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자치단체에 한해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반려묘 동물등록 시범사업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시행된 반려견 등록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졸속 추진이라는 게 그 이유다. 더욱이 반려묘 주인들마저 개와 반려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 비판도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묘 동물등록 시범사업은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됐다. 참여한 지자체는 ▲서울(중구) ▲인천(동구) ▲경기(안산·용인) ▲충남(천안·공주·보령·아산·예산·태안) ▲전북(남원·정읍) ▲전남(나주·구례) ▲경남(하동) ▲제주(제주시·서귀포) 등 17개다.
‘개·반려묘 발판 全동물등록제 확대’ 법 추진에 “실효성 없다” 분분
‘동물등록제’는 잃어버린 동물을 쉽게 찾게 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감독의 상향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는 앞서 시행된 반려견 등록제와 더불어 반려묘 등록제까지 확대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향후 동물등록의무제를 동물 전체로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반려묘 동물등록 시범사업은 희망 반려묘 보호자가 본인 주소지 관할의 지자체에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확인한 뒤 동물등록대행업체에 수수료와 무선식별장치비용 등을 납부하고 등록하면 된다.
하지만 시작부터 반발여론이 만만치 않다. 앞서 실시된 반려견 동물등록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려견에 대한 의무등록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14년부터 본격 적용됐다. 생후 3개월 이상의 반려견이 대상이다.
하지만 시행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미등록 반려견 비율이 등록 반려견 비율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등록된 반려견 수는 107만707마리다.
국내 반려견 숫자가 1000만마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만마리 당 1마리 꼴로 등록된 셈이다. 동물보호법 제47조에 따라 미등록 시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등록도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시행 첫 해 88만7966마리가 등록된 후 줄곧 등록견 수는 감소세다. 2015년엔 9만1232마리, 2016년 9만1450마리만이 등록됐다. 반면 미등록에 따른 단속건수는 △2014년 42건 △2015년 203건 △2016년 249건 등 총 494건에 달했지만 과태료가 부과된 건은 2014년 단 한건에 불과하다.
동물등록을 한 후에 사망하거나 재분양 되는 경우 신고를 하지 않아 동물등록 통계가 엉터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 동물등록제 통계는 사망에 대한 통계 없이 단순히 ‘신규 등록 수’와 ‘누적 등록 수’만이 집계된다. 등록증을 분실하거나 내·외장형 칩의 오류·고장 등으로 인해 재등록을 하는 경우 신규 등록으로 간주되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반려견에 등록제 그대로 반려묘에 적용…“개와 고양이는 특성 자체가 달라”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반려묘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별다른 강제사항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묘를 키우는 이들은 현행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해서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려견만을 기준으로 둔 시행령이며 반려묘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에 그친다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며 반려묘를 키운다는 최다빈(28·여) 씨는 “결과론적으로 등록제의 가장 큰 이점은 반려묘를 잃어버렸을 때 되찾을 수 있다는 점 아니겠느냐”며 “찾기 위해선 누군가 발견하고 포획해야 하는데 반려묘의 경우 경계심이 많아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포획 또한 쉽지 않아 과연 등록제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언급했다.
서울에서 반려묘카페를 운영하는 강지우(33·남)씨는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일부 고객들이 더 이상 키울 여력이 안 돼 반려묘를 두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우리가 무료분양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경우엔 주인이 여러 번 바뀌기도 해서 애매한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펫숍을 운영하는 손시현(45·남)씨는 “반려견도 잘 안 되는데 지금 시기에 반려묘까지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며 “펫샵에서 처음 분양받을 때 하는 것도 아니고 분양받는 사람이 직접 가서 해야 하는데 일부러 돈과 시간을 들여서 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대구에서 반려묘카페를 운영하는 김유진(29·여) 씨는 “반려묘는 외장형추적기를 스스로 떼 낼 수 있어 내장형 칩을 이식하는 수밖에 없는데 가격부담이 크다”며 “가격부담을 떠나 반려묘 키우는 입장에선 부작용 또는 건강에 악영향을 주진 않을 지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반려묘 인식표의 경우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은 1만원대다. 외장형은 3000원이다. 반려묘는 행동 특성상 외장형 식별장치는 스스로 풀 수가 있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만 사용해 등록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히 전자태그(RFID) 무선식별장치를 반려묘 내에 이식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에 대해 반려묘 주인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반려묘 11마리를 기른다는 조아라(24·여)씨는 “예전에 반려묘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을 때 칩 내장 시 사용하는 주사기를 본 적이 있는데 볼펜심 보다 굵은 바늘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조 씨는 “사람도 뾰족하고 큰 주사바늘을 보면 무서운데 개나 반려묘도 무서운 감정은 똑같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종합예술학교 애완동물학과 최인영 겸임교수는 저조한 반려견 등록제와 관련해 “동물등록제 정착을 위해선 단순히 과태료를 부과하기보다 미등록 반려견이 동물병원 이용을 불가하게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려묘 등록제에 대해서는 “내장형 칩 이식이 권장되지만 등록방법의 일원화가 중요한 문제 같다”고 피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승환 동물복지 업무 총괄 담당자는 “반려묘 습성이 한 곳에 머무르고 산책하지 않는 점에 대해 일부 동의를 한다”며 “그렇지만 반려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유실 문제가 꾸준히 늘고 있어 법 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행한 것이 반려묘를 대상으로 한 동물등록 시범사업이다”고 덧붙였다.
[제갈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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