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임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110일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안 대표는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51.0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 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안 대표는 당선 직후 대표 수락 연설에서 ‘싸우겠다’는 표현을 11번이나 사용하며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민의당은 내홍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아 야당다운 모습을 내비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그리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실패 안철수 당 대표 출마, 당선 이후 국민의당 내홍 심화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앞서 안 대표는 당 대표 출마 이유로 당의 재건을 들었다. 대선 패배, 문준용 취업 특혜 제보 조작 사건 등의 여파로 지지율이 5%대로 내려앉은 당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소멸론까지 나돌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안 대표의 출마 소식에 국민의당 내 반(反)안철수(이하·반안) 세력은 전방위적인 출마 반대움직임을 보였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등 10명은 직접 안 대표를 찾아가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하기도 했다. 동교동계 출신 의원들은 탈당까지 거론했지만 안 대표는 “당을 구하겠다”며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강행했다. 그는 결국 결국 당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안 대표의 당선 이후에도 당내 사정이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강한 야당을 선언한 안 대표와는 다르게 당내 소속 의원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정부 여당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당 내부는 논란의 대상인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찬성 보조를 맞추는 등 안 대표 의지와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반안 세력 역시 여전히 건재할 뿐 만 아니라 특히 안 대표의 ‘극중주의(極中主義)’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안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중주의’에 대해 “좌우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국민들에게 실익이 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며, 중도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중주의는 IMF를 극복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선과 같다고”도 강조했다.
당시 안 대표가 주창한 ‘극중주의’는 당 내 반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함께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선은 극중주의가 아니다”며 “방향·신념이 없다는 점에서 기회주의적이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후보인 이언주 의원 역시 “극중주의는 애매모호해 비판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의 ‘대척점’으로 평가되는 당 내 반안세력은 여전히 안 대표의 정체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기간 동안 “이슈에만 집착한다”는 반응을 보인 데 이어 당 대표 당선 이후에도 “선명야당, ‘강한야당 등도 구체적 내용이 결여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극중주의가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과의 연대 또는 합당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결별밖에 없다”는 강경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안철수의 최종 목표는 다당제, 정치선진화 위해 힘 실어줘야” 분분
현재 여론은 국민의당이 하루 빨리 내홍을 가라앉히고 정상화 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의석수를 40석이나 차지하고 있는 ‘제3당’의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특히 당원들이 당의 위상을 재건할 적임자로 안철수 대표를 선택한 만큼 우선은 그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스스로를 ‘안철수 지지자’라고 밝힌 강혁(가명·32) 씨는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국민의당이 성장하는 발판이라고 주장했다. 강 씨는 “제3당, 강력한 야당을 구축하기 위해선 안철수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국민의당 내에서 안철수를 좋아하지 않는 세력이 있지만 기존의 감정은 떨쳐버리고 안철수에게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 역시 당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며 “극중주의를 제대로 설명하고 반안 세력을 포용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정선웅(남·27)씨는 안 대표가 국민의당 원로 및 핵심세력을 포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한 영향력이 큰 국민의당 원로 세력을 잘 잡아야 한다”며 “기존의 원로 세력에게 질질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안 대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우유부단한 이미지를 탈피해야 당 내의 지지도 및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다”며 “강직하고 우직하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정책과 방향을 일관되게 고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초 안철수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했다고 밝힌 정희라(가명·28) 씨는 당 대표로 당선된 이상 지지를 보내는 것이 국민의당이 사는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씨는 “싫든 좋든 국민의당의 선택은 안철수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당 대표로 복귀한 이상 안 대표가 생각하는 강한 야당, 싸우는 야당을 만들기 위해 당원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도 당이 위기인 시기에 당 대표직을 맡아 책임감이 막중할 것이다”며 “자신의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자신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당원들 선택은 결국 안철수…강한 존재감으로 다당제의 이점 살려야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안철수 힘 실어주기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다수의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결국 국민의당의 선택은 안철수였다”며 “출마 전 당의 내홍, 정체성 논란 등은 잊고 당을 위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이 맞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했던 조배숙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29일 안철수 대표가 의원실을 방문해 조배숙 의원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당 대표 출마 당시 안 대표의 출마 명분이 약했다고 판단해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의 정치적 입장을 잊고 화합의 길로 가자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안 대표는 국민의당의 중요한 자산이다”며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당원들이 그를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 안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현재 정국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맞다”며 “국민의당이 여당과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국회에 입성하면서 다당제의 순기능이 많이 발현되고 있다”며 “안철수 신임 당 대표와 국민의당이 함께 나아가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존재해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 정치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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