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쇄신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가 마련한 예산안 수정안이 가결되는 등 여당인 민주당의 독주로 인한 국가·국민 피해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권력독주를 견제할 대안정당으론 자유한국당이 유일하지만 여전히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아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1인 리더십 체제를 구축하고 당 전체가 통일된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현역의원 최대 50% 이상의 공천 컷오프와 중진의원 대거 물갈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영우(3선)·김세연(3선)·김성찬(재선)·유민봉(초선) 등 네 명 뿐이다.
자유한국당 쇄신론에 힘 실리는 황교안의 ‘현역·중진 대규모 물갈이’ 노력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지난달 21일 회의를 열고 의원별 계량화된 점수를 기준으로 하위 30% 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가 기준은 △여론조사 지지율 △당 기여도 △본회의·상임위·의원총회 참석률 △당무감사 결과 △의정 활동 등이다.
현역 의원 30%를 배제하면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하위 27명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여기에 비례대표(17명)와 불출마자까지 포함해 최대 50%까지 물갈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자유한국당이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선 배경에는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여당의 실정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자유한국당이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권력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국민들의 요구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쇄신론의 중심에는 황교안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황 대표는 ‘현역의원 50% 교체론’을 가장 먼저 꺼내 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지난 9일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제가 단식투쟁에 돌입한 다음 날 현역의원 50% 이상 교체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며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하면 우리가 그 이상도 감내할 각오를 가져야 겠다”고 말하는 등 지속적으로 쇄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황 대표의 쇄신 의지는 국민 뿐 아니라 당 내부의 지지를 얻고 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한국당 현역의원 중 처음으로 당 쇄신을 위한 중진용퇴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5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영남이나 서울 강남 3구 등 기반이 좋은 지역의 3선 이상 의원과 당 지도부 당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은 용퇴 결단을 내리던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주장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역시 당내 인적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아직까지 쇄신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불출마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최고위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김영우 의원이 책임과 반성, 청년의 미래 등을 언급하며 불출마를 표명한 것에 절절한 울림을 받았다”며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국민들의 ‘당 혁신의 동력이 될 사람은 아쉽게 나가고 정작 불출마할 사람은 요지부동’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되는 한국당의 불출마 선언이 찻잔 속 태풍이 돼선 안된다”며 “우리 당은 젊게 새롭게 전환하는 마음을 담아 불출마 선언한 의원들의 의지를 받들어 강력한 인적쇄신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11일 공천부적격자 기준을 발표했다.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혁신 △공정 △이기는 공천과 민생 △경제를 살리는 공천 등이다. 국민이 원하는 공천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4대 분야 부적격자를 공천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불법 편법 재산 증식 △권력형 비리 부정청탁 △음주운전 등 도덕성과 청렴성에 문제가 되는 인사들도 원천 배제된다.
“권력독주 제동 걸 참신한 인물 수혈 시급…경남 지역 다선의원부터 양보해야”
대다수의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대대적인 인적쇄신 행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적쇄신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칼끝은 3선 이상의 중진의원을 향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의 정치경력을 가졌음에도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정치적 중량감이 없는 인물들을 더 이상 끌어안고 갈 수는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전상호(32·남) 씨는 “작금의 법안처리 과정을 보면서 실망감이 많이 들었다. 현재 국회는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입법부로서의 지위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야당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은 반드시 일어나야한다.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에서 자영업을 하는 임선호(41·익명) 씨는 “현 정부는 국가안보나 경제 등 어떤 분야에서도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여당의 이런 행태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자유한국당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국민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타성에 젖은, 변화와 혁신에 소극적인 중진의원들의 물갈이는 필수적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TK·PK 지역 중진의원의 양보가 시급하다. 집권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고 맞서 싸울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민(38·남) 씨는 “중진이라도 의정활동과 지역구 내 입지, 도덕성 등에 흠결이 없다면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해당 부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거나 당의 분란을 조장하는 의원에 대해 과감하게 배제하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교수는 “현재까지 자유한국당이 계파를 척결하는 일이 중요했지만 이와 관련한 인적쇄신을 실천하지 못했다”며 “자유한국당이 이념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하게 자유우파 가치 신념을 공유한 신진세력들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이 기존 정치 질서 속에서 재편하는 것보다 국민들에게 더 호소력 있다”고 강조했다.
[장수홍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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