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지배력 확보가 필수다. 그간 한진그룹 최대주주인 조 회장이 한진칼 지분 대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만큼 지분증여 과정에서 막대한 금액의 상속세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상속세 재원 마련이 시급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조 사장의 경영능력 입증도 필수다. 행동주의 사모펀드가 대한항공의 오너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악화를 이유로 경영권 개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내야만 후계자로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한진그룹 3세 경영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원태 사장, 한진그룹 후계자 유력…최소 1700억 원대 상속세 재원 마련 시급
한진그룹 최대주주인 조 회장은 슬하에 세 명의 남매를 두고 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다. 현재 한진그룹 내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인물은 장남인 조 사장 뿐이다. 장녀와 차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여론의 질책을 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에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영권 승계가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조 회장이 살아생전 맡았던 IATA 총회 의장직을 총회 주관사인 대한항공의 조 사장이 물려받았다는 점도 조 사장이 후계자로 점쳐지는 이유로 거론된다.
다만 조 사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선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취약한 지배구조를 극복하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국민연금 등 외부의 견제를 막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수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정점으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확보가 이뤄져야만 경영권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총 28.95%다. 뒤를 이어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12.68%,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6.64%를 갖고 있다. 그 외 외국인 등 기타 주주 지분율은 45.09%다.
그런데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가진 지분 중 대부분은 조 회장이 직접 소유하고 있다. 조 회장 지분은 17.84%다. 세 자녀가 가진 지분은 엇비슷한 수준이다. 유력한 후계자로 점쳐지는 장남 조 사장(2.34%)을 필두로 장녀 조현아(2.31%), 차녀 조현민(2.30%) 등 세 자녀 모두 3%도 되지않는 미미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막대한 상속세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현행 상속세법에 따르면 30억 원을 초과하는 유산에 대해선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추가돼 주가의 20% 가량이 추가된다. 실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기까지 지불해야 할 상속세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회장이 가진 지분 한진칼(17.84%), 한진(6.87%), 대한항공(0.01%) 외에 비상장사 지분까지 증여받을 경우 최소 2000억 원 안팎의 상속세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한항공 등을 포함해 매각할 만한 지분이 마땅히 없는 탓이다.
상속세를 대신해 지분을 내놓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위험이 크다. 행동주의 펀드인 KCGI는 최근까지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분을 온전하게 승계하기 위해 오너일가 부동산 자산 등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험대 오른 한진그룹 ‘오너3세’ 경영, 오너리스크 해소·경영능력 검증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 후계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려면 조 사장의 경영능력 검증도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와 국민연금 등은 이미 대한항공 주총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경영권 개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이 그 명분이다.
실제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지난 2014년부터 이른바 땅콩 회항부터 물컵 갑질 등 각종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아야 했다. 그 여파로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최근 조 회장도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박탈당한 바 있다.
이에 현재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3세 조 사장으로선 경영능력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 등이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을 명분으로 들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의 기업가치 회복과 실적 정상화가 필수다.
당장 내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예정돼 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면 대외로부터의 공세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조 사장은 지난 2004년 입사한 이후 15년 동안 대한항공에 몸담고 있다. 그간 조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넓혀왔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손꼽힌다. 조 사장이 대표에 오른 이후 대한항공은 흑자로 전환했다.
조 사장이 취임했던 2016년에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1조1208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였던 2010년 1조2357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특히 조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부재가 잦았던 지난해에는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성사시키는 등 경영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다만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문제는 걸림돌로 지목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인하대 재단에 조 사장의 입학 및 학사학위를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1998년 당시 조 사장이 인하대에 부정 편입학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정석인하학원은 교육부의 통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장남인 조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며 “상속세가 수천억 원대에 달해 지배력이 약해질 우려가 큰 만큼 본인의 경영능력 입증이 한진그룹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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