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SNS 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개인 사업자들이 환불·교환 거부는 물론 현금결제 강요, 현금영수증 미발행 등의 행태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탈세행위가 횡행하는 데도 감독기관은 관련 법 미비와 인력부족으로 인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SNS 물품판매 ‘현금결제’ 강요…탈세 온상 ‘전락’
‘탈세와 갑질의 온상’으로 지탄받고 있는 SNS 마켓은 최근 새로운 형태의 쇼핑 플랫폼으로 등장하며, 시장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블로그 마켓’, ‘마켓’ 등의 검색어를 입력해 보니 각각 133만1415건·132만9432건의 게시물이 검색됐다. 상당수 계정은 1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비밀댓글을 달거나 판매자 계정으로 직접 메시지를 보내 가격 문의 후 구매 절차를 밟게 된다.
대다수 거래는 현금결제다. 판매자 계좌번호에 금액을 입금하면, 제품을 발송하는 방식인데, 현금영수증에 대한 안내는 찾아보기 힘들다.
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는 카드 수수료를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할인된 현금가로 판매하는 만큼, 카드수수료는 별도’라는 판매자들의 항변이다. 예를 들어 A제품의 현금판매가가 1만원일 경우 카드결제나 현금영수증 발급을 원한다면 부가세 1000원을 더한 1만1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엄연한 위법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70조에 따르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행위 △신용카드 거래를 한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카드 결제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하게 하는 행위 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제품 게시글에 제품가격을 고지하지 않은 채 소비자가 ‘비밀댓글’ 혹은 ‘DM(Direct Message)’를 통해 가격을 문의해야 한다. 전형적인 탈세 수법이다. ‘간이과세자’(연 매출 4800만원 이하 사업자)로 등록된 판매자의 실 매출액은 수억 원인 경우가 허다한데도 관련당국이 이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
1년 전 블로그 마켓을 운영했다던 김진우(28·남·가명)씨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켓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운영자 대부분이 탈세한다고 보면 된다”며 “현금결제를 통한 수익은 본인 스스로 세금 신고할 때 기입하지 않으면 국세청에서는 절대 모르기 때문에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현금 영수증 발행을 피하려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누가 일일이 현금 결제한 내역을 국세청에 신고하려 하겠느냐”며 “그렇게 탈세한 돈으로 명품사고 외제차 끌고 다니는 건데 선량하게 세금 다 내고 일하는 동종업계 사람들은 억울한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데일리가 한 개인 블로그 마켓 운영자에게 비밀댓글로 제품 구매의사와 현금영수증 발행을 요청해본 결과 운영자는 “현금영수증 해본 적이 없다”며 “현금영수증 시스템을 준비 중에 있어 어렵지만 대신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개인간 거래’로 분류돼 소비자 피해 속출…당국 “인력없다” 단속 손 놔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일방적인 현금결제 강요, 환불 및 교환 거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SNS 마켓 판매자 상당수는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개인 간 거래’로 분류돼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거나 청약철회를 거부해도 법의 제재를 피할 수 있다.
개인 블로그·인스타그램 쇼핑을 자주 한다는 이은진(24·여)씨는 “소비자와 운영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오직 비밀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뿐이다”며 “주문한 옷을 환불하려고 댓글로 연락을 취했는데 ‘블로그 마켓 특성상 환불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영수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댓글을 삭제하고 저를 차단한 적도 있었다”며 “SNS마켓에선 소비자가 을인 것 같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전체 8364건의 소비자 피해상담 중 SNS 마켓 관련 피해상담 건수는 전체의 59%로, 2015년 25%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중 ‘계약취소 및 반품·환불’ 관련 피해가 5377건(64.3%)로 가장 많았고 △운영중단·폐쇄·연락불가 923건(11.0%) △배송지연 681건(8.1%) △제품불량·하자 572건(6.8%)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원은 소비자거래법에 의거해 활동하기 때문에 개인 신분의 제조ㆍ판매자와 거래한 경우 제재할 권한이 없다”며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간 거래는 문제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개인 블로그ㆍSNS 마켓 피해 접수 건수가 많아 자체적으로 피해예방 안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관리·감독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역시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많은 개인 블로그나 SNS 마켓 실태를 모두 파악할 수 없어 신고가 접수 된 건만 관리하는 수준이다”며 “개인 블로그ㆍ인스타그램ㆍ카톡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거래가 이뤄져 모든 판매자를 모니터링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또 “대신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마켓 리스트를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다”며 사전 예방을 당부했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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