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현장진단]-에이비앤비 변종 영업 실태와 숙박업계 책임론

무차별 요금폭탄 발단, 주택가 곳곳 변종 숙박업

한 건물 내 가정집·숙박업체 공존, 고성방가·쓰레기투기 등 부작용 심각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02 18:57:19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공유경제’는 지난 2008년 로런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학교 법학과 교수에 의해 탄생한 용어다. 생산된 제품을 여러 사람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소유 등의 개념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공유경제 하에서는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만큼 빌려 쓰면 되기 때문이다. 공유경제는 IoT, 인공지능, 핀테크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도 친숙한 쏘카,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근 공유경제 개념에서 출발한 일부 서비스가 점차 변질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숙박 공유 플랫폼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논란의 단초가 됐다. 소유 대량생산 등 공유경제와는 대비된 일반 숙박업의 형태로 변질됐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부작용 피해도 속출하고 있어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변질 사례와 그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홍익대학교 인근 서교동, 상수동, 합정동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변종 숙박업체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일반 주택이 숙박업에 이용되는 경우가 빈번해 같은 건물 내 주민들은 소음, 쓰레기, 범죄 우려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서교동 주택가 ⓒ스카이데일리
 
최근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유경제’라는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오피스텔형 숙박업체가 등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일반주택의 한 호실을 대여해 영업하는 변종 숙박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숙박업계 안팎에서 부작용의 심각성이 더해지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한 변종 숙박업의 등장 배경에 ‘바가지요금’ 등을 일삼았던 기존 숙박업체의 불합리한 행태가 자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기존 숙박업체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2008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설립된 기업이다. 공유경제 개념을 바탕으로 한 ‘숙박 공유 플랫폼(운영체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경제’란 생산된 제품을 여러 사람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일컫는 단어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수 있다.
 
호스트라 불리는 집주인은 자신이 사용하지 않거나 비어있는 공간을 에어비앤비에 올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 숙박을 원하는 수요자는 호스트(집주인)가 설정한 가격을 숙박비처럼 지불하고 약속한 기간동안 자신의 집처럼 사용하면 된다. 일반 숙박업체에 비해 이용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일반 가정주택 건물 내 변종 숙박업체 속출…각종 부작용 피해는 ‘주민 몫’
 
‘공유경제’라는 신개념 숙박서비스를 내세운 에어비앤비는 잉여공간의 활용, 저렴한 가격 등의 장점 덕분에 출범과 동시에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전 세계 총 게스트는 1억6000만명 이상이며, 숙소는 300만 개 이상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에어비앤비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이 쓰지 않는 공간’이 아닌 ‘영업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수요자들에게 대여해주는 기업 및 개인사업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게 논란의 단초가 됐다. 에어비앤비가 인기를 끌면서 숙박업체로 등록한 건물이 아닌 일반 가정집, 혹은 오피스텔 등까지 전문 숙박업으로 활용됐다.
 
이들 변종 숙박업의 경우 일반 거주 지역 내에서 영업이 이뤄졌는데, 고성방가·길거리흡연·쓰레기무단투기 등의 문제가 빈번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됐다. 같은 건물 내에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의 경우 범죄에 대한 공포감까지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아 우려감은 더해졌다.
 
▲ 한 호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변종 숙박업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 인근에는 정돈되지 않은 쓰레기와 담배꽁초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묶은 것으로 추정되는 호실 앞에는 맥주캔과 클럽 입장용 ‘형광팔찌’ 등도 발견됐다. 사진은 에어비앤비 숙박업으로 사용되는 건물 인근(위)과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한 다세대주택에서 거주 중인 김진섭(28·남) 씨는 같은 건물 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변종 숙박업소로 인해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에 따르면 새로 들어온 세입자는 자신의 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등 처음부터 평범한 임차인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로부터 얼마 후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1층 호실을 찾았다. 그들은 시끄러운 소음을 만들기 일쑤였다. 분리수거가 전혀 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건물 앞에 나뒹굴기 시작했다. 건물 내에서 흡연을 일삼는 관광객들 때문에 비흡연자인 김 씨는 담배연기로 인해 두통증상을 겪기도 했다. 며칠 뒤 김 씨는 1층이 에어비앤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성방가, 싸움, 흡연, 쓰레기 등 부작용 심각…범죄 위험에도 사실상 무방비
 
마포구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상수동, 합정동, 서교동 등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한 변종 숙박업소가 다수 존재한다. 홍익대학교와 인접해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어비앤비에 이들 각 동명을 검색했을 때 숙소의 수는 상수동 110개, 합정동 268개, 서교동 300개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검색 당일에 한해서일 뿐 실제 영업 중인 변종 숙박업소는 더욱 많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김 씨가 거주 중인 서교동 다세대주택을 찾았다. 김 씨가 거주 하고 있는 건물에 다다를수록 무분별하게 버려져있는 쓰레기들과 담배꽁초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서교동 인근에 거주하는 오상윤(35·남·가명) 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인근 주택에서 많이들 머문다”며 “소음과 담배 연기 등이 싫지만 참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김 씨가 변종 숙박업소로 지목한 호실 입구에는 각종 쓰레기가 여기저리 널려 있었다. 클럽입장용 야광팔지, 먹다 남은 맥주캔 등 종류도 다양했다. 김 씨는 “주로 외국인들이 방문하는데 소음, 흡연, 쓰레기 등의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며 “한 번은 자기들끼리 집 앞에서 크게 싸운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 수도 점차 늘어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범죄 위험성’에 대해 큰 우려감을 내비쳤다. 김 씨는 “건물에 상주하는 이들도 아니고 심지어 외국인들이니 아무래도 절도, 폭행 등에 위협을 느낀다”며 “아무래도 다세대 주택이다 보니 일반 숙박업소에 비해 치한, 방음 등에 취약한 게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 숙박업계에 따르면 최근 늘어나고 있는 불법 에어비앤비 영업의 배경에는 기존 숙박업체들의 악행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요금을 책정하는 바가지요금 관행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에어비앤비가 급속도로 확산됐고,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겨나게 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위치한 숙박업소들(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아울러 그는 “편법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사용하는 사람을 신고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신고 외에 미땅한 제재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일본에서 에어비앤비 이용객이 성폭행을 당하는 등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변종 에어비앤비 ‘성행’에 숙박업계 ‘책임론’…바가지가격 근절 필요성 대두
 
최근 숙박업계 안팎에서 변종 에어비앤비의 성행이 기존 숙박업계의 잘못된 영업행태로부터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휴가철, 성수기 등에 자행되는 지나친 바가지요금 등으로 인해 에어비앤비가 급속도로 확산됐고, 그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불거져 나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해운대, 경포대 등 휴양지에 위치한 숙박업체의 경우 휴가철마다 매 년 ‘바가지 요금’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강릉 내 모텔이 최고 1박 90만원까지 요금을 책정해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지난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KDI포커스, 공유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에 따르면 숙박공유 서비스 수요자가 거래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저렴한 가격’(58.5%)이 꼽혔다. 이어 문화적체험(34.4%), 호기심(32.7%) 등의 순이었다. 설문은 복수응답으로 이뤄졌다.
 
일반 시민들 역시 에어비앤비의 확산과 부작용의 근본적 원인으로 기존 숙박업체들의 바가지요금을 꼽았다. 합정역 인근에서 만난 허영수(29·남) 씨는 “과거 혼자 국내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에어비앤비를 유용하게 활용했던 기억이 난다”며 “기존 숙박업체는 1박에 10~15만원 가량이 들었는데, 에어비앤비는 약 5만원 가량 저렴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가격대의 맞는 시설을 구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수기마다 묻지마식 가격 인상이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며 “기존 숙박업계의 불합리한 가격이 근절되지 않는 한 에어비앤비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