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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가격 정찰제
들쑥날쑥 가격에 소비자 불신 가득 ‘제값 내면 바보’
아웃도어·빙과업계 유명무실 가격정찰제…유통채널 따라 가격 천차만별
이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4 00:03:43
▲최근 아웃도어 및 빙과업계의 가격 정책이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의 아웃도어 매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아웃도어 및 빙과업계의 가격 정책을 두고 잡음이 무성하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감사나 기념일 등의 명분으로 할인 행사가 365일 진행되다보니 오히려 소비자가격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이야기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기능·성능 똑같은 제품인데 가격은 고무줄…상시 할인에 소비자 불신 초래
 
국내 아웃도어업계는 최근 극심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3% 안팎의 역성장을 기록했던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의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에도 5% 가량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 간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내놓은 건 가격 할인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80%에 달하는 할인 행사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상시 할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아웃도어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밀레는 다운자켓 정가 33만3000원의 상품을 15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네파에선 정가 14만9000원인 플리스를 할인가 9만9000원에 판매하는데 이어 △다운자켓 20만9000원→13만9000원 △롱거위털 다운자켓 35만9000원→21만5400원 등에 팔고 있다. 또 다른 브랜드 블랙야크는 △다운자켓 31만8000원→21만8000원 △다운자켓패딩 48만8000원→21만8000원에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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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품의 할인 가격이 유통채널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네파 온라인몰에서 9만9000원에 판매중인 플리스 제품은 다른 온라인몰에선 8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할인된 가격에서 또 다시 할인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 상시세일, 할인행사 등의 플랜카드가 붙은 매장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천차만별인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할인행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아웃도어 매장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네파 관계자는 “제품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며 “F/W시즌 같은 경우 겨울 상품은 가을에 출시되기 때문에 겨울에 판매될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 할인가격으로 판매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출시하자마자 할인해 판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 가격에 대해 의구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할인 행사가 상시 이뤄지고 있는데다 유통채널마다 가격이 다르다보니 구매가 꺼려진다는 반응이다. 가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서울의 한 백화점 앞에서 만난 조민영(여․31)씨는 “아웃도어 시장에서의 가격은 솔직히 신뢰할 수 없는 거 같다”며 “매장에서 50만원 주고 산 롱패딩이 온라인에선 훨씬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이 천차만별이다보니 아웃도어 제품의 원가가 얼만지 궁금할 지경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의류업체들의 가격표시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의류업체의 경우 가격을 처음부터 올려놓고 세일을 진행해 원래 가격에 파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의류에 달린 바코드에 최종 가격을 입력해 수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종 가격 입력 시스템이 도입되면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빙과업계, 유명무실 가격정찰제…소비자 “제값 주고 사기 아깝다”
 
▲ 아이스크림에서도 천차만별인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일선 슈퍼마켓 등 판매채널별 가격이 상이한데다 같은 일선 슈퍼끼리도 가격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스크림. ⓒ스카이데일리
 
빙과업계 역시 들쑥날쑥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등 판매채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제값 주고 사기 꺼려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기자의 동네 앞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체리마루, 호두마루, 메로나, 비비빅 등 막대 아이스크림의 종류는 4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동네 할인마트에선 같은 종류의 막대 아이스크림이 600원에 판매됐다. 똑같은 제품임에도 200원이라는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빙그레가 자체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기존 제과형 아이스크림의 일반 소매점 판매 가격이 800원에서 1500원까지 약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시중에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선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소매점이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다보니 인건비와 인테리어 비용이 적고 냉동 쇼케이스, 제품만 있으면 돼 고정비가 낮은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트 앞에서 만난 주부 이가영(여·익명)씨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게 손해로 느껴질 정도로 매장별 가격 차이가 심하다”며 “아이스크림 전문 판매점에선 80% 가까이 할인된 가격이 판매하고 있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선 아이스크림을 아예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빙과업계의 경우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려다 몇 차례나 실패한 전력이 있다”며 “제조공장에서부터 아이스크림에 가격을 표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야 가격 정찰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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