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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 가정용 전기 누진세 논란

살인더위 국민 피해 키우는 한전 김종갑 장사논리

해외 선진국 대비 과도한 누진세…근본적 대책 마련 촉구 여론 무성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8-07 16: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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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40도에 가까운 재난 수준의 폭염에 국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에어컨 등 냉방기를 통해 더위와 맞서고 있지만 가정용 전기 누진세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섣불리 냉방기를 사용했다가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우려해서다. 전기 요금 형평성 논란도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가정용 전기 사용비중이 가장 적지만 가장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정용 전기 누진세 폐지를 주장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누진세 폐지 방침을 내놓긴 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누진세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누리는 한국전력에 대한 비판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가정용 전기 누진세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을 현장진단했다.

▲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온 국민이 시름하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전기 누진제로 인해 냉방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어 국민들의 원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화살은 전기 누진세의 최대 수혜자인 한국전력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에어컨을 틀어도 실내 온도가 29도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 한 가정집 모습 ⓒ스카이데일리
 
연일 재난 수준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가정용 전기 누진세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폭염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누진세로 인한 전기세 부담으로 자유롭게 냉방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화살은 정부와 누진세의 최대 수혜자인 한국전력(이하·한전)을 향하는 분위기다. 국민들은 더위에 시름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민들의 더위 고통이 심각해질수록 배를 불리는 수익구조를 지닌 한전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만 적용되는 누진세…재난 수준 폭염에도 냉방 못해
 
지난 1994년 이후 사상 최고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다.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40도가 넘는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만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27명에 달하는 등 재난 수준의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속되는 폭염을 견디기 위해 대부분의 국민들은 에어컨 리모컨으로 손을 가져가지만 이마저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정용 전기 누진세(이하·누진세) 때문이다. 누진세는 지난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전기 절약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누진세는 도입 초기에는 3단계로 구성돼 최저요금과 최고요금의 차이가 1.6배에 불과했다. 하지만 19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누진세는 12단계로 확대됐고 최저·최고요금의 차이가 20배로 급격히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기존 6단계(11.7배) 누진제를 현행 3단계(3배수)로 개편했다. 과거에 비해 누진세 부담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가정에서 400kWh 이상 사용하는 전기요금부터 누진제 최고 구간을 적용받는다. 누진제 최고단계인 3단계의 판매단가는 kWh당 280.6원으로 산업용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자료: 한국전력공사]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냉방기기 이용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전력공사(이하·한전)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가 소비전력 1.8kW의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3시간30분간 사용할 경우 월 전기요금은 에어컨 사용 전보다 6만3000원 증가한다. 이 가구가 하루 평균인 3시30분보다 에어컨을 2시간 더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9만8000원 증가한다. 한달 동안 하루 10시간씩 에어컨을 틀면 전기요금을 기존에 비해 17만7000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외국의 경우 누진세를 적용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의 경우 1.1배, 중국은 1.6배, 일본은 1.7배 등의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다. 화살은 높은 누진세의 최대 수혜자인 한국전력과 이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를 향하는 분위기다.
 
현재 13건, 9900여명의 국민이 누진세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곽상언 변호사는 “하나의 전력회사가 한 국가의 전기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경우는 없다”며 “전기요금은 세금이 아닌데 세금처럼 납부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기본요금에도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이 같은 요금체계는 잘못되고 한참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3단계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1단계만 여름에 한정해 적용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1000kwh 이상 사용시 발생하는데 기존 요금의 1.1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가정용 누진세를 비판하는 게시물들이 끊임없이 게재되고 있다. 관련 사안에 대한 청와대 청원글은 1000건을 넘어섰고 누진세 폐지 청원글에는 6만여명의 국민이 동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누진세 폐지에 적극 동의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롯데마트 서초점에서 만난 안다혜(28·여) 씨는 “더위고 피할 겸, 점심도 먹을 겸 마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며 “지난해에도 에어컨을 이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데 올해는 매일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하는 전기요금이 상당히 부담된다”며 “방학기간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에어컨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인근 카페나 마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렇게 더운 여름에 누진세를 적용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박종일(33·남) 씨는 “도저히 더워서 살 수가 없어서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며 “집에서는 전기세가 부담되기 때문에 자주 밖으로 나오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정부에서도 올해 폭염을 재난 수준이라고 지적한 상황에서 누진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보고 불가능하다면 융통성 있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이들과 함께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여성들 역시 “방학기간이라 아이들은 계속 집에 있지만 에어컨을 장기간 틀어놓기가 부담되서 나왔다”며 “매년 폭염 기간은 학교 방학기간과 맞물리는데 누진세 폐지나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일시적인 누진세 폐지 정책에 “근본적 대책 없인 안심 못 해” 분분
 
▲ 부담스러운 누진제를 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인근의 마트나 대형 쇼핑몰로 몰리고 있다. 특히 방학기간을 맞이해 아이들과 함께 더위를 피해 해당 장소를 찾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사진은 강남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누진세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정부는 결국 누진세 부분 완화를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시적인 누진세 폐지는 결국 똑같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계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7·8월 두 달간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한 한시적 누진제 완화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확대 등 전기요금 부담 경감 방안을 확정해 7월분 전기요금 고지부터 시행해 달라”고 지시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당정협의에 참석해 “누진제를 7·8월 두 달 간 완화하고 사회적 배려 계층에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국회 중심으로 누진제 전반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면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누진세 완화 정책을 내놓은 정부와 달리 정치권에서는 누진세 문제의 근본적인 대안들이 하나 둘 등장해 주목된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여름과 겨울에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동절기(12월부터 이듬해 2월)와 하절기(7~9월)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권 의원은 “지구 온난화 가속 등 기후 변화로 이제 폭염은 일상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일시적인 처방에 매번 기댈 것이 아니라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약계층의 에너지 사용 부담을 줄여 주는 에너지바우처를 겨울 뿐만 아니라 여름철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폭염 재난 시 전기요금을 30% 감면하는 내용의 전기요금할인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해서 폭염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폭염 재난 시 전기요금을 30% 감면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 의원은 “냉방과 난방문제는 더 이상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에너지 기본권에 관한 문제로 접근해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며 “폭염 재난 시 전기요금을 30% 감면하는 것이 살인적인 더위를 피할 권리를 보장하면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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