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기술 추격 우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13일 5% 넘게 하락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서버용 D램 출시 계획이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기대를 흔들었다. 외국인 매도세까지 겹치며 장중 6000선이 무너졌지만 종가에는 간신히 지켜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98.16포인트(3.10%) 하락한 6186.08로 출발해 장중 5912.67까지 떨어졌다. 오전 9시 47분께에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지에 “CXMT가 기술적으로 추격해 공급을 늘리면 현재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라는 투자 논리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은 국내 반도체주 상승을 뒷받침해 왔다. 그러나 CXMT의 차세대 서버용 DDR5 출시 계획이 알려지면서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 특히 CXMT는 기존보다 메모리 셀 면적을 줄인 구조를 적용한 제품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실제 양산 규모와 수율, 고객사 확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기술 진전이 곧바로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8500원(7.39%)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6만2000원(10.09%) 급락한 14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4.52% 하락한 SK하이닉스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두 반도체 대형주의 동반 하락이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67% 하락했다. 다만 CXMT의 출시 계획이 실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양산 규모와 수율, 고객사 확보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한다.
이 연구원은 이번 악재를 단기적인 위험으로 평가했다. 그는 “CXMT 이슈는 단기적인 리스크로 보고 있다”며 “결국 더 중요한 것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증시 방향이 반도체 실적과 미국 금리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등하지 않는다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치면서 금리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금리와 유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낙폭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CXMT의 서버용 D램 출시 발표가 국내 메모리 업체의 경쟁력 약화와 시장점유율 감소 우려를 자극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의 200일 이동평균선 이탈과 외국인의 차익실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수급 공백이 하락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 위축과 거래 감소로 매도 물량을 받아낼 여력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코스피가 상대강도지수(RSI)상 과매도 영역에 진입한 만큼 단기 바닥을 확인하는 구간일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10월 기업 실적 발표를 분위기 반전의 변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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