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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사람들]-한국소나무보호헙회
“척박함 이긴 소나무는 우리민족의 삶과 닮았죠”
그림·사진작가, 연구원 등 소나무사랑 한마음…최초 소나무보호협회
제갈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03 00:02:54
▲ 한국소나무보호협회는 한국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립한 비영리단체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국소나무보호협회 고재봉 총무이사, 양순미 실장, 정영완 이사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캐나다에서 단풍나무는 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나무에요. 국목(國木)으로 지정돼 나라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셈이죠. 반면 우리나라엔 아직까지 국목이 없어요. 소중한 우리나라 고유종인 소나무를 보호하고 지켜서 국목으로 만들고 싶어요.”
 
사단법인 한국소나무보호협회는 국민들에게 소나무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15년 10월 설립됐다. 처음에는 소나무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과 사진가들로만 구성됐던 소나무보호협회지만 최근에는 대학교수를 비롯해 나무의사, 연구원 등 나무 전문가들이 여럿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한국소나무보호협회는 △소나무 보호 △소나무 주소록 구축 △소나무 관광지 알리기 △소나무 국가 상징브랜드화 사업 등 소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나무 그림 작가들을 위해 전시회를 마련해 주고 대관료를 지원해주고 있다.
 
죽어가는 소나무에서 느낀 슬픔이 최초의 소나무보호 단체 설립으로
 
한국소나무보호협회를 처음 창립한 정영환 이사장은 과거 사업을 하다 건강이 악화돼 하던 일을 관두고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특히 소나무 그리는 일은 좋아하던 그는 자연스레 소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게 되면서 소나무의 소중함도 깨닫고 영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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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기 위해 소나무를 찾아다니다 죽어가는 소나무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팠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일개 그림 작가지만 소나무를 보호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지인 작가들과 힘을 합쳐 협회를 창립했어요”
 
▲ 한국소나무보호협회 회원들이 소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크다. 소나무를 보호하고 기려 후세에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갖고 있다. 사진은 정영완 이사장(왼쪽)과 고재봉 총무이사 ⓒ스카이데일리
 
“처음 협회를 설립할 때만 해도 나무 전문가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요. 소나무 전시회를 통해 여러 인사들을 초대하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나 둘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소나무를 보호하고 브랜드화 하기 위해 많은 자문을 얻고 있어요”
 
한국소나무보호협회 창립 멤버인 고재봉 총무이사 역시 소나무를 그리는 그림 작가다. 그는 어린 시절 서예를 시작해 사군자를 그리다 자연스레 소나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케이스다. 고향인 고창을 떠나 서울에서 소나무 그림의 대가인 매정 민경찬 선생을 만나 본격적으로 소나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북 고창의 고향마을에는 큰 소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그 소나무를 보면서 한 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어요. 20살이 되던 1985년 서울에 올라와 매정 민경찬 선생님을 만나면서 소나무 그림에 대해 배웠죠”
 
“민 선생님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배우 심은하 씨의 선생님이에요. 민 선생님께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소나무 그림을 배우고 그리기 시작했고 그림 작가 생활을 하다가 3년 전 쯤에 이사장님을 만나 함께 협회를 창립하게 됐죠”
 
“한국인의 얼 담긴 소나무…대한민국 상징하는 브랜드나 다름없어”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목(國木)이 없다. 한 때 국회의원들이 소나무를 국목으로 지정하기 위해 법안 발의를 했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소나무가 국목이라고 인식하곤 있지만 사실과 다른 셈이다. 정영환 이사장은 소나무가 한국인의 얼을 닮은 나무라고 소회를 밝혔다.
 
“국민들이 소나무를 국목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만큼 삶과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죠.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과도 비슷해요. 바위틈의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수백 년 수천 년을 살 수 있죠. 흡사 힘든 과거를 버티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 모습과도 닮았어요”
 
우리나라 애국가에는 ‘소나무’가 들어가 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근한 나무기 때문이라는 게 고재봉 총무이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다른 그림들과 달리 예로부터 소나무 그림을 선호하는 이들이 유독 많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옛날 사람들은 모두 집에 소나무 판 하나씩을 꼭 가지고 있어요. 소나무 판을 집에 사 두고 20년, 30년 동안 말려 나중에 자신이 죽으면 그 소나무 판으로 관을 만드는 거죠. 죽어서도 소나무와 함께하자는 의지가 담긴 행동인거죠”   
 
▲ 한국소나무보호협회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전국에 있는 소나무 군락지나 보호종으로 지정된 소나무를 찾아다닌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없는지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고 소나무 주소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진=한국소나무보호협회 제공]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그림은 잘 사지 않는데 특이하게 소나무 그림은 잘 팔려요. 소나무 그림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대한민국 국민들이 좋아하고 작가들도 선호하는 나무가 곧 소나무인 셈이죠”
 
한국소나무보호협회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회원들의 자비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은 단순히 소나무가 좋고 계속해서 줄어드는 소나무를 지키고 싶은 마음 하나 만으로 기꺼이 자비를 내놓고 있다.
 
소나무를 소중히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는 한국소나무보호협회원들의 표현에서 소나무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고재봉 총무이사는 최종적으로 소나무를 보호하고 잘 가꿔 한국을 상징하는 국목이자 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제주도에 가면 비자림이 있는데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대왕송이 있는 경북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찾는 분들이 적지 않은 만큼 소나무도 비자림처럼 솔숲길로 잘 개발한다면 관광 상품으로서 가치가 충분해요”
 
정영완 이사장 역시 소나무를 우리나라의 국목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단풍나무가 캐나다를 상징하는 국목임을 알 수 있듯이 소나무 역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목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가 앞장서 소나무를 보호하고 알리면서 기반을 닦아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나무를 우리나라의 국목으로 만들기 위해 전국에 있는 소나무 자료를 담은 잡지를 이번 달부터 발행해 배포하려고 해요. 이 잡지를 관공서와 관광업체를 중심으로 배포해 관광사업으로 키우고 나아가 국가를 상징하는 대표 나무로 만들고 싶어요.”
 
[제갈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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