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의식의 정체가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에 분산된 에너지라면 에너지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에너지는 단순히 힘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 힘의 근원적인 정체가 무엇인지

 

A. “에너지는 일의 원천이다. 자연의 모든 원리는 에너지로 작동한다. 동식물을 비롯한 인간의 생명도 초정밀 장치들이 끊임없이 에너지를 갖고 일을 한다. 일은 가치를 키우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생명유지의 비밀이다. 우리 삶은 부가가치 에너지로 둘러싸여 있다. 돈은 이 같은 자연의 운동 에너지 결과다. 에너지는 창조의 신성을 갖고 있는 신적 존재에 버금간다. 돈과 인간 그리고 생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실상 하나로 엮여 있다. 에너지는 수많은 형태로 인간의 문명을 일군 주역인 것이다. 에너지는 인간의 오감에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현대문명의 총아도 됐다. 단 한시도 없으면 현대문명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전기 에너지는 그 상징이다. 과학자들은 수학, 기하학 등을 통해 에너지 원리를 규명하고 수많은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해 왔다. 그 결과 에너지는 숨은 공신이었고 전지전능의 힘을 가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에너지는 인간과 물질들을 아우른 용어인 개별자 또는 유한자 뿐만 아니라 이들이 생명활동을 유지하고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시공간에도 가득 들어있다”

 

Q. 에너지는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이는 말이지만 흔하게 사용할 수 없는 의미가 함축돼 있는 것을 알았다. 에너지가 만물의 일을 주관할 수 있는 핵심은 무엇인가.                           

 

 

A. “정보를 힘으로 받아들이려면 많이 힘들다. 지금 이 문구를 새김질 해 보자. 에너지가 정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힘이 든다는 것은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요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수많은 지식체계는 전부 정보다. 이들 지식을 얻고 축적하는데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노동이나 각종 장치의 에너지 등이 투입돼야 한다. 정보는 알려지지 않은 데이터다. 자연에는 여전히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정보들이 훨씬 더 많다. 이들 정보를 알아 낸 것이 수학이고 과학이며 기하학 등이었다. 이들 모두가 데이터다.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에너지는 정보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돼야 한다. 이들 정보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운동하지 않고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정보는 지시하고 명령하는 시스템이다. 지시나 명령은 에너지이고 힘이며 일이다”

 

 

A. “일례로 물리학자들은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 정보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곳은 우리가 사는 3차원(시간차원 움직임까지 4차원)과는 다른 고차원의 세계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비롯한 많은 영화들이 이런 고차원의 세계를 적잖이 다뤘다. 시공간이 없는 곳이면서 차원이 달라 우리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 역학이 있는 곳이다. 철학적인 사유와 종교적 영적 경험을 통해서 그 세계를 상상하거나 간접 체험 할 수는 있다. 종교계 수련자들이나 이른바 영적 성숙도와 도력이 높다는 현자들은 고차원의 세계를 체험했다는 무수한 증언을 해 왔다.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도 현실의 세상과 고차원의 세계를 동시에 상징한다. 만물을 탄생시키는 태극의 원리와 음양오행의 조화를 그렸다. 태극은 마치 우주탄생의 시작인 빅뱅의 특이점 처럼 시공간이 없고 모든 것이 한 점에 있다. 동양의 하느님 사상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만물의 정보가 태극기에 함축돼 있다. 태극기는 고차원의 본질인 이데아를 상징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수천년 사상인 천인 또는 천손의 배경에 바로 정보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연의 섭리는 인간의 오감 범위 밖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틀리지 않다. 그것이 정보다”

 

 

A. “인간의 몸은 약 70조개에 달하는 세포가 DNA와 RNA 정보에 의해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 아울러 세포의 수명으로 인해 죽은 몸을 주기적으로 갈아 입는다. 인간은 애초 정자와 난자라는 단세포 간의 만남으로 탄생한다. 이후 수많은 신체와 장기가 생기는 성장은 정교하게 그려진 설계도 대로 이행된다. 수십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우주선보다 수천배, 수만배 정교한 설계가 현실에 드러나는 것이다. 그 설계의 명령자는 DNA와 RNA다. 세포는 주기적으로 죽는다. DNA는 다른 DNA와 RNA를 끝없이 만들어 생명을 이어가면서 죽어가는 세포들까지 대체시켜주는 명령도 수행한다. RNA 중에는 세포의 죽음을 지시하는 저승사자까지 있다. 초정밀 명령에 따라 생명이 유지되는 인간은 따지고 보면 정보 종합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이 에너지 자체이기에 정보는 에너지다”

 

 

A. “정보가 명령체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패턴과 알고리즘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힘이 되는 에너지가 된다. 일정한 패턴과 규칙 자체로는 명령이 실행되기 어렵다. 상호 밀고 당기는 인력과 척력처럼 정보의 패턴과 규칙도 서로 반대되는 상반성과 서로 관여하는 상관성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자연의 섭리가 이런 대칭적 원리를 갖고 있다. 에너지의 원천인 빛이 전기파와 자기파의 밀고 당기는 교란으로 발생한다. 자연의 언어라는 수학이 질서정연하게 수많은 함수와 방정식을 통해 자연의 숨겨진 질서를 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학을 통해 본 자연에 숨어 있는 동력은 규칙이자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A. “자연의 현상계 밖에서 일어나는 정보 에너지의 패턴과 규칙은 아직 정확히 규명된 바 없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진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잣대로 진리이며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현상들은 인간의 오감으로 지극히 작은 부분이다. 일부 사상가나 학자들은 인간이 만물의 원리에서 인지하고 있는 원리들은 해운대 모래사장의 모래 한 알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다. 인류는 수많은 진실을 여전히 모른다고 해야 한다. 모른다면 진리가 아닐까. 인간은 다행히 오감을 넘어 통찰하고 직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지적 탐구를 해온 수학자, 철학가, 사상가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에너지의 원천인 정보 에너지를 완벽히 규명하지 못했지만 정보가 패턴과 규칙의 힘인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들 규칙들은 무한히 생성되고 있다. 예정론에 의하면 운명은 정해져 있지만 에너지 형태들이 무한히 다양한 방식으로 현상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운명은 동시에 정해지지 않았다고도 해도 맞다. 자유가 필요하고 존재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자유를 통해 생명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고 운명을 개척해 나갈 꿈을 꾼다. 정보 에너지가 관장한 세계를 자유가 다시 관장할 능력을 갖출 기회들이 현실에서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

 

 

A. “변증운동은 나선형 운동이다. 테제(정)는 안티테제(반)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진테제(합)를 이뤄 나아가고 다시 진테제 자체가 테제가 돼 안티테제를 만들어 또 진테제가 된다. 정반합 변증운동은 이처럼 나선형태로 전진해 나아가기 때문에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인간의 역사는 물론이고 자연의 현상이 이와 같다. 자유와 의식도 정반합의 원리를 따른다. 자유가 정이면 의식이 반이 되며 합을 이룬다. 이어 그 합은 다시 정이 되고 반을 만들어 또 합을 만든다. 자유와 의식도 대칭성을 통한 ‘거울의 역할’(상반성)과 ‘얽힘의 영향’(상관성)을 주고 받는 관계다. 이 과정에서 둘 간의 진테제 지속성이 자유의지이기에 상승하는 나선형 운동을 한다. 상승은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과정을 뜻한다. 진테제 속에는 무한히 생성되는 정보 에너지들을 선택할 힘이 있다. 전자기파의 교란인 빛처럼 정과 반의 교란(상관성·상반성)을 통해 나아갈 힘이 생겼다는 것은 현실에서 선택하는 힘의 다른 이름이다. 운명을 개척하는 자유의 모습이다. 이는 매우 강력한 에너지다. 실제로 빛은 에너지 원천이다”

 

 

A. “자유의지 에너지는 ‘밭’과 ‘길’이라는 다른 특성을 동시에 지녔다. 자유의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인 네트워크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밭이 되고 있다. 동시에 네트워크는 자유의지가 다닐 수 있는 길이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밭을 자신의 길로 활용하는 셈이다. 이 밭은 한계가 없이 퍼져 있어 무한자(절대자) 특성이다. 아울러 길을 같이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한자(개별자)들을 무한히 초연결하는 ‘사이 에너지’다. 사이 에너지는 힘과 물질이 차지하는 시공간 이외의 모든 에너지의 통칭이다. 자유 에너지는 이처럼 개별자와 무한자를 넘나든다는 것이다. 사이 에너지가 그 가교 역할을 해주면서 현실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자유의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원인으로 작동한다. 자유의지로 도전을 해도 불행에 빠지거나 가난해지는 경우는 똑 같은 도전이라고 해도 다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형 자유의지가 도전이다. 반면 개인적 아집으로 네트워크와 울타리를 치는 것을 도전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자는 사이 에너지의 힘을 받아 성공하지만 후자는 사이 에너지가 개입할 틈이 없어 실패한다. 네트워크를 밭이자 길로 활용하는 네트워크형 자유의지는 실패하지 않는다. 그 선택 과정에서 개인이나 상황마다 혼돈이 있을 뿐이다”

 

 

A. “크게 보면 두 가지 안 되는 요인이 있다. 자신의 정체성이 잘못된 경우가 있고 외부의 원인에 의한 경우도 있다. 전자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동시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을 수반한다. 그 하나가 자신을 명함으로 생각하는 일이다. 명함은 일종의 사이 에너지 역할을 한다. 자신과 타자들 간의 관계에서 힘을 주고받아 교류하는 중심에 자신을 늘 놓아야 한다. 힘을 매개한다는 것은 경쟁이자 사랑이다. 빛의 교란 원리다. 에고를 버리고 상황에 몰입할 때 누구나 가능하다. 후자는 자유의지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갖거나 부정하게 한다. 국가의 정치체나 문화적 요소가 자유의지에 대한 호불호를 가르기도 한다. 공화정이 아닌 공산주의는 인간의 자유의지 자체를 사실상 부정하고 통제한다. 반칙이 많은 사회, 분배 우선주의 사회도 자유의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게 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자기통제가 가장 큰 변수가 된다. 끝없이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면서 능력과 자존감을 키워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상황논리로 면피를 하기 좋아하면서 도전하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망하는 자살행위다. 빈부는 반드시 인과율의 법칙을 따른다. 알면서도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한다는 사실이 실패의 원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