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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2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고 있다. 70여년 간 이어져온 분단의 역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평화 분위기 조성과 맞물려 향후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덕분에 분단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비무장지대(이하·DMZ)와 북한 접경 지역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DMZ을 ‘보존우선’이라는 기조 아래 국립공원 등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접경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경기도 파주와 연천, 강원도 고성과 인제 등에는 각종 개발호재를 점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시세 상승 또한 두드러지는 추세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들썩이는 휴전선 접경지’로 선정하고 한반포 평화 분위기 조성의 최대 수혜지로 지목되는 지역의 현재 동향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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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조성우·강주현·나수완 기자]휴전선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한반도 대립국면이 급속도로 완화되면서 개발을 염두한 투자수요가 남북 접경 지역으로 향한 결과로 분석된다. 강원도에 비해 비교적 남북연결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기 파주와 연천 일대는 유독 많은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연천의 경우 서울과 북한 강원도 원산을 잇는 경원선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2의 파주’로 불리고 있다.
서울서 북한 넘어 대륙까지…동아시아 철도 교통의 교두보 경기 파주
파주일대 부동산 가격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속속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올 신년사를 통해 우리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등을 파견하는 등 남북한 관계가 급속도로 완화된 결과였다.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종전 기대감까지 부상하면서 파주일대 부동산은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대감은 투자로 연결됐다. 왕래가 비교적 자유로워지는 등 분단 후 줄곧 미진했던 ‘북방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란 판단아래 돈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파주 일대 부동산에 따르면 개별적 거래가 이뤄져 일괄적 시세측정이 어렵지만 지난 상반기 동안 적어도 두 배 가까이 땅 값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파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민통선 내 한 토지는 지난해까지 3.3㎡(약 1평) 당 8~10만원 안팎의 시세를 유지했으나 올 초 1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에는 18~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토지들의 사례다”면서 “이미 개발계획까지 나온 토지들의 경우 3.3㎡ 당 80만원까지 올랐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 파주시 전체 지가지수는 107.135로 전년 말 대비 4.079% 상승했다. 특히 파주시 장단면(155.525)의 경우 전년 말 대비 약 50.7%나 올랐다. 문산읍의 경우 장단면에 비해 상승률이 낮긴 했지만 즉각 개발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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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문산읍에 위치한 H부동산 관계자는 “문산은 서울과 개성·평양을 잇는 관문과 같은 곳이라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가장 활성화 될 것이다”면서 “지역 내 LG디스플레이 단지가 위치한데 이어 북한개발의 수혜 등에 힘입어 제2공단 발전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장남면 도라산역 일대도 시세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남한 최북단에 위치한 도라산역은 2000년 시작된 경의선 복원공사의 일환으로 조성된 역사다. 경의선이 실제 운행되던 분단 전에는 없던 역이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됐던 2002년 당시 고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곳을 직접 찾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동안 분단으로 인해 섬과 같은 지리적 요건을 지녔던 우리나라 특성상 철도 연결 사업이 갖는 의의는 남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수출중심의 경제성장을 이뤄 온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고 휴전선이 대륙과의 연결 통로를 가로막아 그간 해상·항공 물류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북한과의 육로 연결은 곧 중국·러시아·유럽 등으로 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도라산역 인근에 위치한 C부동산 관계자는 “현재의 도라산역은 안보관광지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인데 향후 개발이 본격화 될 경우 관광수요는 배가되고 물류 중심지로서의 기능 또한 갖추게 될 것이다”면서 발전가치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인근의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민통선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땅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하루에도 세 팀씩은 오는 것 같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오를 만큼 오른 파주 대신 ‘제2의 파주’ 연천에 뭉칫돈 몰린다
경기최북단 경기 연천도 파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간 남북연결성을 위한 각종 인프라가 파주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연천은 ‘제2의 파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모여 부동산 시세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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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결정적 계기로는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철도가 꼽힌다. 원산과 서울을 잇는 경원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요충지에 자리한 연천이 수혜지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후 건설업계는 조속히 철로가 연결돼야 하는 곳으로 경원선 남측구간의 복원이라 제시한 바 있다.
통일부 역시 금년 중 지난 2016년 5월 이후 중단된 해당 구간의 공사를 재개 추진 계획을 밝혔다. 특히 동두천역과 연천역을 잇는 복선전철 연장사업이 내년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어 개발 호재에 따른 투자 심리는 더욱 배가되는 상황이다.
경원선의 시·종착지인 원산은 향후 연결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동해선과 경원선이 동시에 닿는 구간이다. 원산을 지난 철로는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연결된다. 이후 시베리아 횡단노선으로 연결돼 유럽으로 향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대도시 중 한 곳인 원산은 대형항구와 공항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어 향후 동북아 물류허브로서의 역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연천 전곡읍에 위치한 J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파주의 부동산 가격이 올라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거래됐던 연천 지역에 투자의향을 밝힌 문의와 방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연천의 5월 지가지수는 104.253을 기록했다. 작년 말 대비 약 2.6%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전곡읍의 경우 104.133을 기록해 전년보다 1.6% 상승했다. 중면은 104.534를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3.7%p 올랐다.
남·북한 철도 연결 사업의 최고 수혜지로 분류되는 전곡읍은 오는 2021년 은통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 주민들과 일대 부동산업계 관계자 등은 파주 LCD단지에 버금가는 연천의 새로운 일자리터전으로 자리 잡게 될 산업단지 조성이 완성되면 지역 내 경제효과는 물론 부동산 시세 또한 한 층 뛸 것으로 기대했다.
연천 거주민 박공렬(57·남) 씨는 “햇볕정책을 내세운 김대중정부 당시 내 기억으론 연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20년 가까이 그 때 오른 그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연천의 가치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현장의 가격상승에 대해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기인한 결과로 진단했다. 다만 투기목적성 투자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권대중 교수는 “구체적 개발계획이 없는 접경지역에 대한 투자는 남북경헙에 의한 기대심리일 수 있으나 투기 세력에 의한 요인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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