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CEO들이 대거 교체됐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삼성그룹 전반에 불어닥친 ‘60대 퇴진’이라는 세대교체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사상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연봉만 34억원을 받은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안 사장의 뒤를 이어 내부출신이 수장에 올랐다. 주인공은 자동차보험 본부장을 역임하던 최영무 당시 부사장이었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부문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이 사장 선임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그런데 최근 손보업계 안팎에서 최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견해가 제시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보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 온 그가 수장에 오른 후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스카이데일리가 손보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 악화 및 최 사장의 경영 행보 등을 둘러싼 업계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올해 초 삼성화재해상보험(이하·삼성화재) 수장에 등극한 최영무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손보업계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삼성화재가 유독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된 데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도 ‘빅3’ 손보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당기순이익 40% 급락, 빅3 보험사 중 낙폭 최대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주요 손보사들이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개선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겨울철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 등으로 다시 크게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화재는 대형손보사들 중에서도 실적 하락 폭이 유독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01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40%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DB손해보험(이하·DB손보),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현대해상) 등 이른바 ‘빅3 손보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기도 하다.
동부화재에서 사명을 바꾼 DB손보는 올해 1분기 11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1155억원을 기록했던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손보업계의 실적 하락 배경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지목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사 실적은 감소한다.
삼성화재는 손보업계 ‘빅3’ 중에서도 유난히 실적 하락이 컸던 결정적 이유로 지난해 을지로 사옥 처분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제외된 점을 꼽았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하더라도 영업능력을 판가름하는 요인 역시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최 사장의 전문 분야로 알려진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실적 하락을 부추길 만한 요인이 지목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총 원수보험료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5%p 상승한 80.95%였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체 손해율 상승을 주도했다. 올해 1분기 일반보험 및 장기보험의 손해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4%p, 1.30%p 낮아진 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44%로 전년 동기 대비 5.07% 높아졌다.
손보업계 안팎에서는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최 사장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는 CEO에 오르기 직전까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가 처음 사장에 발탁됐을 당시에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부문 실적 개선을 이끈 공로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최 사장이 자동차보험 본부장으로 지냈던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13년 3조6290억원이었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4조8036억원으로 32%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전문가 이끄는 삼성화재…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감소세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 시장점유율 역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최 사장이 자동차보험 부문 실적 개선과 더불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손보사들간 자동차보험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이른바 손보업계 ‘빅3’로 불리는 손보사들 중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및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28.8%다. 전년 동기 대비 0.6%p 줄어든 수치다. 반면 손보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점유율은 각각 19.4%, 19.9%다. 전년 동기 대비 DB손보는 0.1%p, 현대해상은 1.4%p 증가했다.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시장점유율 하락 등에 시달리는 있는 상황에서 최 사장은 지난달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0.8%p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손보업계 안팎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최 사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보험 부문 수입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긴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우려의 반응도 적지 않다. 앞서 삼성화재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단행했지만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6년 안민수 사장 시절 개인용·업무용·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2.7%, 1.6%, 0.4% 인하했다. 지난해 8월에도 개인용, 업무용 자동차보험료 1.6%씩 인하한 바 있다.
같은 기간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6년 가격인하를 단행 당시 29.3%였던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8.6%로까지 감소했다.
손보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단 소비자 신뢰도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사간 자동차보험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서비스업무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며 “삼성화재는 높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격우위를 선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정작 보험금 부지급률 등이 높아 소비자 만족도 면에선 아쉬운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