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호선 강남역은 남쪽방향으로 바라보면 강남대로를 기준으로 오른편이 서초구, 왼편이 강남구에 속한다. 강남대로의 강남구 쪽 이면도로인 ‘여명길’은 강남역 일대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상권 중에 하나다. 1980년대 강남역 개통 이후 주택가가 형성됐다가 1990년대에 테헤란로에 오피스 상권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대형 상권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강남대로 94길과 96길은 이 ‘여명길’ 남단에서 교차하고 있는 길이다. 강남대로 96길은 강남대로와 바로 맞닿아 있고 강남대로 94길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한국과학기술회관 너머로 뻗어나간다. 강남대로는 전국에서 학원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런 만큼 이 일대는 학원생을 상대로 한 밥집 장사로 한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학생들의 방학에 따라 울고 웃는 강남대로 94길, 96길 상권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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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토요일)과 지난 25일(수요일) 찾은 강남대로 96길과 94길의 유동인구의 차이는 별로 커보이지 않았다. 이 일대는 학원 밀집 지역으로 학원생을 상대로 한 밥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사진은 주중 한낮의 강남대로 96길. ⓒ스카이데일리
“학기 중과 방학 때는 유동인구가 완전히 달라요. 확실히 방학 때의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손님도 훨씬 더 많아서 방학 때 장사가 정말 잘되는 편입니다”
강남대로 96길에서 만난 한 카페의 관계자는 유동인구의 차이를 이처럼 설명했다. 기자는 주말이었던 지난 21일과 주중이었던 지난 25일 강남대로 96길과 강남대로 94길을 찾았다.
기자의 눈에도 학기중인 11월 하순 유동인구는 많지 않아 보였다. 해당 길에서 만난 한 상인은 “우리도 시간대별과 주중 및 주말별로 찾아오는 고객의 수를 분석하려고 했으나 큰 차이가 없어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다만 방학 때와 학기 중은 유동인구의 차이가 커서 그런지 우리 가게를 고객 수의 차이가 확연히 보였다”라고 말했다.
강남대로 94길 인근에 위치한 대형 학원의 영어 강사 역시 “학기 중과 방학 중의 수강생의 수는 큰 차이가 난다”면서 “특히 내가 가르치는 토익의 경우 대학생들이 졸업 혹은 취업준비용으로 강의를 듣는 편이기 때문에 학기 중과 방학 중의 학생 수의 편차가 더욱 큰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학생들 중에는 방학에는 고등학생도 조금 수업을 듣기도 하지만 있지만 방학 중에나 학기 중에나 학원생의 대부분은 대학생 등 성인이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인근 영어 학원에 꾸준히 다녔다는 20대 남성도 “여기는 정말 방학 때와 학기 중의 학생이 수가 큰 차이가 난다”면서 “방학 때는 큰 강의실의 맨 뒤까지 꽉 차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학기 중에는 강의실의 1/3도 안차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스터디 등을 통해 학기 중과 방학 중의 학생의 상태를 비교해보면, 방학 중에는 학교를 쉬는 동안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많다”면서 “반면 학기중에는 학교를 휴학하거나 졸업하고 강의를 듣는다고 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3000원 부대찌개 등 학생 상대 저가 식당·가게 우후죽순
강남대로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역 바로 옆은 토지 3.3㎡당 5억원, 조금 떨어지면 3억~4억원, 이면도로는 1억~2억원 수준이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금싸라기 땅인데 강남대로 94길 등은 학생 상대 장사라서 3000원짜리 찌개도 판다”고 말했다.
이런 상권의 특성상 학생을 상대로 하는 다양한 식당, 가게 및 학원들이 강남대로 96길과 강남대로 94길에 분포해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가게로 ‘강남분식’이라는 식당이 있었는데, 이 가게는 강남이라는 매우 비싼 상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떡라면 2500원, 부대찌개 3000원 등 저렴한 가격을 자랑했다.
‘강남분식’의 관계자는 “식당이 지하에 있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다”면서 “따로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서 조리하고 가게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식당에는 다른 종업원이 보이지 않았고, 손님이 직접 음식을 가져다가 먹어야 했다.
▲ 기자가 찾은 11월 하순은 학기중이어서 낮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어보였다. 상인들의 말에 의하면 방학에는 유동인구가 급증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들이 많았다. 사진은 저렴한 가격의 식당들의 가격표. ⓒ스카이데일리
학생들이 몰리는 여름과 겨울 방학에만 점심영업을 한다고 하는 술집도 있었다. 저녁과 밤에만 장사가 가능한 술집이 낮에 한식 뷔페 혹은 다른 점심용 일품메뉴 등의 영업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풍속도이다.
식당 겸 술집인 ‘여기미술관’은 여름과 겨울에만 점심영업을 했는데 11월 하순 즉, 학기 중에는 점심을 판매하지 않고 저녁에만 영업을 했다.
‘여기미술관’ 관계자는 “방학 중에는 낮에도 유동인구가 많아 점심에도 장사가 되지만 학기 중은 유동인구가 적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영어·중국어 기본, 프랑스어에 피아노 학원까지 각양각색 학원 성업
학생 대상의 다양한 가게들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학원들이 즐비했다. 중국정부가 직영하는 유일한 중국어 학원인 ‘공자학원’이라거나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외국어 학원인 ‘YBM어학원’이 강남대로 94길, 96길 인근에 위치해있다.
대형 학원뿐만 아니라 ‘브리티시어학원’, ‘이얼싼 중국어’, ‘미키IELTS’, ‘프로차이나’ 등 중소 규모의 작은 영어·중국어 학원도 골목 곳곳에 보였다. 거기에 ‘라윤 프랑스어학원’, ‘번체어학원’ 등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안배우는 편인 프랑스어나 대만어 등 소수 언어를 가르치는 학원과 ‘한진유학’, ‘유학K’등의 유학원 등이 있었다.
▲ 강남대로 일대는 대형, 중소형 규모의 다양한 학원이 밀집해 있다. 영어 및 중국어 학원부터 유학원, 피아노 및 미술 등 취미 예술학원까지 여러 종목의 학원들이 즐비했다. 사진은 강남대로에 위치한 다양한 학원들의 간판. ⓒ스카이데일리
‘강남에듀 평생교육원’이나 ‘그린컴퓨터아카데미’ 등 IT학원과 ‘피아노 리베로’ 등 피아노 학원 등 취미 예술학원이 있었다.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의 과목중 하나인 생물학을 가르치는 ‘BM생물학’ 학원도 있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알파벳 스터디룸’, ‘스스로 스터디룸’ 등의 스터디룸도 있었다. 학생들의 휴식을 위한 ‘꿀잼코믹스’와 같은 만화방 등도 위치했다.
성인 전문 피아노 학원인 ‘피아노리브레’의 관계자는 “우리 학원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피아노학원과는 다르다”며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피아노 연습을 하기위해서 우리 학원에 올 정도로 성황”이라고 특징을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학원은 취미반이라는 특성상 학기기 중과 방학 중의 학생 수 차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아래층에 운영하는 카페 같은 경우 차이가 큰 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언덕 하나 두고 임대료 차이 2배…권리금, 위 5억·아래 10억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대로 96길과 강남대로 94길의 경우 ‘공자학원’이 위치한 언덕 위와 ‘YBM’이 위치하고 강남대로 및 여명길과 맞닿은 언덕 아래의 월세 차이가 거의 두배가 난다. 언덕 아래가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명길과 가까운 언덕 아래의 경우 학기중 방학중 가릴 것 없이 늘 사람이 북적대지만 언덕 위쪽은 유동인구가 시기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언덕 아래는 1층의 40평 매장이 권리금 10억원, 보증금 2억원, 월세 2000만원이고 윗부분은 동일 크기 매장이 권리금 5억원,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 정도”라며 “이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대부분 가게나 건물주와 협의를 해서 각자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비슷한 액수의 금액을 말했다. 그는 “여명길에 맞닿아 있는 우리 공인중개사 점포의 경우 6평 정도의 면적임에도 월세만 1200만원 정도 한다”며 “이 근방은 카페와 같은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매장은 힘들고 식당과 같이 30분내로 회전이 빠른 매장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로 옆에 지금은 ‘빈프라임’이라는 의류 매장이 있는 점포가 몇 달 전만 해도 ‘카페베네’가 있었다”면서 “여기는 월세가 비싸기 때문에 다른 상권에서 경험을 쌓고 여기 들어와 가게를 차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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