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편승해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교사의 급여를 삭감하거나, 지급한 월급을 현금으로 돌려달라는 ‘페이백’ 요구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의 재정지원에 나선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사립유치원들이 코로나 사태를 이용해 오히려 재산증식 나서고 있다는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전국사립유치원교직원노동조합, 참여연대, 각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경영자들은 지난 3월 ‘코로나 사태로 유치원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처해있다’며 교직원들에 대해 정상적인 급여지급을 하지 않는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관내 3분의 1 이상의 유치원이 교직원의 급여를 삭감한 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립유치원들이 정교사는 70%, 종일반 교사는 50%까지 급여를 삭감해 지급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4월에는 급여 삭감 행태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립유치원교직원노조는 8일 성명을 통해 교육당국의 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교직원 급여 100% 정상 지급 △3월 급여 삭감분 지급 △4월 급여 삭감 시도 중단 △사립유치원 재정상황 투명 공개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성명에서 “개학연기로 인해 3월 기준으로 교사들의 급여를 삭감한 사립유치원들이 부지기수다”며 “심지어 한달 내 출근시켜놓고 최저임금은 고사하고 급여의 절반을 삭감한 곳들조차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사립유치원 경영자들은 정보를 서로 공유해 삭감률을 정하기까지 한다”고 주장하고 “기존의 낮은 급여체계에 더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가중되면서 사립유치원을 떠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원아 200명 기준 사립유치원은 유아학비(누리과정지원금)로 월평균 5400만원(방과후과정 포함 원아당 평균 27만원 기준), 연간 6억 48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또한 학급운영비, 지자체지원금, 급식비(원아 1인당 2650원)와 교사처우개선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8억원을 상회하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 교육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립유치원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예상해 유아학비 선지급하는 결정을 내린 상태다. 경기도교육청은 6개월분을, 서울시·인천시 교육청은 3개월분의 유아학비를 지난 3월 중 먼저 지급했다. 교육당국은 정부 320억원 시도교육청 320억원 등 총 640억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해 학부모부담분의 절반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어린이집의 오랜 악습인 ‘페이백’ 현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가 지난 1일~6일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보육교사 1280명 중 민간·가정 어린이집 현직응답자 1016명을 대상으로 응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3월 페이백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2.9%, ‘올해 2월~3월 페이백 권유를 받았거나 동료교사가 권유받은 것을 목격했거나 전해들었다’는 응답자는 25.4%로 조사됐다.
민간·가정어린이집 10곳 중 4곳이 코로나 휴원 기간 동안 페이백을 시도한 셈이다.
페이백 수법과 관련해 현재 페이백 중이거나 과거 페이백 경험이 있는 3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금을 인출해 원장에게 직접 가져다 줬다’는 응답이 68.4%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원장 개인계좌 송금’ 12.0% △‘원장이 지정한 다른 사람의 계좌로 송금’ 7.4% △‘현금을 인출해 동료교사 등 원장이 지정한 사람에게 가져다 줌’ 3.7% 등으로 나타났다.
페이백 시도 시 언급되는 사유는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우니 협조해달라는 식으로 페이백을 권하거나 강요함’ 57.4% △‘원래 다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페이백을 권하거나 강요함’ 12.1% △‘선생님이 임금을 다 받을 만큼 일하지 않았거나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페이백을 권하거나 강요함(근무시간 등)’ 11.6% △‘채용단계에서 '취업의 조건'으로 페이백을 제시함’ 10.6% △‘채용 이후에 '해고 당하지 않기 위한 조건'으로 페이백을 제시함’ 4.1% 등으로 조사됐다.
노조 관계자는 “휴원기간 동안 보건복지부의 지침대로 일단 월급은 정상 지급하겠지만 평소보다 보육업무가 줄었다거나 필요경비 수입이 줄었다는 등의 사유를 들며 월급·수당을 현금으로 돌려달라는 강요를 받고 있는 사례가 늘었다”며 “어린이집의 오랜 악습인 이른바 ‘페이백’이 코로나19를 기회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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