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5 08:34
뉴스 > #E fact > 유통·물류·광고
[현장진단]-청량종합도매시장 덤핑거래 르포
한류제품 민낯…불량·유해 묻지마 땡처리 만연
유통기한 지난 제품 버젓이 판매…전문가 “피부에 직접 닿아 위험”
김성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12 13:55:26
일명 ‘깡통시장’이라고 불리는 청량종합도매시장은 각종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시장이다. 이 시장은 지난 1970년대 인근 경동시장 상인들을 위해 제품들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가게가 생겨난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1980년대 초부터 시장의 규모가 확장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가장 저렴하기로 소문난 청량종합도매시장은 그동안 덤핑거래, 탈세 목적의 무자료 거래 등의 온상으로 불리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거의 임박한 ‘불량 제품’까지 판매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더욱 거제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청량종합도매시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을 직접 취재했다.

 ▲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판매해 소위 ‘깡통시장’이라고 불리는 청량종합도매시장은 그동안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덤펑거래, 무자료 거래 등이 대표적이었다. 최근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까지 버젓이 판매돼 ‘불량 제품’논란 까지 불거져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상당수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의 본사로 그 책임을 돌리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청량종합도매시장 입구 ⓒ스카이데일리

대기업 식료품·생활용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청량종합도매시장에서 일부 유통기한이 지난 생활화학용품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 스카이데일리 취재결과 드러났다. 소위 말하는 ‘불량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제품은 시중에 유통되는 과정에서 유통기한만 바뀐 채 새제품처럼 팔릴 가능성이 커 사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제품 본사에게 그 책임을 돌리는 여론도 적지 않아 주목됐다. 소비자들에 대한 신뢰 차원에서라도 제품 생산자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회사의 이미지 추락이 불 보듯 뻔 한 상황에서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의혹 어린 시선도 일고 있다.
 
소비자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재고 제품의 경우 생산·유통업자 모두에게 골칫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의로 방치하거나 혹은 유통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인체와 직접 맞닿는 불량 생활화학제품 버젓이 유통…전문가들 “유해 가능성 충분”
 
유통업계 및 소비자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청량종합도매시장’은 과거부터 덤핑제품 판매로 악명 높았던 곳이다. 속칭 ‘깡통시장’, ‘삥시장’, ‘깡시장’, ‘땡처리시장’ 등으로 불리며 다양한 제품들이 싼 가격에 거래돼 왔다. 유통가의 논란거리로 불려 온 속칭 ‘밀어내기’ 제품들의 최종 종착지로 평가받았다.
 
광고
최근 들어서는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혹은 얼마 남지 않은 제품들이 싼 값에 거래돼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자칫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식·음료제품은 물론, 비누·세제 등 생활화학제품들의 경우도 피부와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시장 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덤핑 제품들 중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도 상당수 존재했다. 이는 다른 제품들과 함께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지만 대기업 제조업체들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유통기한이 지난 덤핑 제품들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식·음료제품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유통기한이 지켜지고 있었다. 하지만 생활화학제품들의 경우 유통기한 자체가 무시된 채 일반에 판매되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일반적으로 화학제품들의 경우 제품 원료 등을 감안해 유통기한이 정해진다.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 모든 제품이 즉각적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중유통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제품’ 중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활화학제품 전문 기업인 LG생활건강, 애경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한 도매상에 쌓인 상자를 살펴봤다. LG생활건강이 출시한 가루세제 ‘뉴수퍼타이’가 쌓여있었다.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은 지난달 4일까지였다. 인근의 다른 도매상을 찾았다. 지난 2월 14일까지가 유통기한이었던 LG생활건강 주방용세제 ‘자연퐁’ 상자들이 한 가득이었다.
 
또 다른 매장에서는 지난해 9월 29일까지가 유통기한인 애경 ‘스파크’와 지난 3월 2일 이후 유통이 불가했던 ‘케라시스’ 제품 등도 버젓이 비치돼 있었다. 이들 제품들은 1상자 당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초반에 거래됐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식료품에 비해 생활화학제품 유통기한에 다소 둔감한 편이다. 이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제품’은 아무런 제재 없이 거래되고 또 노출되기도 쉽다. 하지만 생활화학제품 역시 샴푸, 세재, 비누, 치약 등 인체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제품들이 많아 안심할 수 없다. 소비자들 역시 놓치고 넘어가기 쉽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질 수 있다.
 
이에 담당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유통기한이라는 것은 제조년월로부터 몇 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인체에 직접 맞닿는 이러한 의약외품 등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것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때문에 유통·판매 등을 법으로 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 관계자는 “식품, 생활용품 등 모든 제품들은 부패·변질을 지연하기 위해 생산과정에서 방부제 등을 사용하고 있다”며 “부패·변질이 지연되는 기간 내에는 제품을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의미로 사업자들이 유통기한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러한 제품들은 대게 화학물질이 첨가된 제품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지났거나 변질된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경우 사람의 인체나 환경에 해가 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소비자 피해로 귀결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제품 안전 기준 등을 마련해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청량종합도매시장 내 제품들은 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헐값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덤핑 제품들을 실은 화물차(사진) 등이 시장 곳곳을 오가며 제품들을 싣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유통기한이 지나 인체에 유해한 생활화학제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데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본사 차원의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에 대한 신뢰 차원에서라도 제품 생산자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본사 차원의 암묵적인 동조하에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비자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신들이 제조한 상품이 인체에 유해한 ‘불량제품’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LG생활건강 제품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국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해외 소비자들이 알기라도 한다면 국가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작 제품 제조사들은 ‘현실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유통되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으나 대리점 영업소 이후 유통과정에 대해 100% 파악하기란 사실 상 불가능하다”며 “영업사원들이 직접 맡은 구역을 관리·감독하고는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전부 다 파악하기 힘들어 제품 교환·환불 등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도 못 밝히는 ‘묻지마 제품들’ 가득…유통 질서 망치는 ‘삥시장 혹은 깡시장’
 
청량종합도매시장을 찾았다. 유통도매상점들마다 식료품과 생활화학용품 등이 건물 천장 높이 만큼 쌓여 있었다. 가게 앞은 도매상들에 물건을 내다 팔기 위해 주차된 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상자단위로 판매된다는 제품들은 대형마트·편의점 등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신라면큰사발(16개입)’ 1상자의 가격을 알아봤다. △A업체 1만2400원 △B업체 1만2600원 △C업체 1만3400원 등이었다.
 
 
 ▲ 청량종합도매시장에 줄지어 있는 상점들은 대부분 박스 채로 된 제품들을 건물 천장 높이만큼 쌓아놓고 있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다른 유통업체보다 약 30~5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러한 제품들 중 상당수는 덤핑으로 나온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청량종합도매시장 내 위치한 도매상점들 ⓒ스카이데일리

일반적으로 1만2000원에서 1만4000원 사이에 거래됐다. 개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800원대 안팎으로 추산됐다. 온라인 최저가 제품(990원)보다도 150원 남짓 저렴했다. 일반 편의점·대형마트와 견줄 경우 가격차는 더 벌어졌다. 라면뿐 아니라 각종 음료·스낵·분식류 등 역시 마찬가지로 판매되고 있었다.
 
도매상 한상진(44·남) 씨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물건들을 구매할 수 있다”며 “실제 우리의 주 고객들 역시 동네에서 슈퍼 등을 운영하는 소매상들이다”고 말했다.
 
도매상 이 모(61·남)씨는 “대부분 제품들의 경우 각 업체 대리점영업소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며 정상적인 제품임을 강조했다. 보다 명확한 유통경로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계약상 비밀이다”며 “도매상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수차례에 걸쳐 똑같은 질문을 던지자 그제야 이 씨는 “가끔 각 대리점 영업소 직원들이 헐값에 내놓은 제품들이 있으면 제품을 사들여 되팔기도 한다”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변하기 때문에 유통되는 제품들의 출처를 알기란 사실 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도매상 마 모(37·여)씨는 “영업소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 같은 방법을 통해 들여온 제품은 대형마트 등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매상 김 모(56·여)씨는 “유통경로 탓에 가격이 저렴하며 시중보다 적게는 20~30%, 많게는 50%까지 저렴한 가격이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말과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종합한 결과 대부분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얼마 남지 않는 이른바 ‘땡처리’ 제품들이었다. 소위 말하는 ‘덤핑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었다. 실제 상인들은 거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오로지 현금만을 요구했다. 현금영수증 역시 거부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청량종합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 중 상당수가 덤핑제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덤핑이 이뤄지는 삥시장은 청량종합도매시장 외에도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10여 곳이 성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56,531 ▶
어제 163,253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