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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국내 첫 민간고속열차(SRT) 탑승 르포

KTX 타다 SRT 타보니…“빠르면서 싸고 편해요”

소음·흔들림 조용히 330km 주파…넓은 좌석폭에 초고속인터넷 ‘매진열풍’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2-16 14: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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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의 ‘2015 철도 통계 연보’에 따르면 KTX이용객은 지난 2013년 5400만명에서 2014년 5600만, 2015년 5900만명으로 증가했다. 고속철을 대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코레일이 일방적으로 혜택과 서비스를 줄여도 고객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 측에서는 2013년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고속철도 일부노선을 민영화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지난 9일 마침내 민간운영 고속철도 SRT(Super Rapid Train)가 개통됐다. SRT의 운영을 맡은 회사는 주식회사SR이다. SR은 지난 2013년 철도민영화 추진 당시 반대여론에 부딪힌 정부가 마련한 일종의 절충안적 성격을 지녔다. 공적자금으로 만들어진 회사지만 코레일과는 달리 독립적인 운영권을 보장받은 민간 사업자다. 주주 구성은 한국철도공사(41%), 한국산업은행(12.5%), 중소기업은행(15%),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31.5%) 등이다. SRT는 수서, 동탄, 지제 이후 천안·아산부터는 KTX와 노선과 동일한 노선을 운영한다. 이 때문에 KTX와 SRT의 경쟁이 앞으로 더욱 과열된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KTX와 SRT의 차이점과 고속철도 사업 전망을 살펴보기 위해 SRT동승 취재를 했다.

 
 ▲ KTX의 새로운 경쟁자인 SRT(Super Rapid Train)가 지난 9일 운행을 시작했다. 민영업체인 주식회사 SR이 운영 중인 SRT는 가격, 속도, 시설, 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KTX보다 뛰어나 승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SRT의 출발역인 수서역 ⓒ스카이데일리

최초의 민간운영 고속철도 SRT에 대한 강남권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9일 개통 당일부터 매진 열차가 등장해 지난 주말(10~11일)에도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호평이 줄을 이었다.
 
전반적으로 KTX에 비해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RT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과 속도다. SRT는 경부선 호남선 모두 KTX에 비해 약 10% 저렴한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다. SRT의 서울-목포 노선 요금은 4만6500원(특실 6만7400원)이고, 서울-부산은 5만2600원(특실 7만6300원)이다. 반면 KTX는 각각 5만2800원(7만3900원), 5만9800원(특실 8만3700원)이다.
 
속도면에서도 SRT는 KTX를 능가한다. 수서부터 목포까지 SRT의 소요시간은 2시간 11분인 반면 KTX는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 경부선의 경우도 SRT는 부산까지 2시간 15분 소요되지만 KTX는 평균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가격, 시간, 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SRT의 등장은 강남권과 경기 동·남부에 거주중인 고속철도 이용객 대부분을 끌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SRT를 이용한 고객들 중 대부분이 강남권에서 거주중이거나 근무 중이었다.
 
송파에 거주중인 유민아(가명·27)씨는 “KTX의 가장 큰 단점은 용산역과 서울역까지 가는 길이 번거롭다는 점이다”며 “역까지 이동시간까지 계산하면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크게 나은 점이 없기 때문에 KTX는 잘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잠실 소재 회사에서 근무 중인 이민형(29)씨는 “용산역이나 서울역보다 수서역이 가깝기 때문에 이용하게 됐다”며 “앞으로 회사에서 출장갈 일이 있으면 SRT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자료: 코레일, SR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SRT의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지자 KTX 역시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KTX는 ‘셔틀버스’를 새롭게 도입하고 3년 만에 마일리지를 부활시켰다. 코레일은 계속되는 적자에 2013년 마일리지 제도를 없애고 2014년에는 주중과 역방향 할인제도를 없앤 바 있다. 새로운 경쟁체제가 도입됨에 따라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증가되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영화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고 노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공성을 과도하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는 경쟁은 고객 편의를 증진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레일 이외의 철도 운영 사업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부의 전략이 적중했다”며 “잦은 사고와 실적 부진 등의 문제가 개선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예매부터 하차까지 탑승 전과정 호평…“KTX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
 
실제 SRT를 이용해보니 탑승 전부터 탑승 후까지 고객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노력의 흔적들이 엿보였다. SRT는 철도 이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예매 방법부터 KTX와 차이점을 보였다. 기자는 가장 보편화된 예매방식인 ‘모바일 예매’를 이용했다.
 
SRT고속열차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출발지와 목적지를 조회하니 예약가능한 열차 목록이 화면에 나타났다. 현재는 경부선(수서-부산), 호남선(수서-목포) 두 가지 노선만을 운영하기 때문에 쉽게 원하는 열차를 찾을 수 있었다. 하루 운행 횟수는 경부선 40회(왕복 80회), 호남선 20회(왕복 40회)다.
 
 ▲ SRT는 예매 및 탑승과정부터 KTX와 차이점을 보였다. 표 예매시 행선지, 동승자에 맞게 호차를 선택할 수 있다. 또 SRT수서역의 승강장은 지하철 3호선 수서역과 지하보도로 곧장 연결돼 있어 뛰어난 접근성을 보였다. 사진은 SRT예매화면(왼쪽)과 수서역 연결통로 모습 ⓒ스카이데일리

예약버튼을 누르니 낯선 화면이 나타났다. 1호차부터 8호차까지 호차별로 남은 좌석 수와 호차별 특징이 설명된 ‘호차 선택화면’이 나왔다. 1호차 기저귀 교환대, 2호차 장거리 전용, 4호차 교통약자배려석, 5호차 유아·어린이 동반석 등 각 호차별 구분들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호차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기자는 장거리 전용칸인 2호차를 선택한 후 목포행 예매를 완료했다. 예매는 회원/비회원 방식 모두 가능하다.
 
SRT의 출발역인 수서역은 지하철 3호선 수서역과 바로 연결돼 있다. 지하철 하차 후 지상으로 나갈 필요 없이 무빙워크 등을 이용해 기차 플랫폼까지 이동 가능하다. 이동시간은 약 5분 내외가 소요된다. 이동 중이던 변대호(58)씨는 “서울역은 지하철역에서 기차역까지 거리가 먼데 수서역 지상으로 번거롭게 올라갈 필요가 없이 바로 연결돼 있어서 편리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SRT수서역은 지하 2층과 지상 3층 규모다. 3호선 수서역과 연결된 지하 2층에는 매표소, 대기실, 승강장 등이 있다. 지하 2층보다 큰 지하 1층은 매표소, 대기실 외 고객라운지가 있다. SRT전용역에 마련된 고객라운지에는 TV, 유무선 인터넷, PC 서비스가 제공된다. 당일 특실 이용고객과 SRT어플리케이션 회원, SRT제휴카드(우리카드, 신한카드) 회원 등이 이용가능하다.
 
SRT열차는 총 8개의 호차로 이뤄져 있다. 3호차(특실)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객차는 일반석이다. 일반실에 있는 좌석 외형은 KTX와 유사하지만 좌석간 간격이 넓어졌다. KTX에 비해 약 6cm 가량 넓어 다리를 편하게 필 수 있었다.
 
좌석 간격이 넓어진 만큼 등받이를 젖히는 것이 용이해졌다. 기존 KTX는 사실상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점이 크게 개선 된 것이다. SRT 일반석은 37도, 특실은 41도 가량 등받이를 젖힐 수 있다. 흔들림과 소음 부분도 KTX에 비해 개선됐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여행 목적으로 SRT를 탑승한 최형섭(81)씨는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있어 좌석 자체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와이파이, 콘센트, 냉·온장고 배치 등 기타 부대시설 눈에 띄게 개선
 
기타 부대 서비스도 KTX에 비해 개선됐다. KTX에서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 지적됐던 무선인터넷 문제가 해결됐다. 기존 KTX에서 제공되던 무선인터넷은 속도가 느리고 빈번하게 끊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SRT는 KTX에 비해 용량은 2배, 속도는 8배 이상 향상됐다.
 
 ▲ SRT는 KTX보다 좌석 앞뒤 간격이 넓어 좌석 등받이를 부담없어 젖힐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노트북과 휴대폰에 전력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좌석마다 있으며 열차 사이에는 냉장고와 온장고가 비치됐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일반실, 특실, 콘센트, 냉장고 ⓒ스카이데일리

충전 콘센트가 배치돼 사무를 보는 고객의 편의도 증진됐다. 콘센트는 앞좌석 뒷부분과 본인좌석 아래에 각각 하나씩 설치됐다. 목포로 출장을 가던 장민우(가명·53)씨는 “콘센트 때문이라도 앞으로 SRT를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숙(46) 씨는 “SRT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박 씨는 “KTX를 이용할 때는 중앙 통로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아서 불편했는데 SRT은 게 장거리 여행자용 호차를 따로 마련해 업무에 방해받지 않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 KTX와 다른 서비스로는 승무원을 호출할 수 있는 ‘승무원 호출 메시지’, 객차 내 냉장고와 온장고 배치 등이 있다. 화장실은 크기와 청결 면에서 KTX보다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교통약자 배려칸에는 다른 일반실과는 달리 좌석에 목베개가 있었다.
 
특실은 이름 그대로 일반실보다 앞뒤 간격, 좌석 크기 모두 넓었다. 특실에는 쿠키, 견과류, 가글, 물티슈 등이 제공된다. 승무원에게 요청시 신문 및 수면안대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실 고객인 정준모(54) 씨는 “KTX를 탈 때도 특실을 이용하는 편인데 SRT 특실이 보다 편리하다”며 “목베개가 있고 바닥이 평평하고 턱이 없는 점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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