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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2030세대 조기퇴사 실태(上-현상)

대기업 바늘구멍 뚫은 청춘들 ‘메뚜기 신세’ 자처

입사 후 1년 이내 퇴사율 증가…섣부른 결정에 국가 미래까지 위협

이성은기자(asd3cp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04 00: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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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어렵게 취업문을 통과한 2030세대들이 일찌감치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떠나는 핑계 또한 자아실현, 이직, 처우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 ‘인생은 한 번 뿐이다’는 뜻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문화 등과 같이 현재의 만족에만 빠지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런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채용과 교육 등에 소요된 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인력 공백도 불가피해진다. 훌쩍 떠나버린 직원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남은 직원들은 고된 노동을 감내해야 한다. 남들은 한 번 하기도 힘든 취업의 열매를 따 놓고도 스스로 내팽개친 이들을 바라보는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기성세대들의 걱정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인들이 걸어온 길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지금의 청년들을 바라보면서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청년들의 조기퇴사 문제와 그로 인한 후폭풍은 국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과 정부, 그리고 청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2030 조기퇴사 실태’를 선정하고 현상과 문제점,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2030세대들의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정반대의 개념인 신입사원들의 조기퇴사 문제도 함께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입사 후 1년 이내 조직·직무 적응 실패를 이유로 이직을 결정하는 청년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될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거 몰려 있는 서울시청·광화문 일대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이성은·김민아·이지현 기자]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들의 조기퇴사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교육의 최종 종착지로 불리는 취업에 골인하고도 자아실현, 이직, 처우,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자리를 박차고 떠나 버리는 젊은이들이 날로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인생은 한 번 뿐이다’는 뜻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문화 등과 같이 현재의 만족에만 빠지는 분위기가 만연해 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신입사원들의 조기퇴사는 기업들의 비용부담, 인력난 등을 가중시키고 주변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을 바라보는 이들은 시선은 냉담함과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세대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군 기성세대들과 같은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면서 “청년들의 조기퇴사 문제와 그로 인한 후폭풍은 국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입사 후 조기퇴사, 악순환 시작…바늘구멍 취업 포기 이유 “힘들어서”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하다. 조직·직무 부적응, 자아실현, 이직, 처우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한 번 이직을 시도하게 되면 습관처럼 몸에 배는 경우가 잦다는 점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심지어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단지 ‘힘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다 보니 자신이 일할 회사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는 등 입사 또한 섣부르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 최근 신입사원 조기퇴사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취업에 목을 매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조기퇴사를 결심한 이들은 취업준비생들의 절실함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자기만의 생활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동작도서관 열람실 모습 ⓒ스카이데일리
 
얼마 전 작은 정보보안업체에 취업한 김정희(28·여·가명) 씨는 처음 취업을 준비할 때부터 정보보안 관련 직무를 염두했었다. 대학 전공과 적성에 맞다는 판단에서였다. 힘들게 준비해 마침내 원하던 직장에 취직했고, 김 씨는 평생 직장을 찾았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 때 뿐이었다. 그는 6개월 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단지 일이 힘들어서였다. 김 씨는 회사가 체계가 잡히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일처리가 되는 점이 불만이라고 토로했다. 공식적으로 오전 9시 출근이지만 눈치를 보며 30분~1시간 전 출근하고, 정보보안업체다 보니 밤 11시를 넘겨 퇴근하는 일이 간혹 있었다. 함께 입사한 동기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나는 것을 본 김 씨 또한 퇴사를 결정했다.
 
김 씨는 “그 회사에서 일을 할 당시 직무는 재밌었고 즐기기도 했다”면서도 “기업 문화 자체도 딱히 나쁘지 않았지만 근로환경이 결정적인 퇴사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3개월의 휴식을 갖고 또 다른 정보보안 업체에 취직했지만 이번에도 퇴사를 계획 중이다. 이번 퇴사 이유는 세부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다. 김 씨는 이번에도 퇴사 후 약 3개월 가량 여행 및 취미생활을 하며 휴식을 취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년이면 김 씨는 29살이 되지만 경력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을 다니면서도 퇴사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지방 은행 서울지점에서 근무하는 손기영(32·남)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입사함 지 이제 갓 1년이 넘은 손 씨는 약 3개월 전부터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인 야근·회식·급여·인간관계 등 때문이다.
 
손 씨는 “취업 준비할 당시 원했던 직종인 은행권에 입사하긴 했지만 익히 알고 있던 우리나라 특유의 회사조직 문화에 염증을 느낀다”며 “퇴사 후 이직 등 다른 대안만 마련된다면 언제든지 그만 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자료 : 한국경영자총협회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사실 학창시절을 거쳐 대학교까지 공부한 목표가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 하나인데, 지금 꼭 그렇지만도 않다”며 “어차피 다음 회사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니 계약직이나 프리랜서 일도 염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1년 내 퇴사…“회사·일 적응이 어려워”
 
신입사원들의 조기퇴사 실태는 숫자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6월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경총)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조사와 비교해 대졸 신입사원 1년 내 퇴사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였다. 2014년(25.2%) 대비 2.5%p 오른 수치다. 1년 이내 구간별 퇴사율(누적)은 △1개월 이내 4.6% △3개월 이내 11.4% △6개월 이내 17.5% △9개월 이내 22.2% △1년 이내 27.7% 등이었다. 경총은 “신입사원들이 어느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공채 시즌이 되면 본격적으로 퇴사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신입사원 조기퇴사의 가장 큰 이유로는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49.1%)가 꼽혔다. 이어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 20% △근무지역 및 환경에 대한 불만 15.9% △공무원 및 공기업 취업 준비 4.4.% 등이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취업난에 위기감을 느껴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막상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중도포기 해버리는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더욱이 최근에는 현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욜로(YOLO)’ 문화 확산도 신입사원 조기퇴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의 조기퇴사는 기업들의 입장에선 심각한 고민일 수밖에 없다”며 “신입사원 한 명을 선발하고 인재를 키우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들이 얼마 안 가 이탈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선 막대한 비용을 날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섣부른 조기퇴사가 부른 악순환…‘메뚜기 직장인’ 낙인찍히면 평생 고생할 수도
 
▲ 조기퇴사자들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전문가는 “한 번 조기퇴사를 경험한 사람은 다른 곳에 가서도 금방 퇴직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은 사회 부적응자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조기퇴사자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밝힌 한 취업준비생 ⓒ스카이데일리
 
신입사원 조기퇴사를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었다. 전문가들은 직장 생활을 제 입맛대로만 하려는 인식 자체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조기퇴사는 이직 후 또 다시 퇴사를 결정하는 일종의 습관으로 몸에 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잦은 이직은 ‘메뚜기 직장인(여기저기 쉽게 회사를 옮기는 행위가 흡사 메뚜기가 뛰는 모습과 닮았다는 데서 붙여진 신조어)’으로 비춰져 장기적으로 손해를 입게 된다는 주장이다.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사회생활에 막 적응해나갈 시기에 쉽게 퇴사를 결정하다 보면 그런 행태가 습관처럼 몸에 배여 조직은 물론 사회 부적응자로 남게 될 수도 있다”며 “잦은 이직은 ‘메뚜기 직장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 구직 시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신입사원들과 비슷한 또래인 젊은 세대들 중에도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이 상당수 존재했다. 박성은(23·여)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은 “요즘 취준생들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 직장생활 중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을 이겨낼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면서 “일례로 여대생들의 경우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조직 내에서 가벼운 부탁조차도 ‘성차별’ 운운하며 퇴사의 핑계거리로 삼곤 한다”고 꼬집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국종(26·남) 씨는 “더 나은 직장에 가기 위해 그럴 수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만 적어도 1년 이상은 버텨야 하는 게 정상 아니냐”면서 “사회생활 경험이 적은 신입사원 입장에서 회사에서 배워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텐데 정작 배우는 것 없이 시간만 버리는 꼴 아니냐”고 강조했다.
 
지난해 군대를 전역하고 회계사 시험 준비에 돌입한 방순호(24·남) 씨는 “그렇게 1년도 채 안 돼 퇴사한 신입사원은 결국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얼마 근무하지 못하고 나오게 될 것 아니냐”면서 “각자마다 목표가 있을 텐데 젊은 사람들이 아무런 목표 없이 그저 떠돌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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