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이들의 아버지(숙명여고 전직 교무부장) A씨(51)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5차례에 걸쳐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쌍둥이 자매의 암기장에서 발견된 시험문제 정답과 시험지 한편에 흐릿한 필체로 작고 빼곡하게 적힌 정답 등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수사를 마무리 짓고 A씨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분노했다. 학교 내신점수가 대학교 진학을 위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이 느낀 허탈감과 분노는 더욱 컸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속물근성, 부정부패 등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한때 ‘승마공주’라고 불리던 소녀에게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8년 5개의 승마 대회 ‘어린이 마장마술경기 초등부’에 출전해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중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학교에 공문도 제출하지 않은 채 학교를 무단 결석했지만 학교는 출석으로 인정해줬다. 소녀는 중학교 3학년 수업일수 205일 가운데 단 86일만 출석했다.
그녀의 모교인 청담고는 지난 2008년부터 9년 동안 마장마술 전공생을 뽑지 않았다. 그러다 소녀가 지난 2012년 청담고에 입학할 당시 승마 장애물 종목 특기생을 함께 뽑았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승마 특기생 선발은 없었다.
특기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한 소녀는 입학 1년여가 지난 지난해 봄,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학교를 찾았다. 제적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소녀의 엄마는 지도교수를 찾아가 고성을 질렀다. 그날 이후 지도 교수는 바꿨다. 소녀는 모두가 알고 있는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다.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은 정유라의 특혜에 분노했다. 정유라가 출석 미달로 학사경고를 받으려하자 대학이 학칙을 바꿨고, 시험을 보지 않았지만 B학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진실을 요구했고, 학교 내 비리가 대한민국 역사를 뒤집어 놓는 국정농단의 시작이 됐다. 이와 비슷한 부정 입학 사례는 한때 국민의 질타를 받았던 연예인 대학 특례입학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정부패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폐단이다. 이를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속물근성이 아닌 정의가 우리 사회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교육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와 일벌백계를 통해 경각심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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