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7 22:04
뉴스 > 교육·취업
[이슈포커스]-불공정 경쟁에 좌절하는 미래세대(下-채용비리)
기성세대 굿판에 채용시장 병풍신세 전락한 청년들
채용과정 중 불이익·불공정 사례 여전, 상대적 박탈감에 결국 채용포기
장수홍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4 00:03:46
▲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작은 희망을 품고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청년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불공정한 채용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채용과정에서의 불공정 처우로 인해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취업의지마저 꺾인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채용박람회에서 모의 면접 중인 구직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문용균·나광국·장수홍 기자] 최근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채용비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불공정한 경쟁에 의한 채용은 청년들의 취업의지를 꺾고 종국엔 국민 생산성 하락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국운을 뒤흔들만한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다수의 청년들은 우리 사회에 채용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한 채용과정에 좌절하는 청년들 “그동안의 노력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지난 6월 채용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실제 구직자 627명을 대상으로 ‘불공정한 채용 경험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7%가 ‘불공정한 채용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 55.2%, 남성 48.7% 등이었다.
 
불공정 채용의 사례로는 △내정자가 있는 듯한 채용진행(50.9%) △가족관계·학벌 등 직무와 무관한 질문(39.8%) △근무조건 기재 불분명(33.3%) △면접에서 특정 지원자에게만 쏠리는 질문(33.3%) △채용공고 내용이 도중에 바뀜(21.3%) △나보다 스펙과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이 합격(19.4%)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 소문 들음(13.9%) 등이 거론됐다.
 
스카이데일리와 만난 이성은(28·여)씨 역시 이직 과정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직 준비 중인데 최근 면접을 본 한 유통회사 총무 직무 1차 면접(실무)에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다”며 “해당 면접은 다대다 면접으로 면접관 4명과 지원자 남자3명 여자 2명이 들어갔었는데 각자 1분 자기소개를 마치고 공통질문 2개를 제외하고 모든 질문들이 남자 지원자들에게 집중됐었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시간 50분 동안 공통질문을 제외하고 받은 질문이라고는 직무와 아무 연관 없는 남자친구 유무와 남자친구와 결혼을 할 것이냐는 성차별적인 질문 밖에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이전 직장에서도 총무 직무에서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분명히 자기소개서를 읽어봤다면 직무와 관련된 추가질문이 나왔어야 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결국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고 토로했다.
 
광고
정원석(31·남)씨 역시 지난 2017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면접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해당 면접은 광역시에 위치한 국내 완성차 업체 1차 협력사로서 규모가 제법 큰 회사였다”며 “서류 통과된 60명 정도의 인원이 그날 점심식사 이전 필기시험을 치르고 식사 후 PT면접과 1차 면접까지만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사전 공고와는 다르게 당일 2차 면접까지 진행된다는 통보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 채용과정 중 직무와 연관 없는 질문, 성차별적인 질문, 구색을 갖추기 위한 면접 진행 등 채용과정 중 불공정 사례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종로구 일대 학원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어 “2차 면접 과정에서 특정 면접관이 다른 지원자 중 1명과 공통적으로 아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짧게 나누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또 2차 면접이 끝나고 난 후 갑자기 오전에 봤던 동일한 필기시험을 다시 한 번 보는 등 누가 봐도 그 1명이 내정자며 다른 지원자는 들러리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채용과정에서 다른 지원자에게 위로를 받을 정도로 차별을 겪었던 사례도 있었다. 종로구 학원가에서 만난 윤보라(26·여) 씨는 “지난해 하반기 전남에 위치한 제조업체 구매 직무 면접 시 허탈감을 느꼈다”며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어 지방인 전남까지 가서 면접을 봤지만 명백하게 남자를 뽑기 위한 분위기에 나머지 여자 지원자들은 성비를 맞추기 위한 구색 갖추기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관이 멀리서 왔다는 말과 학교가 서울 소재의 학교가 아니라고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했었다”며 “이에 같이 면접을 본 남자 지원자들 중 2명이 면접이 끝난 후 대신 사과를 드리고 싶을 정도다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었다”고 덧붙였다.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항공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외국계 항공사는 한국에서 승무원 채용 시 채용대행 학원에 맡겨서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항사에서 학원 내 수강생 중에서 뽑겠다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원칙적으로 해당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고 해도 선발될 수 있는 동등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비학원생은 학원을 다녔던 학생보다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면접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 시 해당 학원에서 가르치던 교사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학원생들은 이미 대부분의 면접 질문을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학원생으로 면접을 봤던 임혜영(30·여) 씨는 “자기소개서에 사회봉사에 관한 내용을 적지 않았음에도 면접관이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1차 면접 시 영어면접과 수영면접이 필수 사항인데 2차 면접 시 학원 출신 지원자 중 영어면접과 수영면접을 보지 않았다는 지원자가 존재해 학원생 출신의 특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학원비가 200만원 상당이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은 본인만의 노력으로 힘들게 채용과정을 뚫고 올라가야 하는데 마지막에는 결국 투명하지 못한 채용제도로 인해 좌절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관련 법 개정됐지만 현실은 그대로…기득권의 만연한 특권의식부터 뿌리 뽑아야”
 
▲ 지난 7월 청년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를 뺏고 사회 질서를 해치는 행위 등을 막기 위해 채용절차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현직 인사담당자들은 실무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당 사례보다 현재 우리사회 기득권들이 특권의식을 버리고 채용청탁, 압박 등 근본적인 문제를 차단할 수 있는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스카이데일리
 
앞서 정부는 채용강요 등의 행위가 청년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를 뺏고 사회 질서를 해치는 요인이라는 이유를 들어 관련 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구직자의 직무수행과 무관한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조건이나 출신지역, 부모 직업, 학력, 재산정보 등을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련 법률(이하·채용절차법) 시행됐다.
 
개정 된 채용절차법은 법 적용 대상인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다. 앞으로 구직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 및 형제 자매의 학력, 직업, 재산 등에 대한 개인 정보를 요구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1회 위반 시 300만원 △2회 400만원 △3회 이상 위반 시 500만원 부과 등이다.
 
채용절차법에 따라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하거나 채용과 관련해 금전물품, 향응 또는 재산상 이익을 수수·제공하는 경우에도 △1회 위반 시 1500만원 △2회 이상 위반 시 3000만원 등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채용절차의 공정화 법이 시행됐지만 청년들 사이에서는 보여주기 식에 가까운 조치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법 시행 이후에도 분위기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직 인사담당자들 역시 “실무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대답으로 현재 취업시장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중견 제조업체 인사담당자 홍성혁(익명·남) 씨는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진 것을 알지만 매번 채용시즌마다 회사 내 윗선에서 내려오는 이력서들이 존재 한다”며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홈페이지나 메일을 통해 접수되는 일반 지원자들과는 달리 별도 서류심사 없이 형식적으로 면접전형을 실시하고 큰 결격 사유가 없으면 채용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실무자 입장에서 임원의 지시를 거절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 채용계획에 없던 포지션을 억지로 만들어 배치하는 경우를 겪다 보니 해당 직무에 대한 환멸을 느끼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경북지역에 위치한 대기업 협력업체 인사담당자 이명환(익명·남) 씨는 “협력업체 특성 상 소위 원청사 특정 임직원이 자사 임원에게 직접적으로 채용부탁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유선으로 자격조건 등을 간략하게 질문한 뒤 임원을 통해 이력서가 내려오기 때문에 면접관들 역시 원청사를 통해 유입된 지원자인지 사전에 알고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인사팀에서 30년간 근무했던 김재웅(58·남)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교육사업운영 이사는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면접관들도 매년 △채용 트렌드 △면접관의 마인드와 태도 △갑질 및 불법 질문 차단 △실제 면접 진행 기법 등 일정 시간 이상 면접관 교육을 외부에서 받고 있다”며 “그러나 면접관들의 이런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청탁, 압박 등 근본적인 문제를 차단할 수 있는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수홍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1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30,376 ▶
어제 135,094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뉴스패드]
이 기사의
연관뉴스
“조국 딸 조민의 대입 프리패스는 학종 때문이다”
[이슈포커스]-불공정 경쟁에 좌절하는 미래세대(上-학생부종합전형) ~~본래 취지 잃고 불공정 사례 봇물…“대대적 수정 혹은 폐지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