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서민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전염의 공포감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백화점, 마트, 전통시장, 음식점, 영화관 등 오프라인 시장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피해는 특히 남다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 확산 후 매출규모가 평소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보다 더 타격이 크다는 호소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판의 목소리는 정부를 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조기에 진압되지 않고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진 덴 정부의 늑장 대처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가 활력을 잃은 가운데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에도 따가운 시선이 몰린다. 일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중국 걱정할 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고충부터 해결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범람에 울상 짓는 소상공인·자영업자…“메르스 사태보다 피해 크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전염병에 대한 공포감은 나날이 커지는 분위기다. 감염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경제·산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 시장은 그야말로 ‘직격타’를 맞은 상태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의 2월 첫째 주말 매출은 전주 대비 11%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도 매출이 12% 이상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주요 유통업체들이 매출감소에 직면한 가운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더욱 큰 상황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일부 소상공인들은 이번 사태가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중소기업벤처부(당시 중소기업청)가 전국 2000여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메르스 발생 전과 비교해 소상공인·전통시장 전체 매출액은 35.6%나 감소했다. 메르스 사태는 2015년 5월 20일 첫 국내 유입이 확인됐다. 당시 교육·서비스업(37.3%), 음식점업(36.6%), 소매업(29.9%) 등의 매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전통시장의 경우엔 취급 품목에 관계없이 고객수와 매출액이 약 50% 수준 감소했다.
결국 신종 코로나 사태는 50% 이상의 매출 감소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번 코로나 사태 발생 전 이미 우리나라 체감 경기가 나빴다는 점은 매출감소에 대한 공포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 전망지수(BSI)서 경기전반BSI, 매출BSI는 각각 84.1, 82.8로 나타났다. 영업이익BSI와 자금사정BSI 등도 82.9, 83.5 등으로 매우 낮았다.
반면 메르스 사태 발생 전인 2015년 4월 기준 소상공인들의 경기전반BSI와 매출BSI는 각각 93.3, 95.7 등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BSI와 자금사정BSI는 각각 92.9, 87.4 등으로 확인됐다. BSI는 기업체 등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낸 수치다. 수치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소상공인들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소상공인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70% 매출급감…“중국 걱정 말고 우리 국민부터 챙겨야”
현재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신종 코로나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며 우리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자 장세현(티에스코퍼레이션 대표) 씨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이 끝나고 28일 부터 지난 4일까지 매출 집계 결과 손님이 70%가 줄었다”며 “안 그래도 자영업자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실한 한방’을 때렸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메르스 사태 등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도 모자를 판에 초기대응에는 실패했고 한가하게 ‘우한폐렴’ 명칭이나 고치고 있다”며 “현재 사태가 확산된다면 한국 경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는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신촌 이화여대 거리에 위치한 한 편의점 업주도 “최근 경기불황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외국인 손님은 말할 것도 없고 내국인 손님들의 수도 줄어 답답할 따름이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도 잇따라 담화문을 내고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회장, 외식업, 전통시장, 상점가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 특히 열악한 소상공인 매출은 크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며 “현장 매출은 적게는 절반, 많게는 10분의 1 이하까지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대책 마련 요구가 커지면서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2조원 규모 정책자금을 통해 중소·중견·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본 방안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저금리로 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전통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정부가 금융지원 방안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갚아야 할 돈이 아니냐”며 “애초에 대책을 잘 세우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말끔하게 씻어줬다면 우리가 빚쟁이 될 일도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저금리 대출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세제혜택 등 소상공인들에게 체감이 될 만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태 카이스트경영대학원 교수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우리 경제성장률에 0.1%~0.2%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는 일자리가 약 30만개 가량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꼼꼼한 방역을 통해 사태를 최대한 빨리 진압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과학적인 방법에 입각해 올바른 방역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 필요 이상의 공포감을 조성할 경우 시민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우리 경제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이번 사태와 같이 전염병이 유행하면 시민들은 외출을 꺼리고 소비활동이 줄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상황이 민감한 만큼 현재 시민들의 소비를 독려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경기를 살리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신종 코로나를 잡아낼 필요가 있다”며 “전염병은 차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차단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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