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지하 케이블 화재는 총 9시간의 사투 끝에 진화됐다. 화재 발생지가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지하여서 진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일대 지역 통신이 마비되면서 시민들은 상당한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극심했다. 카드단말기·전화기 사용이 불가능해지면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KT가 피해보상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소상공인들의 매출 피해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화재 주변 지역 스마트폰·카드단말기 먹통…소상공인 “피해복구 요원”
이번 화재로 KT가 입은 재산 피해 규모는 약 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적인 재산피해 외에 기존 가입자와 주민들에 대한 보상금이 더해질 경우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KT아현지사 화재로 유선전화 16만8000회선‧광케이블 220조(전선세트)가 불타면서 KT인터넷·통신망을 이용하던 인근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스카이데일리는 KT 아현지사 화재현장을 직접 찾았다. 사고 발생 수일이 지난했음에도 KT 아현지사 앞은 국과수·소방청·한국전기공사 사고조사반의 합동조사로 인해 혼잡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커다랗게 뚫려있는 홀 사이로 검게 탄 케이블이 보였다. 멀리서 보기에도 화마의 흔적이 역력했다. 현장 가까이 다가가자 탄내가 느껴졌다. 사고현장 바로 옆에도 케이블들이 도로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이날 진행된 정밀감식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통신장애를 일으킨 서울 KT 아현지사 화재는 방화나 외부에 유입된 불씨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낮다. 환풍기 등 기계 결함이나 기타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현장에서 수거한 환풍기와 시설 잔해는 국과수에 감정을 맡긴 상태다.
경찰은 통신구 복구 시 추가 발굴된 잔해 등을 통해 최종 발화 원인 및 지점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복구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다음 합동감식 일정은 잡힌 게 없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도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KT 아현지사 화재 피해는 비단 KT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화재로 통신이 단절되면서 인근 주민들과 KT 가입자들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피해를 입은 이들은 당시의 피해 상황을 전하며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KT 가입자인 인근 주민 임은영(29·여)씨는 “화재 이후에도 갑자기 두 시간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등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갑자기 그러니 너무 당혹스러웠다”고 심정을 전했다. 임형식(27·남)씨는 “주말에 약속이 있었지만 종일 전화도 인터넷도 쓸 수 없어 결국 약속 장소에 가지 못 했다”고 말했다.
KT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주말동안 화재발생 인근 지역과 가까워질수록 인터넷 신호가 약해지더니 특정 지역에서는 아예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천에 사는 박은미(25·여) 씨는 “부천에서 종로로 이동하던 중 용산과 가까워질수록 신호가 약해졌고 용산역에서는 완전히 끊어졌다”며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고립됐다는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점포 전화기·카드단말기 먹통사태에 손님 발길 뚝 끊겨
KT 아현지사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더욱 컸다. 단순 불편함을 넘어 금전적 피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주말동안 KT인터넷망 이용 상가에서는 카드단말기·포스기 등이 작동되지 않아 현금결제와 계좌이체만으로 결제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이후 상가 앞에는 카드결제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고 매장에서는 현금 결제나 계좌이체를 진행하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재 발생 수일이 지난 후에도 주변 KT 인터넷망을 이용하던 상가들은 전화기·카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여전히 현금결제나 계좌이체를 이용해 결제를 받고 있었다. KT 본사 건너편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이미숙(56·여) 씨는 “KT로부터 오늘까지 인터넷망이 복구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밤이 어두워질 때까지 카드단말기는 결국 복구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바로 옆 상가를 운영하는 박노철(65‧남) 씨 역시 “근처 상가 대부분이 전화나 카드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모두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언론에서는 연결망 복구 작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전화나 포스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꼬집었다.
상인들은 카드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한 유명 프렌차이즈 카페의 경우 마감 시간까지 한참 남았지만 매장 내부엔 손님이 한명도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는 “KT 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따졌지만 본사로부터 복구 중이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며 “피해가 적지 않은데 소상공인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들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예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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