약 830만 원) 하락해 현재 4만2990파운드(약 6530만 원)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베스트 셀러이자 저렴한 모델인 ‘모델Y’의 가격은 7000파운드(약 1000만 원) 하락해 4만4990파운드(약 6830만 원)부터 시작한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발표하자 지난해 같은 모델을 구매한 1만6000여명의 소비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BBC 등 전했다. 페이스북의 한 테슬라 구매자 커뮤니티에서는“어제 테슬라 신차를 픽업했다. 새 차를 구매한지 몇 시간 차이로 5000파운드를 날렸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테슬라에 가서 다시 차를 돌려줘야 할까요?” 등의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주 가격 인하를 발표한 중국에서도 비슷한 고객 반응이 나타났다. 기존 구매 고객들은 상하이를 비롯한 각 주요 도시의 테슬라 배송 센터에 몰려들어 시위를 벌이며 보상을 요구했다. 테슬라는 최근 6개월 동안 중국에서 가격을 2번 인하했고, 지난해 9월 가격 보다 현재 13~24% 더 떨어졌다.
테슬라는 이처럼 선구매 고객들이 반감을 표시하자, 향후 이의제기나 부정의 반응을 피하기 위해 고객 관리에 들어갔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신차 주문을 하되 아직 차를 수령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신차 구입비가 더 낮게 청구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전기차 전문 미디어 플랫폼 Electrifying.com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지니 버클리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테슬라가 프리미엄 차량에서 주류 모델로 사업 역량 및 가격 인하를 집중·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고 분석했다.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최근 몇 년 동안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대중적인 전기차 제조사로 시장 포지셔닝을 이동하면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최근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왔다. 둔화하는 글로벌 경제 성장세, 높은 금리,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약진과 자동차 제조업체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 모든 것이 테슬라의 확장을 위협하고 있다.
테슬라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할 때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당황스러운 수준”이라고 표현할 만큼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기자동차 브랜드는 늘어났는데 잠재적인 고객 풀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테슬라도 더 이상 고가 전략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고 BBC는 분석했다.
제임스 배것 카딜러매거진 편집장은 이번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지난해 이미 20% 이상 하락한 테슬라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비 상승과 기후 변화에 대한 고객의 인식 제고 및 우려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 2022년 영국의 전체 신차 판매량 중에서 전기차는 약 20%를 차지했다.
한편 2022년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 신차 인도량은 40% 증가했지만, 이는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테슬라의 주가는 연중 65% 이상 하락해 2010년 주식 상장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일론 머스크의 재산도 감소했고, 결국 지난해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반도체 공급 부족, 에너지 비용 상승,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산업적·사회적 혼란 등의 문제는 회사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본래의 엔지니어링 및 제조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최근 일부 비용 인플레이션의 “정상화”를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고객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테슬라 역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고객의 대출비용 상승으로 인한 신차 구매 수요 둔화 가능성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따른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테슬라의 이번 가격 인하 발표 이후 주가가 다시 하락해,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익 잠식에 대한 우려도 높다.
미국의 투자금융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BBC와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라이벌 업체에겐 “경고사격”이라고 표현했다. 이어서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 전쟁이 진행 중인 샌드박스에서 좋은 플레이를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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