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생보사들의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것을 비롯해 기존 자회사형 GA 보유 생보사들도 GA 영업채널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사전 준비에 한창이다.
생보업계, 인수합병·조직개편 등으로 GA 경쟁력 강화 움직임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생명의 판매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국내 GA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피플라이프 대표이사에는 구도교 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가 선임됐다. 이번 인수로 한화생명은 GA 3개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를 보유하게 되면서 설계사 2만5000여 명의 강력한 판매채널을 구축하게 됐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역량과 77년 업력 기반의 다양한 교육플랫폼 및 상품군을 경쟁력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GA업계 확장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이번 피플라이프 인수는 설계사 몇 명, 월 보험료 몇 억 등 단순히 규모의 확대가 아니다. 고객과 설계사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GA시장에서 공정한 경쟁과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존 자회사형 GA채널을 확보 중인 생보사들도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KB라이프생명은 GA 자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통해 GA 시장 영향력 강화에 나선다.
KB라이프생명은 최근 실시된 ‘2023년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Full Care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이라는 중장기적 목표 아래 △ 차별화된 상품 및 비즈니스 전략 전개 △미래 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대 △고객 경험 극대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 △ESG 경영 확대 등을 핵심 전략으로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멀티채널 전략으로 KB라이프파트너스를 비롯해 GA채널에서는 경쟁우위를 통한 선도적 시장지위를 확보해 수익성 중심의 영업체계 구축과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KB라이프파트너스가 프리미엄 아웃바운드 전문 조직으로 성장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신한라이프는 신한금융플러스를 통한 GA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신한금융플러스는 2020년 신한라이프가 100% 출자해 설립했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GA사업 운영 효율 제고’를 계획했다. 사업부문별 경쟁력 고도화를 통해 시장점유율(MS)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EO 역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GA 부문 대표로 신한라이프에서 FC1사업그룹장을 역임한 곽희필 대표를, 텔레마케팅(TM) 부문 대표로는 전략기획팀장을 거친 임현진 대표를 선임했다. 기존 신한라이프에 있던 TM 영업지원 조직도 올해부터 신한금융플러스에 합류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TM 부문 분리는 대표도 각자 대표로 선임된 만큼 영업 관리를 좀 더 디테일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GA 규모 키우기에 나선 사례도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 4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삼성생명이 전액 출자해 2015년 5월 설립된 회사다.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삼성생명의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 대한 누적 총출자액은 총 800억 원으로 늘었다.
GA 경쟁력 강화 이유는… 영향력 커진 ‘GA 시장’ 때문
이처럼 생보업계가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 등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생보업계의 영업환경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시장에서 GA 경쟁력이 커지면서 모회사인 생보사는 보험상품의 제조에 집중하고 영업채널은 시장 영향력이 커진 GA에 힘을 실어 경영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실제 보험시장에서의 GA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발표한 ‘최근 5년간 보험 모집채널별 판매현황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보험설계사는 총 62만명으로 최근 5년간 GA 소속 설계사는 13.7% 증가한 반면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8.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기준 GA 소속 설계사는 25만명(39.6%),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소속 18만명(28.4%),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17만명(27.2%)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형GA(설계사 500인 이상)의 설계사 유치 및 보험사의 판매 자회사 분리 등에 주로 기인했다는 것이 금감원 측 설명이다. 특히 2021년 생보사의 판매전문 자회사 분리 등의 영향으로 생보사 전속 설계사가 2017년 대비 37%(10만7000명→6만7000명) 급감했다.
제판분리 등의 영향은 수입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보험사 설계사 채널의 수입보험료는 2017년 대비 28.2% 감소한 데 반해 GA 채널의 수입보험료는 같은 기간 4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GA채널을 통한 판매비중은 생보업계가 더 크게 늘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GA시장 구조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GA채널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비중(신계약 건수 기준)은 생명보험 40.4%, 손해보험 58.2%였다. 10년 전인 2011년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비중은 각각 27.6%, 51.7%였다. GA에 소속된 설계사 인력은 2021년 말 기준 24만명으로 전체 설계사 인력의 58.2%를 차지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제판분리의)가장 큰 배경은 설계사들의 GA로의 이탈”이라며 “상품개발과 판매 분리로 조직 업무 효율성을 높여서 비용절감 및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고 생손보 이종상품 동시 취급을 통해 GA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GA 설립 움직임 이어진다”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GA 설립을 통한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보험사는 현행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 공급으로는 GA나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판매자회사 설립 확대를 통해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GA시장은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단순·저가 상품 판매 위주의 시장과 기존의 대면인력 중심으로 전문화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세분화될 것”이라며 “보험사는 이러한 GA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기능 분화현상을 주시하고 상품개발 및 판매전략을 세밀하게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도 “대형 GA들과 경쟁이 가능한 중대형 생보사 위주로 (GA 경쟁력 강화 노력이) 이뤄질 것 같다”며 “당장은 손실을 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GA 시장 확대를) 지속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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