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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교육정책
표류하는 文정부 교육정책, 학생·학부모들 분통
자사고의 일반고 일괄전환 부작용 우려감 무성…교육 신뢰도 훼손·혼란 가중
이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27 00:05:36
▲ 최근 정부의 교육 정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당장 학생·학부모들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등교하고 있는 중학교 학생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부의 교육 정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으로 내놓은 교육부의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전환 정책이 오히려 경제적 지위와 지역적 여건에 따른 불평등을 심화하고, 사교육 시장만 키울 거라는 지적이다. 당장 학생·학부모들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단계적 전환서 일괄 폐지로 급변경…“조국 사태 빌미…학교선택권 침해” 반발
 
지난 7일 교육부는 현재 초등 4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년에 맞춰 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 등 특목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올해 안에 초중등교육법의 시행령을 고쳐 자사고·외고·국제고의 근거 조항을 삭제하고, 5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모든 자사고·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까지만 해도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괄 폐지로 급변경됐다. 문 대통령이 대입 공정성 재고와 고교 서열화 해소를 강조하자마자 교육부가 이를 발빠르게 실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자사고 42곳, 외고·국제고 37곳은 2024년까지만 현재 학교 지위를 유지하고 2025년 이후부턴 일반고로서 신입생을 받게 된다.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기존 교명은 그대로 쓸 수 있다. 외국어 등 특화된 교육과정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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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이후부턴 고교학점제를 통해 자사고․특목고에 의지했던 학교 단위의 수월성 교육대신 학교 내 수월성 교육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반고에서 과학·수학·어학 등 전문교과를 운영하고 기존 일반고와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외고와의 공동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고등학교 진학부터 대학입시까지의 불공정성을 없애고 고등학교 교육역량 전체를 높이기 위해 복잡한 고교체제를 단순하게 바꾸고자 한다”며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일반고를 집중 육성하고 미래형 대입제도를 마련해 고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정부의 발표 이후 학부모단체와 교육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하는 교육을 받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데다 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가 외고·국제고·자사고, 2025년 일괄폐지와 일반고 전환을 발표한 7일 오후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이하․자교연)와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이하․자학연)는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일련의 교육부 발표 교육정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날 자교연은 “정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라는 미명하에 외고․자사고 일괄폐지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이는 오히려 사회경제적 지위와 지역적 여건에 따른 불평등이 심화되고 사교육 시장만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시기를 2025년으로 정한 것에 대해 이들은 “2025년으로 못 박은 것은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써 고교학점제 도입부터 일반고 전환까지 중차대한 교육 정책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겠다는 것이다”며 “자사고 일괄폐지 정책이 국면전환용 정책, 책임회피용 정책임을 자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자사고와 외고 폐지 실현 가능성조차 떨어진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시점은 다음 대통령의 임기다. 2022년 대선 이후 정권의 향배에 따라 시행령 재개정을 통해 언제든 번복될 수 있어 교육정책 신뢰도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갈피 못잡는 교육정책, 학생·학부모 혼란만 가중 
   
▲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놨지만 이를 도입하기 위한 선결 과제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자사고․외고․특목고를 오는 2025년에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안으로 발표한 이후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들 사이에는 그저 막막하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고 일정 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겉으로 봤을 땐 좋아 보일 수 있지만 고교학점제 본격 도입하기 위한 선결 과제와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표면적으로는 학교시설 확충과 교사 수급이 문제점으로 야기되고 있다. 일반고를 기준으로 한 학기 50여 개의 교과목 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교실 수와 교사 수급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도입됐을 때 내신은 절대평가로 전환돼야 한다.
 
상대평가로 진행된다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과목 선택에 있어 왜곡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소규모 강의가 어려워지는 사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평가에 따른 부작용도 배제할 순 없다. 특정 지역이나 위치에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치동 학원가 앞에서 만난 이예진(15․여)양은 “학생들이 외고․자사고 등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어서다”며 “모든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건 공정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해버리는 거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이민숙(여․가명)씨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사고와 외국어고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 한다”며 “이들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된다고 해도 일반고와의 격차가 줄어들 거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의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 자체를 두고 진정성 논란도 새어나온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은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에서 과학고와 영재고를 제외하겠다고 한 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며 “과학고와 영재고가 가장 먼저 시작됐고 정점에 서 있는 학교인데 제외하겠다는 건 고교서열화 해소의 한계를 정부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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