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성과연봉제 무효소송’에서 승소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공공기관에 도입됐던 성과연봉제는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과연봉제’는 같은 직급이라도 실적에 따라 최대 2배까지 임금 차이를 두는 제도로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한 금융개혁 핵심 정책 중 하나였다. 지난해 예금보험공사를 시작으로 기업은행, 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주요 금융공공기관들은 앞다퉈 성과연봉제를 도입했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 측과 적지 않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반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은 성과연봉제 도입 백지화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이미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공기관들도 ‘재검토’ 수순에 들어갔다. 이들 기관의 행보는 일관성 없이 무조건 정권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중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도 포함돼 있다.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수장 김재천 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김 사장은 경영철학이나 신념 없이 권력 줄타기에만 급급해 대내외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최근 행보와 보유자산 현황(가족포함)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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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재천 주택금융공사(HF) 사장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 출신의 김 사장은 개인 혹은 아내 명의로 수십억원대의 부동산·현금 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사장은 최근 과도한 권력 눈치보기 행보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터라 그의 재력에 대한 관심은 특히 더한 상황이다.
주택금융공사 수장 김재천, 개인 혹은 아내 명의 부동산·현금 자산 108억 육박
부동산업계 및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등에 따르면 김 사장과 그의 아내가 소유한 부동산·현금 자산은 확인된 것만 총 108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90억원, 예금자산 18억원 등이다. 우선 김 사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청담 2차 e-편한세상’의 한 호실을 아내 심모 씨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전용면적은 84.41㎡(약 25평)며 공급면적은 103.39㎡(약 31평) 등이다. 김 사장 부부는 해당 호실을 지난해 7월 매입했다. 매입가는 9억원이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호실의 현재 시세는 약 11억원 가량이다. 김 사장 부부는 불과 1년 만에 무려 2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시현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부동산 자산은 대부분 아내 심 씨 명의로 돼 있다. 심 씨는 지난 2013년 별세한 한국 화학계의 대부 고 심정섭 서울대 명예교수의 장녀다. 심 전 명예교수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구대학 이공학부 조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한국공업화학회 초대 회장으로서 한국 화학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김 사장의 부인 심 씨는 현재 대구 중구 수동 소재 토지 3필지를 가족 2명과 함께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심 씨 명의로 된 토지 면적은 230.66㎡(약 70평)으로 실거래가 기준 약 14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심 씨는 대구 중구 상서동에도 47㎡(약 14평)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곳 토지는 거래 기록이 없어 실거래가는 파악되지 않지만 공시지가는 2억원에 달한다. 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에도 6821㎡(3필지·약 2063평) 규모의 토지도 소유하고 있다. ‘산’으로 분류돼 있는 해당 토지의 실거래가는 약 10억원이다.
심 씨는 형제들과 공동 명의로 빌딩 2채를 소유하고 있다. 우선 그는 대구 중구 수동에 위치한 한 빌딩 한 채를 가족 3명과 공동명의로 갖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다. 연면적 8139㎡(약 2462평) 중 2170㎡(약 656평)가 심 씨 소유다. 심 씨가 명의로 된 빌딩 지분 가치는 약 15억원에 달한다.
심 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빌딩 한 채도 가족 3명과 공동으로 소유 중이다. 해당 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이뤄져 있다. 연면적 1168㎡(약 353평) 중 심 씨 소유 지분은 292㎡(약 88평)에 달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해당 빌딩의 총 시세는 152억원으로 심 씨 명의로 된 빌딩 지분 가치는 약 3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밖에도 김 사장은 약 18억원 규모의 예금자산을 소유 중인 것으로 공시돼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김 사장의 예상 연봉은 약 2억원 규모다.
TK출신 김재천 사장,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강력추진 성과연봉제 입장 선회
부부 소유의 부동산·예금 자산이 무려 108억원에 달하는 김 사장은 최근 과도한 정권눈치보기 행보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성과연봉제 실시 여부를 두고 경영철학이나 신념 없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주택금융공사는 성과연봉제 도입과정에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노동조합 측에서 진행한 찬반투표 결과 85.1%가 반대의견을 표명했을 정도로 내부에는 반발여론이 높았다. 김문호 당시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이 면담을 위해 부산 본사를 방문했지만 김 사장은 사전약속을 깨고 돌연 면담을 거부하기도 하는 등 노조의 반발을 철저히 무시해 비난을 샀다.
김 사장은 지난해 5월 노사합의가 진정되지 않자 사의를 표명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정용배 부사장도 다음날(찬반투표 발표일) 함께 사퇴 행렬에 동참하는 등 주택금융공사 경영진은 노조 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당시 금융위원회가 사표를 반려하면서 김 사장은 단 일주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주택금융공사 이사회는 노사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통과시켰다. 성과연봉제 통과 약 2달 정도가 지나서야 노사합의를 이뤄냈다. 당시 갑작스러운 합의 발표에 일각에서는 노조가 사측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그런데 얼마 전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주택금융공사는 노사합의를 발표한 지 1년 만에 성과연봉제를 재논의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28일 김 사장은 임재동 노조위원장과 ‘2017년도 2분기 노사협의회 합의서’를 통해 보수 및 성과평가 제도를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양측은 노사공동 TF 운영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규정을 개정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 사장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줄타기 논란’을 일으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불과 1년 만에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데 대해 금융기관 발전이나 내부 조직원들의 의중보다는 권력 눈치만 보면서 자리걱정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사장이 취임 초기 박근혜정부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 점은 논란은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대척점에 위치한 박근혜정부와의 연결고리가 아무래도 자리를 보전하려는 김 사장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김재천 사장은 1953년생으로 대구 출신이다.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박근혜정부 시절 득세했던 TK지역 출신인 셈이다. 김 사장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이후 끊임없이 낙하산 의혹을 받아 온 결정적 배경이다. 그는 1977년부터 2012년까지 35년 동안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1985년에는 조사 제1부 조사역을 지냈으며 정책기획부 부부장, 뉴욕사무소 부국장, 금융시장국장, 조사국장, 부총재보 등을 역임했다.
2004년 금융시장국장에 선임될 당시 주변으로부터 “한국은행의 연공서열 관행이 깨지는 신호탄이 될 것 같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김 사장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지난 2009년에는 부총재보에 임명되며 “한국은행이 젊어졌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후 김 사장은 2012년 6월 한국은행을 떠나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에 올랐으며 2년 후 서종대 당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직무 대행을 9개월 동안 하다가 사장직에 올랐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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