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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완성차업계 위기와 국가경제(中-지역경제)

한국경제 덮친 車리스크…전국1등 부자도시도 예외없다

완성차 업계 부진으로 지역경제 타격…친환경 수소차 반등 요인 급부상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06 0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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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격언 중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다. 쫓기는 대마는 비록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의미다.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먹고살 것이 있다’는 한국 속담과 비슷한 의미다. 이러한 논리는 경제 분야에도 적용된다. 통상적으로 산업계에서 자주 쓰인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비록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결국엔 살아남는다는 의미로 쓰여진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그룹(이하·현대차그룹)의 행보를 바라보는 이들 사이에서는 ‘대마불사’가 과연 적용될 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하긴 했지만 최근의 위기는 가볍게 받아들이기에는 사안의 심각성이 남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의 위기는 한 기업을 넘어 지역 경제, 나아가 국가 경제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특히 높다. 이에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민적·국가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여론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자동차그룹이 지역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와 최근 위기 상황으로 인한 파급효과 등을 취재했다.

▲ 최근 현대·기아차그룹의 위기로 인해 일부 지역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울산, 아산, 전주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의 위기가 근로자, 협력사 등으로 확산되면서 지역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국 경제의 기둥으로 불리는 현대·기아차그룹(이하·현대차그룹) 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한국 사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위기감이 남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공장이 자리한 울산, 전주, 아산 등이 대표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민적·국가적 지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이하·GBC) 사업이 본격화 되면 강남구를 비롯한 서울 전역에 적지 않은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다. 현대차의 차세대 사업으로 주목받는 수소차 사업 또한 전국 각지에 새로운 경제적 유인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의 위기…울산·아산·전주 전부 울상
 
현대차그룹 부진으로 인해 지역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나라 GDP성장 기여율의 약 40%를 제조업이 차지하는 가운데 ‘제조업의 꽃’으로 불리는 완성차업계의 위기가 지역 경제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공장이 자리한 울산광역시(이하·울산)에는 상당한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최근엔 이낙연 국무총리가 경제위기를 우려해 직접 울산을 방문했을 정도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서 울산의 역사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설립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차를 설립한 후 이듬해인 1968년 울산공장을 준공해 ‘코니타’를 생산했다. 당시 울산공장 가동은 현대차 역사의 시작이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시작으로 평가됐다. 그 후 현재까지 울산공장은 현대차의 심장으로, 울산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줄곧 불려왔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단일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는 독립적 생산이 가능한 완성차 공장과 엔진·변속기 등 주요 부품 공장도 자리하고 있다. 도로주행과 충돌시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선 하루 평균 5400대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 울산은 현대차 공장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부유한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기준 울산시의 1인당 GDP는 6만6798달러에 달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울산의 상황은 암울 그 자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위기로 인해 공장의 생산률과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지역 경제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완성차 관련기업 종사자들은 “최근 완성차업계 부진으로 관계사들이 활력을 잃었고 자동차 부품업체의 앓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고 입을 모았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울산공장은 지난 2015년 131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생산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16년엔 120만여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111만대를 겨우 넘겼다. 올해는 9월까지 약 87만대를 생산했다. 여전히 2015년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현대차 공장이 자리한 다른 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대차는 1995년 전주, 1996년 아산 등에 공장을 설립해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현대차가 울산, 전주, 아산 등에 위치한 국내 공장을 통해 확보한 연간 생산능력은 176만대 수준에 달한다.
 
현대차 전주공장에서는 주로 버스, 트럭 등 상업용 차량이 만들어 진다. 이곳 공장에는 버스, 대형트럭 등을 독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져 있다. 엔진공장, 주행시험장, 출고센터 등도 자리하고 있다. 이곳 공장 역시 2015년 27만여대를 생산한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모두 25만대의 생산량을 겨우 넘길 정도로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3분기까지 18만대를 생산했다. 지금의 추세라면 현대차 전주공장의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게 완성차업계의 시각이다. 공장의 생산량 감소는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최첨단 공장의 모태인 아산공장에선 쏘나타, 그랜저 등 스테디셀러 모델이 생산된다. 연간 30만대의 차량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이곳 역시 2015년 이후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아산공장의 2015년 생산량은 27만4000여대 수준에 달했지만 2016년엔 21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엔 다시 27만대 선으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공장가동률은 100%에 못 미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의 생산량은 17만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2015년 106%를 기록한 이후 단 한 번도 100%에 접근하지 못했다. 2016년엔 94%선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93%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93%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공장가동률 감소는 주변에 위치한 관련 기업은 물론 근로자, 지역 상권 등에도 타격을 미치고 있다.
 
완성차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며 “새로운 산업동력을 확보하는 방법 등으로 현대차가 살아나야 지역경제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위기가 곧 국가경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적·국가적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미래먹거리 수소차 산업, 지역·국가경제 효자 자리매김 할 것”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래먹거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자동차로 일컬어지는 수소차가 그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관련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입했음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며 발전 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시장 영역 확대는 한국 산업계의 발전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현대·기아 마북 환경기술연구소’는 현대차 수소차 기술 연구·개발의 컨트롤 타워로 불린다. 수소연료와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개발이 이곳에서 실시된다. 올해 3월 출시된 수소차 ‘넥쏘’가 이곳에서 개발됐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소차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수소차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곳에서 발생한 경제적 창출효과는 전국 각지의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수소차는 현대차의 주요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분류된다. 현대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국가 경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만된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사진은 현대차가 연구개발 중인 수소차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각 지자체에서는 현대차의 수소차 인프라 확대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수소차 3000대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울산시도 연말까지 360대 이상의 수소차를, 내년에는 500대 이상의 수소차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인천시도 현대차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연말까지 수소차 충전소를 착공하고 2022년까지 수소차 2000대 보급을 위해 보조금 예산을 편성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대차의 수소차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이다”며 “수소차를 통해 미세먼지 절감 등 환경적 효과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수백대의 수소차 공급을 소화하고 미래먹거리 산업 확장에 기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수소차를 통해 환경개선에 기여하고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신산업 육성 및 고용창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수소차를 비롯한 제품 다양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위기가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반대로 각종 호재는 국가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를 비롯해 협력업체의 수와 규모까지 생각하면 현대차가 국가경제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과거 쌍용차에 위기가 왔을 때도 국가 전체가 흔들린 적이 있는데 그보다 규모가 몇 배는 큰 현대차가 무너질 경우 나라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소차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돈벌이’가 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수소차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기존 생산라인들의 효율성도 극대화하고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현대차의 약화된 경쟁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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