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한라이프·하나생명·NH농협생명 등 금융지주사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생명보험업계는 실적이 악화되며 호실적을 기록한 손해보험업계와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새로 선임된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대표들 앞에 놓여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생명보험업계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IFRS17 등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인한 영향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세대교체를 통한 인적 쇄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공통된 숙제 “확대된 불확실성 잡아라”
지난해 말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이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신한라이프는 그룹의 퇴직연금사업 그룹장을 맡고 있는 이영종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생명 사장으로 임영호 하나은행 부행장을, NH농협금융지주는 윤해진 NH농협은행 신탁부문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했다.
이들 앞에는 공통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생보업계의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다. 최근 생보업계는 금리인상에 따른 보험료수익 감소 등 전체적인 수익 감소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생보사들은 2조94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3%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손보사들은 4조8175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22.3%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수입보험료도 줄었다. 지난해 1~9월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77조6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5546억 원(-5.5%) 감소했다. 보장성보험(+2.6%)과 퇴직연금(+3.3%) 판매가 증가했으나 저축성보험(-6.0%)과 변액보험(-29.8%)은 줄어들었다.
금감원은 “생보사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보험료수익 감소 등으로 보험영업손익이 악화됐고,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처분손익 감소 등으로 투자영업이익도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역시 가시밭길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올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새로운 제도에도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수입보험료는 금융환경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저축 및 투자형상품의 실적 둔화 등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고, 그중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큰 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일반저축성보험과 변액저축성보험의 부진으로 0.3%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장성보험은 종신보험 신규 수요 축소에도 갱신 보험료 중심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하지만 일반저축성보험은 금리 경쟁력 약화로 인한 저축보험 실적 둔화로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라이프, 올해 합병 시너지 효과 보일까
이런 상황에서 각 회사별로 산적한 과제도 풀어나가야 한다. 먼저 이영종 신한라이프 신임 대표의 경우 그동안 물리적·화학적 통합에 주력해왔던 만큼 올해는 본격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물리적 통합에 이어 하반기 ICT통합과 통합HR제도 도입 등 세부적인 결합 작업을 완료했다.
신한금융 역시 이 대표의 추천 이유로 “법적 통합을 비롯해 양사 통합의 세부 과정을 지원하며 쌍방향 소통과 협업 마인드로 구성원들의 신뢰가 높았던 만큼, 내부 결집과 단합을 통해 톱 생보사로의 도약을 꾀하는 신한라이프 CEO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1월부터 시행될 새로운 영업조직 모델 도입을 앞두고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먼저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I)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대면영업채널인 FC1, FC2사업 그룹을 통합했다. DB사업그룹 채널 구조 역시 개편에 나섰으며 고객전략그룹 기능을 재편하면서 물적·인적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사업가형 지점장 운영 지원 강화에 힘쓰도록 했다. 고객지원그룹은 영업현장과 고객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지급·검증 일원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획 업무와 고객경험 혁신 컨트롤 타워 기능을 담당하는 오퍼레이션혁신팀을 신설했다.
이 밖에도 ICT·디지털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DX(Digital Experience)그룹 신설, 전략적 핵심영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기획그룹 개편과 경영기획본부 신설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파트를 ESG기획팀으로 승격시켜 지속가능경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지속적인 혁신과 함께 생명보험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BI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신한라이프를 도약하게 할 새 진용을 구축했다”며 “신한라이프의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토대로 영업, 상품 부문에 대규모로 투자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생명, 존재감 높이자… 새로운 변화·도약 모색
임영호 하나생명 신임 대표의 경우 사업다각화 등에 따른 규모 확대와 함께 그룹 내 존재감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228억 원)보다 35.8% 감소했다. 다만 2021년 1분기에 반영된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 이익을 고려하면 24.6% 증가했다. 그룹 내 순익 기여도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3분기 비은행 부분 누적 순이익 8310억 원 가운데 하나증권은 2855억 원, 하나캐피탈 2530억 원, 하나카드 1656억 원으로 하나생명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 다각화도 요구된다. 현재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주력 기반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익 규모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채널에 더해 사업다각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하나금융 역시 임영호 후보를 신임 대표를 추천하면서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는 지난해 하나은행 부행장을 지내면서 디지털리테일그룹장과 리테일지원그룹장을 지낸 바 있다. 하나금융 그룹임원추천위원회는 “임 후보가 리테일 및 기업금융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와 함께 글로벌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진취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하나생명보험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모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NH농협생명, 재무건전성 확보 최우선
윤해진 신임 NH농협생명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재무건전성 확보가 언급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3분기까지 영업이익 3716억 원, 당기순이익 244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0%·114% 증가했다.
문제는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 증가 등이 발생하면서 4820억 원 규모의 일시적 자본잠식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 역시 107.3%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법에서는 RBC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권고를 내리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농협생명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 점검을 통해 농협생명의 자본확충 계획 등에 대해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신임 대표 입장에서는 중요한 시기에 농협생명을 이끌게 된 셈이다. 윤 대표는 NH농협은행 신탁부문장, 시지부장 및 지점장,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과 상호 투자심사 및 여신 관련 업무전반을 두루 섭렵한 기업투자 전문가라는 평가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내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전략적 자산운용과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투자수익의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업금융 및 투자, 운용 등의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 능력까지 보유한 윤 내정자는 농협생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생명보험업계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IFRS-17 등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인한 영향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세대교체를 통한 인적 쇄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