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화하기 어려운 교육의 질을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자료가 바로 교사 1인당 학생 수다. 적을수록 질 높은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OECD 교육지표’(2015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6.8명이다.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교육부는 오는 2022년까지 교사를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선 학급 수를 늘리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교실 수 증축 또는 신규 초등학교 개교 등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학교도 적지 않다.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위치한 광명초등학교 역시 그 중 하나다. 주변 지역에 주택 단지가 조성되면서 인구가 몰리고 있지만 일대 지역에 초등학교가 없어 이곳으로만 몰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설이 노후 돼 증축이 어려운 실정이다. 자연히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인근에 초등학교를 신설하기로 결정했지만 첫 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유권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기도 광주 오포읍 일대 초등교육 실태와 학교 신설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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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겠다는 교육당국이 정작 현실에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비판이 일고 있다. 급격한 인구증가로 초등학교 추가개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경기도 광주에서 계획만 세운 채 정작 실행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서다.
해당 지역은 오포읍 신현·능평리 일대다. 경기 성남시 분당과 인접한 이곳은 최근 수년 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오포읍 인구는 2012년 6만7341명, 2013년 7만2972명, 2014년 7만9698명, 2015년 8만7269명, 2016년 9만5519명, 지난해 9만9444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9만9634명으로 소폭 증가하면서 매달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초등학교가 단 1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1961년 개교한 광명초등학교(이하·광명초)다. 학생이 몰려 교실 수가 부족한 실정이지만 건물이 노후해 증축마저 어려운 실정이다. 교육당국은 인근에 신현초등학교(가칭·이하·신현초)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이다.
신입생 수 350명 육박…교실 부족해 타 학년 학급 수 줄여 1학년 수업 유지
학교알리미 시스템에 따르면 광명초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26.4명이다. 이는 경기도 평균 18.8명, 광주시 평균 20.1명을 크게 웃돈 수치다. 우리나라 전체 평균인 15.2명에 비해서는 무려 10명 가까이 많다. 심각한 학생 수 과밀현상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학급평균 학생 수도 평균을 웃돌았다. 경기도와 광주시 평균이 각각 22명, 23명인데 반해 광명초는 29.9명을 나타냈다.
앞으로 학생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 수는 344명으로 타 학년 보다 월등히 많았다. 광명초 재학생은 2학년 252명, 3학년 216명, 4학년 249명, 5학년 219명, 6학년 228명 등이다. 학급 수도 2~6학년이 6~7개 학급을 유지한 것에 비해 1학년은 11개 학급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공간이 부족해지자 광명초는 최근 운동장 규모를 줄이고 그 공간에 별관을 지어 교실을 확충했다. 2~6학년에서 각각 한 학급씩 줄여 1학년 교실로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2~6학년의 한 학급당 학생 수는 증가해 전년 약 25명에서 올해 30~33명까지 늘었다.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광명초 3학년 송준명(10·남) 군은 “작년보다 학교에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며 “올해부터 반도 한 개 줄어서 한 반에 친구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 반도 30명도 넘게 있다”며 “학생들이 많아지니까 선생님도 많이 바빠 보인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불만을 쏟아냈다. 광명초에서 몇 년 째 학부모회 활동을 하고 있는 5학년 자녀를 둔 김영미(가명·여) 씨는 “지금 한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은데 당장 초등학교를 짓는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릴 텐데 내년에 어떻게 할 지 대책조차 없다”며 “학교도 지어진 지 오래돼 증축도 어려워 해결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학교에서는 올해 1학년이 많이 입학하니까 다른 학년에서 학급을 줄이고 1학년 반을 늘렸다”며 “고학년들은 덩치도 있어서 한 반에 애들이 많아지니 생활이 불편해졌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아이들이 과밀현상을 겪으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인데 교육청 쪽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며 “당국이 책임을 지고 해결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여름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 시작…“앞으로가 더 막막하다”
광명초의 어려운 상황을 인지한 교육당국은 인근에 신현초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내세웠지만 정작 실행은 먼 나라 얘기인 상황이다. 해당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종중과 소유권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신현초 설립 예정지는 학교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당초 신현초는 지난 2015년 1월 설립 심사가 난 후 지난해 3월 개교 예정이었다. 설립 예정지 인근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황주영(가명·남) 씨는 “빌라를 허물고 초등학교를 짓는다고 하더니 가림막만 세워두고 한참을 저 상태로 멈춰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설립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아파트 입주를 고려하는 입주자들에게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현초 건립 예정지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석(가명·남) 씨는 “올해 6~7월에 600세대, 500세대 아파트가 각각 입주 예정이다”며 “아파트를 보러올 때 초등학교 유무를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율로 따지면 10~20% 정도지만 세대 수가 많으니 초등학교 한 두 학급은 나올 정도다”며 “저 아이들이 전부 광명초로 몰리면 지금도 학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난리가 날 것 같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몇 년 전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온 장용희(45·여) 씨는 어쩔 수 없이 자녀를 광명초로 보냈다. 그는 “2년 정도 전에 이사를 왔는데 이렇게까지 난개발일 줄은 몰랐다”며 “초등학교도 금방 생길 줄 알고 안심하고 이사온 것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초등학교를 짓는 것은 시급한 문제인데 계속 미뤄지니 지역 엄마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민과 학부모의 불만이 쌓이자 이우철 자유한국당 광주시장 선거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오포읍 신현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포항시의 사례를 들며 “포항 우현초등학교의 경우 경북교육청이 토지매입비 차액을 법원에 공탁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며 “신현초의 경우도 공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한 강제수용도 고려할 단계다”며 “학교 신설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성남 인근 학교로 과밀학급을 분산하고 스쿨버스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중이 토지 소유권을 넘기지 않는 것은 토지가격 더 높게 받으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 같다”며 “실제로 강제수용을 하지 않더라도 교육당국 측에서 이를 진행한다고 발표하면 소유권 이전 문제가 더 빨리 해결될 것 같은데 교육청이 손을 놓고 있는 꼴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신현초 부지를 두고 소유권을 갖고 있는 종중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소유권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만간 종중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해 이후 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내놓은 성남 내 초등학교로 분산배치나 스쿨버스 운영 등과 같은 대책도 고려하고 있지만 성남 지역과 협의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한 만큼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신현초 부지를 옮기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학부모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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