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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의료기관·의료종사자 신변위협

의료인 62.6% 폭행피해 경험…국회서 잠자는 임세원법

국회 발의된 의료법개정안 총 7건…가해자 처벌강화, 진료현장 안전강화 등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04 12: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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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사망사고 발생 이후 의료기관 내 폭력에 대한 강한 처벌과 더불어 불의의 사고로부터 의료종사자들의 신변 보호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강북삼성병원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의료종사자의 신변 보호와 가해자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지난해 응급실 전문의 폭행 사건과 구급요원 사망 사건, 그리고 구랍 31일 발생한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 등 의료 종사자들이 피해를 입는 안타까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법적인 제재와 더불어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 노력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병원 내 기물파손·폭행 피해 1000건 육박…전체 가해자 중 67.6% 음주 상태
 
지난해 응급실과 구급대원 등 의료 종사자들을 상대로 한 폭행·살인 등 끔찍한 사건이 유독 많이 발생했다. 응급실을 지키던 전문의, 간호사들의 폭행 피해는 물론 한 구급대원이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후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대한응급의학회가 지난해 7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급의료종사자 중 62.6%가 폭행을 경험했다. 이 중 39.7%는 응급실에서 월 1회 이상 폭행 사건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의료 종사자 폭행 피해 사례는 2016년 263건을 시작으로 2017년 365건, 2018년 상반기 202건으로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응급실 외에 의료기관 전체를 놓고 보면 피해 정도는 더욱 심각했다. 지난 2017년 의료기관 기물 파손이나 폭행·협박 등으로 인한 신고 또는 고소 횟수는 총 893건에 달했다. 대부분은 폭행(365건) 사건이었고 난동·성추행(268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비율 역시 67.6%로 절반을 상회했다.
 
구급대원 폭행도 2013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1011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7년을 제외하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구속 처벌은 전체 4.5%인 46건에 그쳤다. 더욱 강한 처벌이 요구되는 배경이다.
 
▲ 지난해 발생한 응급실 폭행사건과 구급대원 사망사고 등으로 인해 의료 종사자의 신변에 위협을 가한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 제도 보완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구랍 27일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구급요원, 전체 의료종사자들까지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의료 종사자들의 사건·사고 피해 사례가 늘면서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지자 국회는 서둘러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보여주기식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 임시국회에서 의료법과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으나 응급의료법 개정안만 통과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응급실 의료종사자에게 상해를 입힌 가해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상 유기징역, 사망 시 무기징역 또는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주취자가 응급실에서 폭력을 행사할 경우 주취 감경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도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 방안이 응급실 종사자에 국한돼 있다며 구급요원, 의료종사자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소방청 역시 119 소방·구급활동 방해 및 구급대원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과 ‘소방기본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요청한 상태다.
 
개정안은 119 구급대원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사망이 아니더라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반의사불벌죄 폐지 화두…인식 전환·근본적 해결 요구하는 목소리도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인 보호 장치 마련 및 가해자 처벌 강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은 모두 7개다. 대부분 가해자에 대한 가중 처벌 및 진료 현장 안전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중에는 반의사불벌죄 폐지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는 법안도 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재판·처벌을 하지 않는 범죄를 일컫는다. 관련단체 관계자들은 의료인에 대한 사회적 통념 때문에 피해 의료인들이 대부분 합의나 양보 등으로 사건을 마무리 하려 해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의료계 관계자들은 법안 개정을 통한 처벌 강화, 국민들의 인식 전환 유도 등의 노력을 통해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에 대한 폭언·폭행을 근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병원 내에서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폭언이나 폭행이 일상화된 상태임에도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며 “의료종사자들을 근로자의 개념이 아닌 봉사자의 개념으로 보는 프레임으로 인해 주변에서 합의나 양보를 권유하는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2017년 피해건수가 893건으로 나오지만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노출되지 않은 피해는 그보다 더 많다”며 “피해 의료인들이 보복의 두려움과 해결되지 않는다는 불안감 등으로 인해 대부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일반 국민들도 더 이상 故 임세원 교수처럼 안타까운 사건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국회가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순자(66·여) 씨는 “병원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사, 간호사들만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 환자들도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며 “법을 바꿔 처벌 수위를 높여 더 이상 이런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故 임세원 교수의 유족 역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과 더불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의료기관 내 의료인 폭행·폭언 근절을 위한 인식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종혁 대변인은 “얼마 전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이번 사고와 비슷한 장면이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는데 이는 의료기관 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예민한 상태라는 걸 잘 알지만 누구나 치료받는 공간인 만큼 폭력은 용인돼선 안 되는 만큼 모두가 조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역할 등을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로 보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미정 사무처장은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환자나 보호자들의 요구에 재대로 응하지 못해 불의의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 충원과 역할분담만 잘 이뤄진다면 환자들의 불만을 충분히 해소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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