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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196>-강남 구룡마을

극빈촌 사람들 “박원순 못믿겠다” 결사투쟁 긴장

서울 마지막 판자촌 개발 주민 반대속 강행…“거주민 의견 무시에 강경대응”

정성문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1-25 13: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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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서울시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이 수정·가결 됐다. 오랫동안 갈등을 겪었던 구룡마을(사진) 개발이 가시화 됐지만 이에 대한 거주민들의 거센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아 향후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개발 소식이 알려졌다. 그러나 거주민들은 주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서울시와 강경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 서울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 형성된 판자촌이다. 이곳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개발 계획이 논의됐다. 그러나 개발방식 차이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다.
 
지난 17일 서울시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이 수정·가결 됐다. 수립안에 따르면 SH공사가 구룡마을 토지를 모두 수용하고 난 후 개발이익의 일부를 토지주에게 돈으로 보상한다.
 
이번 결정으로 그 동안의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향후 개발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가장 큰 난관은 거주민들의 거센 반발이다. 이들은 서울시가 거주민 의사를 묻지 않고 결정을 내렸다며 크게 반발했다.
 
강남 금싸라기 땅, 향후 2692세대 대단지 아파트 건립 예정
 
2000년대 중반 구룡마을에 대한 본격 논의가 이뤄지면서 구룡마을 소재 관할구인 강남구는 여러 차례 걸쳐 민영개발안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이를 번번이 반려했던 서울시는 2012년 미분할 혼용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을 발표했다. 미분할 혼용방식은 사업시행지구를 분할하지 않고 수용·사용 방식과 환지 방식을 혼용한 방식이다.
 
 ▲ ⓒ스카이데일리

수용·사용 방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해 개발하는 방식이고, 환지방식은 토지가 수용된 토지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대신 개발구역 내 조성된 땅을 주는 보상방법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서울시 미분할 혼용 방식의 도시개발사업 발표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논의 끝에 2014년 SH공사의 100% 수용 공영개발 방식을 서울시가 수용하면서 개발 사업이 재추진됐다. 서울시는 약 2년 후인 지난 16일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했다. SH공사는 2020년 12월 말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결정에 따라 26만6304㎡(약 8만557평) 구룡마을에는 새로운 아파트가 건설된다. 구체적으로 주거용지 45.5%, 도시기반시설용지 50.5%, 기타시설용지 4%로 개발된다. 총 2692세대 중 임대는 1107세대다. 원주민은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가 가능하다. 원주민이 입주하고 남은 세대분은 분양으로 전환된다.
 
이번 결정안에 대해 강남구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서울시와 SH공사와 협력해 신속한 주민이주대책 수립으로 공사기간 중 임시거주 임대아파트를 제공해 거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 구룡마을 곳곳에 도시개발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이 확정됐다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그러나 구룡마을 거주민의 상당수는 서울시가 개발계획을 결정하면서 주민들과 대화를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스카이데일리

강남구청은 환영했으나 구룡마을 주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구룡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곳에서만 20년 넘게 살았는데 동네 곳곳에 플래카드가 걸린 것을 보고 개발계획이 확정된 것을 알았다”며 “주민한테 말 한마디 안하고 일방적으로 개발계획을 짜는 것이 어딨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담당자는 “거주민과의 대화가 안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서울시가 본인들의 입장을 100% 수용하지 않으니까 소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와 주민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구룡마을 주민은 “판자촌에 사는 사람 대부분이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다”며 “향후 사업 진행을 위해 강제 철거라도 시도할 경우 제2의 용산참사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구룡마을 주민 84% 서울시 도시개발 사업방식 반대 의사 표시
 
서울시가 결정한 공영개발 방식에 대해 구룡마을 주민 대다수가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구룡마을 거주민연합은 지난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전세대 의견을 전수소사했다. 조사 결과 984세대 중 832세대가 이번 사업 개발 방식에 대해 반대 표를 던졌다. 비율로는 84%가 넘는다.
 
거주민연합이 주장하는 골자는 주민들의 성공적인 재정착을 위해 선택의 가짓수를 늘려달라는 것이다. 자격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는 특별분양을, 재정착이 진짜 목적인 원주민에게는 임대 후 분양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입장이다.
 
 ▲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 사업을 2017년 실시계획 인가, 2018년 착공, 2020년 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총 2692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이 중 1107세대는 임대한다. [구룡마을 조감도, 사진=서울시]
 
이강일 거주민연합 부회장은 “우리가 개발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개발방식은 거주민들의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며 “서울시 안은 영구임대 아파트와 국민임대 아파트 두 가지 경우의 수만 있는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보상법’만이라도 적용시켜서 특별분양이나 임대 후 분양까지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보상법’은 1989년 1월 이전 무허가건축물의 소유자가 공영개발로 퇴거할 시 이주대책대상자에 포함시키는 법이다. 이 법을 적용시키면 공익사업 시행자는 이들 이주민에게 주택을 공급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해야 한다.
 
거주민연합회 한 관계자는 “내가 구룡마을로 주민등록 이전을 한 것이 1986년이다”며 “구룡마을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보상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입장은 거주민연합회와 180도 달랐다. 서울시는 구룡마을에 1989년 이전 건축물이 있었다고 증명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도시활성화과 담당자는 “해당법이 적용되는 것은 건축법이지 주민등록법이 아니다”며 “주소지를 옮겼다고 해도 거주민이 건축물에 살았는지 공작물에 살았는지는 실사를 해 봐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서울시가 제사한 저렴한 임대료 역시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구룡마을 주민 지모씨는 “몸이 불편해 일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서 아무리 싼 임대료라도 부담이 된다”며 “강남이다보니 서울시가 하는 저렴하다는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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